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교통사고 환자들의 한의원 내원 횟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환자들의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나 될까. 미국에서 이와 관련된 자료는 아직까지 없지만 한국에서는 자동차보험에서 한의진료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유가 치료만족도에 기인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이하 한의협)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지난 8월24일부터 31일까지 8일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1.79%p다.
이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 한의의료기관에 내원하는 이유는 ‘한의치료 효과가 좋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59.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뒤를 이어 ‘양방치료 후 호전 있으나 후유장애 치료를 위해서’(18.2%), ‘양방치료 중 호전이 없어서’(16.5%), ‘양방치료 종결 후 증상이 재발해서’(5.3%) 등의 순이었다.
치료의 종류는 △외래통원 치료 73.3% △외래통원+입원치료 16.7% △입원치료 10.0%로 나타나는 한편 치료기간은 ‘1?2주 이내’가 36.4%로 가장 많았고 ‘3?4주 이내’ 29.8%, ‘1주 이내’ 22.1%, ‘4주 이상?2개월’ 11.1% 등이 뒤를 이었으며, 치료기간이 적정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적정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0.0%로 가장 높았고, ‘길었다’와 ‘부족했다’는 응답은 각각 12.9%로 나타났다.
특히 한의의료기관 의료서비스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10명 중 9명 이상이 ‘만족한다’는 의견이 91.5%(매우 만족 17.1%+만족 74.4%)로 나타난 반면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은 6.7%(매우 불만족 1.1%+불만족 5.6%)에 불과했다.
제공받은 의료서비스 중 만족스러웠던 치료는 △침·뜸·부항 61.6% △한방물리요법 57.1% △약침 40.6% △추나요법 37.7% 등의 순이었고, 한의진료 후 증상 개선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호전’(50?70% 개선) 50.7%로 가장 높았으며 ‘약간 호전’(30?50% 개선) 29.2%, ‘우수’(70% 이상 개선) 15.0%, ‘불량’(변화없음 및 악화) 1.5% 등이었다.
또한 교통사고로 발생한 질환에 대해 양방의료기관에 비해 한의의료기관의 치료효과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서는 43.4%가 치료효과가 높다(매우 높다 5.8%+높은 편 37.6%)고 답했고, ‘비슷하다’는 42.5%, ‘치료효과가 낮다’는 10.4%(매우 낮다 2.1%+낮은 편 8.3%)의 비율이었으며,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가 양방치료보다 효과가 높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사고 후 통증’ 45.2%, ‘수술 외 모든 경우’ 29.8%, ‘감각장애 등’ 15.1%, ‘수족마비 등 후유장애’ 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교통사고로 치료가 필요한 다른 사람들에게 한의의료를 추천할 의향은 95.7%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추천하는 이유로는 △치료효과가 좋아서 45.5% △수술 등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24.3% △부작용이 적어서 17.9% △설명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어서 7.6% △진료비가 적게 들어서 4.1%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교통사고를 제외한 질환으로 진료받을 일이 생길 경우 한의의료를 재이용할 의향은 91.7%가 ‘있다’고 답하는 한편 한의원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양방의료기관에서 검사했던 영상자료를 환자의 동의 하에 한의원과 공유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서는 10명 중 9명 정도인 89.4%가 ‘동의한다’(매우 동의 40.0%+어느 정도 동의 49.4%)고 답변했으며, 8.7%는 ‘동의하지 않는다’(전혀 동의 안함 2.5%+별로 동의 안함 6.1%)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 이진호 한의협 부회장은 “이번 대국민 설문조사는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 경험이 있는 국민들로부터 만족도 및 추천의향에 대한 인식을 조사, 향후 자동차보험의 한의치료에 대한 다양한 정책 제언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진행하게 됐다”며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자동차보험에서의 한의진료 이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국민들의 높은 치료만족도에 의한 것임이 또 한번 입증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건강보험에 비해 한의의료의 보장성이 높은 자동차보험에서 한의진료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국민들이 한의의료서비스를 받고 싶지만 경제적인 여건으로 인해 한의의료기관의 접근이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양방의료에만 초점이 맞춰진 기울어진 국가정책이 하루 빨리 개선돼 향후 건강보험 내에서 한의의료 보장성이 보다 강화, 국민들의 건강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에 한의의료가 더 큰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희정 기자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