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 이하 한의학연) 한의약데이터부 연구팀이 대사증후군의 예측력을 향상할 수 있는 후성유전* 생물지표(biomarker)를 발굴했다.
※후성유전체(Epigenome): 게놈(Genome) 상의 자체조절이나, 노화 및 환경에 의해 변화하는 서열의 정보들의 총합으로, DNA의 염기서열을 바꾸지 않고 유전자를 조절하고 그 작용을 결정함
연구성과는 국제 저명학술지 Genes&Disease(IF=7.1)에 게재됐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심혈관 질환, 고혈당증,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과 관련된 복합 질환이며, 그 특성상 치료제뿐만 아니라 예측을 통한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10~40%의 유병률을 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21.6%에서 2018년 22.9%로 증가세를 보였다.
대사증후군의 발병 원인은 정확하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부적절한 식습관, 운동 부족 등 생활 습관에 의해 발병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질환을 예측하기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 연구는 질환자와 정상인의 유전자 내 염기서열의 차이를 밝히는 연구가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환경 및 생활습관의 영향을 고려한 후성유전체 마커를 탐색하는 연구들이 등장했다.
대사증후군에서도 유전적 변이를 찾거나 몇몇 유전자의 발현값을 중심으로 질환 예측마커에 대한 보고가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예측력이 높은 마커를 찾기 위해 DNA메틸화*를 중심으로 유전체 전반을 탐색했다는 점에서 그 차별점이 있다.
※DNA 메틸화(DNA methylation)란 DNA의 염기에 ‘메틸기’가 달라붙는 현상으로,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을 뜻한다. DNA 메틸화는 유전자의 발현에 관여되어 있기 때문에 질병 발생과 연관이 있다.
연구팀은 대전시민 건강코호트* 내 정상인과 대사증후군 대상자들의 말초 혈액샘플을 프로파일링(Profiling)하여 후성유전적 변화를 확인하고, 대사증후군 관련 36개의 유전자를 찾아냈다.
※코호트 연구(Cohort study)는 전향성 추적조사를 의미한다.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하고 연구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하여 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 방법이다. 대전시민 건강코호트는 현재 4,000명 이상의 대전시민이 참여하여 체질과 생활습관이 만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한의계 최대규모의 코호트 연구이다.
36개의 유전자 중 후보 바이오마커의 대사증후군 예측률(AUC)*을 확인한 결과, GFPT2 유전자가 대사증후군의 후성유전적 바이오마커임을 확인하고(AUC=0.879), 분석에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표본에서 이를 검증했다.
※AUC(Area Under Curve)란 분류 모델의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예측이 정확한 것을 뜻한다.
※GFPT2(Glutamine-fructose-6-phosphate transaminase 2) 유전자란 최초의 속도 제한 효소인 글루타민-과당-6-포스페이트 트랜스아미나제 2를 인코딩하고 헥소사민 생합성 경로를 조절하며 제2형 당뇨 및 당뇨병성 신병증과 연관성이 있는 유전자로 현재까지는 대사질환을 직접 예측하는 마커로 보고되지 않았다.
논문 교신저자는 “후성유전 정보가 대사증후군의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대전시민 건강코호트를 활용하여 체질 및 한열 변증과 같이 대사질환과 밀접한 한의정보를 연결한다면 대사질환에 대한 한의치료의 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의학연 이진용 원장은 “대사증후군은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없으므로,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예방을 위한 예측이 시급한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대사증후군 예측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이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의 예방관리 프로그램의 개발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의학연 주요사업 지원을 통해 수행했다./(자료=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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