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내상∙외감으로 구분, 여기서부터 한약 치료 시작
풍한서습조화편으로 나누어 각 질환의 증상별 치료법
필자가 그동안 연재한 본초는 이제 그만 끝맺음을 하려 한다. 각자 각각의 본초의 내용을 잘 읽어보고 임상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호에서는 『방약합편』에서 ‘잡병제강(雜病提綱)편’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잡병제강은 여러 질환별 증상의 원인은 무엇인지, 각 병증에는 어떠한 방제를 사용하는지가 자세하게 나와 있다. 시간이 날때마다 읽어 두면 자신이 필요할 때 환자의 병증에 딱 맞는 방제가 머릿속에 떠오르게 될 것이다.
이번 호에는 ‘잡병제강’의 ‘풍(風)’ 부분을 공부하고 그 이후는 다음 호에 계속 연재할 예정이다.
이제는 풍증으로 한의원을 찾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부분 위급한 풍증(風症)의 경우, 양방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중풍의 후유증이나 크게 보아 풍증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러가지 증상에도 ‘잡병제강’의 내용을 보면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요즘처럼 양약의 부작용 등으로 생각지도 못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한의학의 경우, 양방과는 달리 약을 쓰는 한의사의 진단만 정확하다면 한 개의 방제가 치료하는 범위가 무궁무진해 여러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 잡병제강(雜病提綱)
인체에 잡병(질병)은 자연에 적응하지 못하여 장애를 일으키는 외감이 있고 생명활동을 위해 섭취하고 공급하는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내상이 있다. 이는 질병 진단의 결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증세 분석이다.
▷외감(外感):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로 손상된 질병이며 외기(外氣)에 의해 서로 겸하기도 하며, 외감(外感)이 몰아쳐 사중(邪中 – 중풍(中風), 중한(中寒), 중서(中暑), 중습(中濕))이 된다.
▷내상(內傷): 숙식(宿食), 기혈(氣血), 담음(痰飮), 정(精)의 허실(虛實)을 끼기도 하며, 오래되면 고질병이 된다.
▷환자 문증법(問證法)
-내상(內傷)과 외감(外感)을 가린다. 내상은 손바닥이 덥고 입맛을 모르며, 외감은 손등이 덥고 입맛에 변화가 없다.
-오풍하고 얼굴이 번들거리며 땀이 나면 외감상풍(外感傷風)이다.
-오한무한(惡寒 無汗)하고 얼굴이 쓸쓸하면 상한(傷寒)이다.
-불쾌한 열기, 번갈(煩渴), 얼굴에 때가 끼면 상서(傷暑)다.
-오습(惡濕), 부종(浮腫), 얼굴이 누렇게 되면 상습(傷濕)이다.
-노역(勞役) 상기(傷氣)로 발생한 잡병은 노곤(勞困)으로 인한 내상(內傷)이다.
-오식(惡食), 심위부(心胃部)가 몹시 아프면 음식상비(飮食傷脾)다.
-더욱 색을 즐기고 뼈가 쑤시듯 아프고, 식욕이 당기는 것은 음허화동(陰虛火動)한 탓이며
색욕신상(色慾腎傷)이다.
-더욱 사려(思慮)가 잘 생기고 황홀(恍惚)해저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은 칠정사려(七情思慮)로
심비(心脾) 동상(同傷)이다.
-근심과 노기(怒氣)로 폐와 간이 상하면 더욱 기가 동하여 비만(痞滿), 현훈(眩暈), 기역(氣逆)이 나며 입맛을 잃는다.
-모든 혈증(血症)은 낮에는 경하고 밤에 중하다.
-모든 담증(痰症)은 식사량이 줄어든다.
-모든 화증(火症)은 성급(性急)하고, 조열(潮熱)이 성(盛)하다.
-모든 수증(水症)은 옆구리가 뻣뻣하고 명치 밑이 몹시 울렁거린다.
-증의 허실: 상한(傷寒) 양증(陽症)과 유사한 병은 열(熱)과 적(積)이 생기고, 상한음증(傷寒陰症)과
유사한 병은 허하고 한(寒)해진다.
-진맥(診脈) 진단(診斷) : 내상(內傷)과 외감(外感)의 유무를 먼저 판단한 뒤 겸증(謙症)의 여부를
판별한 다음 본경차체의 병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남자는 방노 여부, 여자는 월경과 잉태 여부를 각각 확인한다. 이외 현재 복용중인 약과 직업,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맥으로 입증한다.
▲ 풍(風)
-졸도(卒倒)하면 진중풍(眞中風)과 유중풍(類中風)을 가린다.
-구안와사(口眼窩斜)에는 견정산(牽正散). 심과 비에 풍이 들어서 오는 언어장애에는 자수해어탕(資壽解語湯)을 사용한다.
-심경에 풍이 들어 된 경우는 소속명탕(小續命湯) 거(去) 육계(肉桂), 부자(附子)하고 창포(菖蒲)를 가(加)하여 쓴다.
-담색(痰塞)에는 도담탕(導痰湯)에 창포(菖蒲), 인삼(人蔘), 죽여(竹茹) 혹 황금(黃芩), 황연(黃蓮)을
가(加) 하기도 한다.
-풍억(風臆, 담이 후중(喉中)을 막아 그르렁 소리가 나는 증)에는 도담탕(導痰湯)을 쓴다.
-편고(偏枯, 반신불수) 와 풍비(風痱, 사지탄(四肢癱)에는 실증인 경우, 수풍순기환(搜風順氣丸)을 허증인 경우,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팔보회춘탕(八補回春湯)을 각각 쓴다.
-오비(근筋, 맥脈, 기肌, 피皮, 골骨) 등에 풍상(風傷)이 있으나 사증(四症 – 억億, 비痱, 고枯, 비痺)가 없으면 중풍으로 다루지 말라.
-서북(西-肺, 北-腎)의 사기로 인한 진중풍은 증을 분간하여 치료함이 좋고, 동남(東- 肝, 南-心)의 사기로 인한 겸중풍(兼中風)은 허실을 잘 핀다.
-하간의 주화설(主火說), 동원(凍原)의 주기설(主氣說) 혹은 단계(丹溪)의 주습설(主濕說).
습(濕)하면 중기(中氣)가 운행(運行) 하지 못하여 습이 담을 만들고 담은 화를 만들고 결국 화는 풍을 동하게 한다. (濕生痰 → 痰生火 → 火生風).
내상(內傷)이 모이면 유중풍(類中風)이 된다. 기가 쇄(衰)하면 적풍(積風)의 사기가 침습(侵襲)하기 쉽다.
화기가 동하면 맥(脈)이 침(沈)하고 몸이 냉(冷)하지만, 더러운 침은 흘리지 않는다. 이때
성향정기산(星香正氣散)을 사용하고 허하면 팔미순기산(八味順氣散)을 쓴다.
-사지마비(四肢麻痺 – 부(腑)의 진중풍(眞中風))의 경우 소속명탕(小續命湯)으로 치료한다.
맥(脈)이 부(浮)하고 말을 못하면 방풍(防風), 황기(黃耆) 다린 물 한잔을 병상에 놓아 그 김을 콧속에 훈입(熏入)하고 얼마후 환자가 말을 하게 되면 약을 먹인다.
-풍이 장(臟)에 들어 규(竅)가 많이 막혀 혼수(昏睡)위독한 증에 삼화탕(三和湯), 수풍순기환(授風順氣
丸)을 사용한다. 풍이 혈맥(血脈)에 들면 입과 눈이 비틀어진다. 외인(外因) 육경증(六經症)에 소속명탕(小續命湯) 가감(加減). 내증(內證)으로 대소변(大小便)이 막히면삼화탕(三和湯)을 가감해 쓴다.
-풍이 경맥(經脈)에 드는 경우 대소변이 막히는 내증(內證)과 외증(外症)인 육경증(六經症)은 증세 (症勢)가 없어서 증치법(症治法)에 따르되, 열(熱)이 많으면 풍이 동하므로 마땅히 양혈(凉血)하여 조(燥)함을 물리처야 하니 대진교탕(大秦交湯)을 쓰고, 경락(經絡)을 분간하여 가감(加減)하여 쓴다.
-말을 하지 못하고 사지(四肢)를 가누지 못하면, 좌측불수(左側不遂)는 사혈(死血) 혹은 피가 적기 때문이므로 사물탕(四物湯)에 강활(羌活), 방풍(防風)을 가(加)하여 쓰고, 어혈(瘀血)이면 도인(桃仁)을 가한다. 담(痰)이 있고 기가 허하여 우측불수(右側不遂)일 경우는 담성(痰盛)은 이진탕(二陣湯)에 죽력(竹瀝), 강즙(薑汁)을 가하고, 기허에는 사군자탕(四君子湯)을 쓴다.
-통치는 (북방수기와 남방화기로 인한 풍증), 아관긴급 (입이 벌어지지 않는 증)을 풀어주고 연말
(涎沫)이 나와야 하는데 개관산(開關散)을 코구멍에 불어넣어 재치기가 나면 치료가 가능하다.
-순기활혈(順氣活血) 시키면 풍이 저절로 사라진다. 실증의 환자는 천궁다조산(川芎茶調散), 허증의 환자는 만보회춘탕(萬寶回春湯)을 쓴다.
-만약 피부감각이 둔하거나 꿈틀거리면 오약순기산(烏藥順氣散)을 쓴다.
-풍증(風症)은 예방지법(豫防之法)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풍(胃風)과 오풍(惡風)은 폐에 속(屬)하므로 삼소음(蔘蘇飮)을, 담다(痰多)에는 금불초산(金佛草
散), 협열(挾熱)은 패독산(敗毒散) 승갈탕(升葛湯), 협한십신탕(挾寒十神湯)을 사용하고 협한습(挾寒濕) 에는 소풍백해산(消風百解散), 협습신출산(挾濕神朮散), 협서향갈탕(挾暑香曷湯)을 쓴다.
-내상을 끼고 있으면 외감증(外感症)만 공격하지 말고,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에 강활(羌活),
방풍(防風)을 가해 쓴다.
-풍증(風症)이 중(重)하면 전변(轉變)하지만 경하면 전변하지 않는다.
-풍이 오래되고 심하면 기혈(氣血)을 해치는데 팔물탕(八物湯)을 쓴다.
김용훈 원장(남산당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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