*향부자팔물탕(香附子八物湯) 방제 구성: 향부자 당귀 작약 24g, 천궁 백출 하수오 진피 감초 생강 대조 12g
향부자팔물탕은 이제마(李濟馬) 선생께서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제시하고 있는 처방이다. 보통 ‘소음인(少陰人) 여자가 정신적인 과로로 인해 비기(脾氣)가 상했을 때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다른 체질에 사용할 수도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 처방의 증상과 각 처방 구성 약물들의 특징, 진단 및 처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겠다.
▲ 처방의 증상
이 처방은 긴장(緊張)과 스트레스로 인한 기혈의 울체(鬱滯)와 이로 인한 간기울결 (肝氣鬱結) 때문에 발생하는 두통을 치료한다.
이 두통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잘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격렬하지 않지만 지속적이고, 때로는 다소 심하다가 덜해지고 오랫동안 잘 낫지 않는다.
염려와 생각을 지나치게 하였기 때문에 심열(心熱)이 많이 생성되고, 이 열기(熱氣)를 호흡을 통해서 배출하는 과정에서 상초(上焦)의 수분과 체액이 부족하게 된다.
그래서 혈액이 진해지거나 건조해지고, 또 혈관이 긴장(緊張)하고 수축(收縮)하기 때문에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두뇌를 원활하게 자양(滋養)하지 못하여 두통이 발생한다.
이 처방은 두통과 함께 입과 혀의 건조, 심하부(心下部)의 팽만감과 안압통(按壓痛), 이명, 현훈(眩暈), 하복통(下腹痛), 손발의 저림, 수족냉증(手足冷症), 생리통, 생리불순을 개선한다.
원전(原典)인 『동의수세보원』에서는 이 처방이 소음인을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하였지만 기혈울체(氣血鬱滯)로 인한 간기울결(肝氣鬱結)의 증(證)이 있으면 다른 체질인인 태양인(太陽人), 태음인(太陰人), 소양인(少陽人)에게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 방제구성의 특징
향부자팔물탕은 향소산(香蘇散)과 팔물탕(八物湯) 혹은 팔진탕(八珍湯)을 합하여 만들어진 처방이다. 이렇게 두 처방을 합치고 향소산에서 소엽(蘇葉)을 빼고 또 팔물탕에서 숙지황과 복령을 빼고 하수오(何首烏)를 추가한 것이다.
향소산은 풍한외감(風寒外感)의 증상과 그리고 장위(腸胃)의 기체(氣滯) 증상이 함께 발생한 질병에 쓰이지만 이 경우에는 외감(外感)의 증상이 없기 때문에 소엽을 뺀 것이다.
팔물탕에서 숙지황을 뺀 것은 환자에게 음혈(陰血) 부족의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이고 복령을 뺀 것은 이미 숙지황이 빠졌기 때문에 지나친 담음(痰飮)이 생성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하수오는 숙지황만큼은 아니지만 간신(肝腎)의 음혈(陰血)을 돕고 두통과 현훈(眩暈)과 신경증상 개선에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 각 약재의 역할
이 처방에서 향부자는 군제(君劑)의 역할을 한다. 이 약물은 소간이기(疎肝理氣) 하며 정서적 심리적인 억압을 해소한다.
그래서 간, 비, 삼초(三焦)의 울체(鬱滯)된 기혈의 흐름을 정상화하고 협늑통(脇肋痛), 심하부(心下部)의 안압통(按壓痛), 두통, 생리통, 이명(耳鳴), 현훈(眩暈) 등을 개선한다.
당귀와 작약은 신제(臣劑)로서 일한다. 이들은 모두 보혈(補血)하고 활혈(活血) 한다.
향부자가 비록 이기(理氣) 하고 기혈(氣血)의 흐름을 개선시킬 수 있지만 간기울결(肝氣鬱結)로 인한 어혈(瘀血)까지 모두 치료하기 위해서는 당귀와 작약의 도움이 필요하다.
당귀는 혈허(血虛)로 인한 현훈(眩暈), 심계(心悸)를 완화하고 어혈로 인한 다양한 통증과 함께 월경부조, 생리통을 개선하고, 작약은 간장(肝臟)의 음혈부족(陰血不足)과 간비불화(肝脾不和)를 회복시킨다.
또한 협늑통(脇肋痛), 심하부(心下部)와 완복부(脘腹部)의 통증을 치료함으로써 두 약물은 향부자를 돕고 간기울결(肝氣鬱結)을 치료한다.
천궁, 백출, 하수오, 진피, 생강, 대조는 모두 좌제(佐劑)의 역할을 하고 감초는 좌사제(佐使劑) 역할을 한다.
천궁은 활혈(活血) 과 화어(化瘀)의 약물로서 당귀 작약을 돕고 두통과 협통(脇痛)을 개선하며 혈중(血中)의 기(氣)를 다스림으로써 향부자를 돕는다. 백출은 건비(健脾) 익기(益氣)하며 이뇨(利尿)를 촉진하고 습담(濕痰)을 제거함으로써 두통과 현기증을 회복한다.
하수오(何首烏)는 간신(肝腎)의 정혈부족(精血不足)으로 인한 두통과 현훈을 완화하고 신경증상의 개선을 (補佐)한다.
진피는 이기(理氣) 조습(燥濕) 화담(化痰)의 기능으로 기체(氣滯)를 해소(解消)하고 군신제(君臣劑)를 보좌(補佐)해서 두통, 현훈을 완화한다.
생강은 위(胃)를 따뜻하게 하고 담음(痰飮)을 없애고 대조는 비장(脾臟)에 영양을 보충하고 마음을 진정(鎭靜)시켜 주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약물은 비장(脾臟)과 위(胃)를 조정(調整)하고 두통 치료를 돕는다.
감초는 익기(益氣) 효과를 발휘하는 좌제(佐劑)의 역할을 하며 또한 감미(甘味)로써 다른 약물들의 효과를 중재(仲裁) 하는 사제(使劑)의 역할을 한다.
생강과 대조도 신미(辛味)와 감미(甘味)로써 다른 약물들을 조절(調節)하기 때문에 감초와 함께 좌사제(佐使劑)의 역할을 한다.
▲ 처방의 진단
진단에 있어서 복진(腹診)의 상태는 향부자가 있기 때문에 심하부(心下部)에 압통(壓痛)과 약간의 팽만이 나타난다.
그리고 당귀, 천궁, 작약이 있기 때문에 제좌하부(臍左下部) 또는 제하부(臍下部)를 안압(按壓)했을 때 연급(攣急)이 경우에 따라서 약하거나 혹은 강하게 나타난다.
맥박은 보통이고, 만일 맥박이 실(實)하면 소도제(消導劑) 또는 사하제(瀉下劑)를 추가해서 쓰거나 아니면 다른 처방을 선택해야 한다.
▲ 원전 내용(原典內容)
“치부인사려상비(治婦人思慮傷脾) 인건설조(咽乾舌燥) 은은유두통(隱隱有頭痛)”-『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부인이 생각과 염려를 많이 하였기 때문에 비장(脾臟)이 손상을 받아서 발생한 은은한 두통과 목과 혀가 건조한 증상을 치료한다.”
▲ 비슷한 처방과의 감별법
이 처방은 오래된 두통, 구순건조(口脣乾燥)가 있는 두통, 심하부(心下部)의 팽만감과 안압통(按壓痛)이 있는 두통에 사용한다.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 이 처방은 두통과 현훈(眩暈)에 자주 사용되고, 복진 했을 때 심하비(心下痞)가 나타나지만 안압통(按壓痛)과 팽만(膨滿)은 향부자팔물탕 만큼 심하지 않다.
강주봉 원장(한국 샬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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