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위급한 각종 증상 나타내는 맥은 반드시 숙지해야
작탁, 옥루, 탄석, 해색, 어상, 하유, 부비… 생명이 위험한 상태의 맥
먼저 지난 호에 소개한 내용을 정리해 본다. 심장(心腸)의 맥상은 원래 부(浮), 대(大), 산(散)하다. 간(肝)의 맥은 현(弦)하다가 부드러워지면(軟) 병이 없는 것으로 본다.
신(腎)의 본맥은 침(沉), 석(石)한데 활(滑)형을 띠기도 한다. 여기서 석맥이란 침활(沈滑)한 맥을 말한다. 사철 중 겨울, 신에 소속시켜 보는 맥이다. 폐(肺)의 맥이 부(浮), 색(濇, 삽맥(澀脈)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단(短)하면 평맥으로 삼는다.
비(脾)의 맥은 본래 완(緩)해서 잘 나타나지 않고 명문(命門)의 맥은 침(沉), 실(實)한 것을 가장 좋게 여긴다고 했다.
이후 중풍, 상한, 서, 습 등 각 잡병의 길흉맥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옹저맥(癰疽脈)부터 구사맥(求嗣脈), 남녀노맥, 부인경맥, 임신맥, 사맥 등을 소개한다.
▲ 옹저맥(癰疽脈)
옹저의 맥이 삭, 부하면 양증이고 침하면 음증인데 오한이 나고 열이 난다. 안찰해서 아픈 데가 있고 맥이 홍, 삭하면 이내 화농할 것이고 아프지 않으면 음증이다.
맥이 활, 실, 촉하면 소독하고 허, 유, 지하면 탁리(밖으로 내 몲)해야 한다. 옹저가 터진 후에나 터지기 전에 혹시 맥이 규, 색, 미한 것은 괜찮으나 이미 터졌는데 맥이 홍, 대한 것은 가히 두렵다.
폐위의 맥은 삭, 허하고 폐옹은 촌맥이 삭, 실하다. 폐옹의 맥이 단, 색한 것은 좋으나 부, 대한 것은 좋지 않다. 장옹의 맥이 활, 삭한 데다 긴맥을 겸하면 성농한 것이다.
열하지 않고 관맥이 규, 색, 긴하면 사하(瀉下)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옹저의 맥이 장, 완한 것은 다스리기 쉬우나, 단, 산, 결, 촉, 대할 것 같으면 죽는다.
▲ 구사맥(求嗣脈)
‘자식을 구하는 맥’이라는 의미로 전적으로 척맥에서 찾는다. 오른쪽 척맥이 왕성하면 화동하여 호색하고 왼쪽 척맥이 왕성하면 음허하여 잉태하지 못한다. 오직 맥이 침, 활하고 고른 것이 가장 좋고 미(微), 색(穡)한 것은 꺼린다.
▲ 남녀노맥(男女老脈)
남자 나이 64세에 척맥이 왕성하면 정상이고 여자 나이 49세에 촌맥이 왕성하면 기준에 맞는다. 이 노맥들이 유, 약한 것을 정상으로 치고 활, 대한 것은 병맥이라 본다.
▲ 부인경맥(婦人經脈)
촌맥과 관맥은 비론 순조롭더라도 척맥이 끊어지면 월경이 곤란하다. 간맥이 침한 것도 역시 불리하다. 소음맥(腎脈)이 활, 삭하면 음중에 임창(淋瘡)이 있다. 위(胃)맥이 색(濇)한데다 척맥이 미(微)하고 지(遲)하면 피의 손모(損耗)로 한색(寒塞)하여 월경은 3개월에 1회씩 오게 된다.
▲ 임신맥(妊娠脈)
임신 초에 촌맥이 미(微)하고 일 호흡하는 동안에 맥이 다섯 번 오고 삼부(촌, 관, 척)의 맥이 평균하고 오래 눌러도 달라지지 않으면 잉태한 것이다.
임신 3개월에는 음이 양을 쳐서 기가 쇠하고 혈이 왕성하여 맥이 이에 상당하게 간맥은 횡하고 폐맥은 약하고 심맥은 활하면서 홍하고 척맥을 활하고 대맥은 삭하여 오래 누를수록 강해진다.
혹시 관맥이 활, 대하거나 대지하고 더욱이 몹시 구갈이 나며 또한 맥이 지하면 그 잉태는 반드시 상한다.
임신 4개월이면 맥질(脈質)이 가려지는데 우맥이 질(疾)하면 여태(女胎)이고 좌맥이 질하면 남태이다. 단 질하되 산(散)하지는 않다. 여기서 질맥은 달리 극맥(極脈)이라고도 한다. 몹시 빨리 뛰는 맥으로서 1번 숨쉬는 동안 7~8번, 1분간 120~140번 정도 뛰는 맥을 말하는 데 양맥에 속한다.
질맥은 열이 몸시 성하고 음기가 심히 약해진 때 나타나는데 열성 질병의 극기, 중증 허손병 등 때 흔히 나타난다. 그리고 해산 직전에도 나타날 수 있다. (p1449 한의학대사전, 정담)
임신 5개월에는 맥이 태(太), 급(急), 긴(緊), 삭(數)하면 반드시 누태가 되고 태(太), 완(緩), 지(遲), 부(浮)하면 종창 하면서 천식이 됨을 분별해야 한다.
임신 6, 7개월에 오는 맥은 실(實), 장(長)한 것이 좋다. 장맥은 촌구부위를 지나서까지 나타나는 맥으로 양맥에 속한다. 긴 장대를 만지는 것처럼 곧게 짚이는 맥이라고도 한다.
중기가 튼튼한 건강한 사람의 맥은 장하면서 고르다. (p1298 한의학대사전, 정담) 침, 지하면서 색(濇)하면 타태(墮胎)하니 예방해야 하며, 맥이 현하고 한열이 있으면 자궁을 온난케 해야 한다.
임신 8개월의 맥은 현, 실해야 좋으며 침, 세하면 좋지 않다. 소음(腎)맥이 미, 긴하면 양태(兩胎)중의 하나가 상한다.
해산하는 달에는 맥이 난(亂)한 것이 도리어 길하다고 추측해야 말하는데 경병이라면 척맥은 비록 활하다 해도 반드시 대맥이 완, 약한 데다가 지(遲), 색(濇)한 맥을 겸하여 난하지만, 태맥에서는 척맥은 활하고 대맥이 삭하고 실하여 맥이 난하지 않아야 한다.
김용훈 원장(남산당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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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요긴한 맥들>
맥의 분류 |
맥의 특성 |
남녀태의 변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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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음맥, 양맥으로 남태, 여태를 가리기도 하나 좌맥이 활(滑), 질(疾), 실(實), 대(大)하면 남태, 우맥이 활, 질, 실, 대하면 여태. 좌우맥이 모두 성하면 반드시 양태(兩胎). |
임산맥(臨産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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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하여 6지하는 지맥(臨産六至脈)을 천경(遷經)이라고 한다. 혹 침, 세, 활하여 맥이 없는 것 같은 상태가 되면 곧 생태(生胎)하고 맥이 부, 대하면 난산한다. 면색이 청, 흑한 것을 꺼리고 면색이 붉으면 산모가 살고 혀가 청색이면 산아가 죽는다. |
산후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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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의 맥은 완, 활, 침, 세한 것이 좋다. 실, 대한 것은 뇌맥(牢脈)인데 목이 토위(土位)를 극한 것이다. 맥이 색(濇), 질(疾)하여 고르지 않으면 빈혈이 되고 위독해지면 말을 못하게 된다. 사맥(死脈, 일명 괴맥怪脈) |
작탁(雀啄) |
새가 모이를 쪼듯이 맥이 3~5번씩 오가다가 멎곤 한다. (이것은 비기가 끊긴 탓인데 12일간 계속되면 죽는다.) |
옥루(屋漏) |
비가 새는 집의 물방울이 쇠잔해서 한참 있다가 한 방울씩 떨어지는 것 같다. (이것은 위기가 끊긴 탓인데 7~8일 계속되면 죽는다.) |
탄석(彈石) |
돌을 튀기듯 굳게 왔다가 찾으면 곹 흩어진다. (이것은 폐기가 끊긴 탓인데 3일간 계속되면 죽는다.) |
해색(解索) |
손가락을 대면 곧 흩어져서 난맥이 된다. (이것은 신기가 끊긴 탓인데 4일간 계속되면 죽는다.) |
어상(魚翔) |
물고기가 꼬리를 흔드는 것 같은 것으로 맥이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하다. (이것은 신기가 끊긴 탓인데 4일간 지속되면 죽는다.) |
하유(鰕遊) |
새우가 유영하듯 가만히 있다가 별안간 한 번 툭 튄다. (이것은 비기가 끊긴 탓인데 3~7일간 계속되면 죽는다.) |
부비(釜沸) |
맥상은 들어가지는 않고 마치 숱에서 국이 끓어오르듯 솟구친다. (이 상태가 하루만 계속되면 죽는다.) 오장의 상승하는 맥을 귀적(鬼賊)이라고 한다. 귀적맥이 되면 인중이 평평해지면서 죽는다. |
맥부(脈部) |
왼손에서 보는 맥: 심맥과 소장맥은 촌부에서 보고, 간맥과 담맥은 관부에서 보고 신맥은 척부에서 본다. / 오른손에서 보는 맥. 폐와 대장의 맥은 촌부에서 보고 비와 위의 맥은 관부에서 보고 명문맥은 척부에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