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지복령환 처방구성: 계지, 복령, 도인, 작약, 목단피 각 6g
계지복령환은 어혈로 발생되는 다양한 질병을 치료한다. 적용 증상은 타박상과 염좌부터 하지정맥류, 치질, 생리통 등 혈류 장애, 노이로제나 전간(癲癎)을 비롯한 정신신경 질환까지 광범위하다.
어혈이 표출되는 진단 부위는 하복부와 좌하복부이고, 당귀작약산과 진단 부위가 동일하지만 증상이 당귀작약산 보다 다소 실증으로 나타난다.
▲ 각 약물의 구성
▷군제(君劑) ①계지: 통양(通陽) 기능으로 기혈 흐름과 순환을 촉진한다. 습과 담은 기혈의 흐름을 방해하고 습과 담이 기혈과 결박되면 어혈이 될 수 있다. 계지는 통양 기능과 함께 소종(消腫), 이습(利濕) 기능이 있어 땀과 소변으로 습담을 배출하고 기혈 활동을 촉진함으로써 어혈을 치료하고 예방한다.
②복령: 건비(健脾), 이수(利水), 삼습(滲濕)의 기능이 있어 습담을 해소하고 허리와 배꼽 사이의 혈액을 이롭게(利) 한다. 이는 복령의 제습 기능이 하초에서 어혈 부위의 혈행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신제(臣劑) ①도인: 좌하복부를 촉진했을 때 동전크기의 단단한 어혈괴와 연급통이 확인될 때 사용(당귀와 천궁으로는 해소되지 않음)하는데, 경폐(經閉), 통경(痛經), 징가비괴(癥瘕痞塊)와 함께 장옹(腸癰), 폐옹(肺癰)을 개선시킨다.
②목단피: 청열, 양혈, 거어해 어혈 부위의 통증과 염증을 회복시킨다.
▷좌제(佐劑): 작약은 혈관을 팽창시켜 혈액을 좀 더 원활하게 순환시키고 어혈이 쉽게 소산(消散) 되도록 돕고 근육 긴장과 압박을 완화하고 어혈 부위의 통증을 감소시킨다. 또한 보혈제로서 도인에 의해서 손상된 혈액을 보충하는 기능도 한다.
▲ 진단
하복부의 어혈 증후는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들에게도 나타난다.
현대의학에서는 심장의 관상동맥 혈류 장애 치료를 위해 스탠스 시술을 하고 혈액응고 방지 약물을 복용시키고, 중풍으로 인한 뇌혈류 장애엔 혈류 개선제를 투여하지만 이 밖에 질병엔 혈액 흐름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혈액 흐름의 장애가 되는 어혈이 이론 및 임상적으로 중요하게 인식되며, 어혈을 다스리는 처방도 다양하기에 많은 질병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 처방의 진단에서는 하복통, 요통, 심계항진이 나타나고 좌측 복부의 복직근연급과 좌측 하복부의 작은 어혈괴가 여럿이 촉진된다. 때때로 하혈, 생리불순, 두통, 노이로제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맥박은 침(沈), 긴(緊), 지(遲) 한 경우가 많다.
▷치험례: 필자는 온 몸 안에 날카로운 칼이 돌아다니는 느낌으로 괴로워하고 신경정신과 약물을 복용했지만 오랫동안 효과를 못 보고 힘들어하는 부인을 진단한 일이 있었다.
이 환자는 하복부가 팽만하지 않고 견고하지 않아서 도인승기탕의 복부 상태는 아니었고 단지 좌하복부에 약간 견고한 어혈 덩어리를 확인해서 계지복령환을 처방했고 이후 약 2주 동안의 복용으로 거의 완치됐다. 아마도 신체를 순환하는 혈액 중에 있는 헤모글로빈의 철 성분을 환자가 날카로운 칼로 느꼈던 것 같다.
▲ 원전 내용
“婦人宿有癥病 經斷未及三月 而得漏下不止 胎動在臍上者 此爲癥痼害 妊娠六月動
者 前三月經水利時 胎也 下血者 後斷三月 衃也 所以血不止者 其癥不去故也 當下
其癥 桂枝茯苓丸主之” -『桂林古本』
“평소에 징고(癥痼)가 있는 부인이 월경이 없어진 이후 3달이 안 되어서 하혈이 그치지 않고 배꼽 위에 태동이 있는 것은 징고가 임신을 해롭게 하는 것이다. 만일 임신 6개월에 태동이 있었다면, 그녀는 처음의 3달 때에 월경이 있고나서 임신이 된 것이다. 하혈이 있었다가 3달 후에 그친 것은 그것이 단지 어혈이었기 때문이다. 징고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혈이 그치지 않는다. 징고를 마땅히 제거해야 하는데 계지복령환으로 다스린다. -『계림고본』
▲ 적용 및 감별
▷여성 질환: 월경불순, 자궁출혈, 무월경, 대하, 자궁 및 부속기염, 자궁근종, 오로(惡露), 사태(死胎) 등.
▷계지복령환의 치증(治證)이 나타나는 질환들: 두통, 여드름, 기미, 맥립종, 타박상, 염좌, 치질, 하지정맥류, 고혈압, 동맥경화, 류마티즘, 좌골신경통, 신장염, 안저출혈, 망막염, 자율신경증후군, 정신신경 질환, 간질, 갑상선종, 바세도우씨병.
▷도인승기탕(桃仁承氣湯): 이 처방은 계지복령환 보다 더 실증인 어혈에 쓴다. 맥박이 긴하고 실하고 하복부가 팽만하고 좌하복부를 가볍게 누르기만 해도 즉시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이것을 소복급결(少腹急結)이라고 하는데 도인승기탕의 복진 상의 치증이다.
강주봉 원장(한국 샬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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