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혈이란 환자의 통증 부위를 눌렀을 때 더욱 민감하게 느끼는 부위를 말한다.
특정 신체 부위로 가는 기혈이 원활하게 순환되지 못하면서 그 부위에 근육이 수축하고 굳어지면서 통증이 시작된다
기혈의 순환을 해결하지 못하고 방치하게 되면 근육, 관절, 신경까지 주변으로 통증이 커지고 만성통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만성통증은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통증은 근육이나 인대, 관절 같은 근골격계의 문제, 신경계 문제, 내과적 문제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급성으로 시작된 통증의 원인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만성통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만성통증은 통증으로 인한 신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만성피로 등을 일으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18년 국제질병분류(ICD-11)를 개정하면서 만성통증을 단순한 증상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질병으로 구분하여 만성통증 관리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만성통증은 국제통증협회에서 세계 성인 인구의 약 20%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추정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2021년 미국 성인의 만성통증 유병률이 20.5%에서 21.8%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 대한통증의학회에서는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이 만성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추정한다.
만성통증은 퇴행성 변화가 진행될수록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병률이 증가한다.
2015년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60세 이상 남녀의 만성통증 유병률은 각각 87.7%. 63.8%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만성통증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특정한 원인 질환을 발견할 수 없는 만성통증의 경우 아시혈(阿是穴)에 대한 치료를 진행해볼 수 있다.
아시혈(阿是穴)은 손으로 눌러가면서 촉진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리를 말한다.
환자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부위가 아니라 통증이 유발되는 원인 지점으로, 일반적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생기는 자리를 가리킨다.
아시혈은 신체 특정 부위로 가는 기혈(氣血)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부드럽던 근육이나 근막이 짧아지고 단단하게 변해서 생긴 ‘경결점’이다.
경결점은 단축된 근육과 그 주변 부위에 일차적으로 통증을 유발한다.
근육이 짧게 수축한 상태가 지속되면 연결된 관절이 압박되어 관절의 운동 범위가 줄어들고 관절을 움직일 때도 통증이 발생한다.
또 관절이나 인대에 염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근육 주변을 지나가는 신경을 조이고 압박해 신경인성 통증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아시혈로 유발된 만성통증을 치료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침요법이다.
약침요법은 경혈이나 특정 반응점에 한약을 정제 추출한 약침액을 주입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는 “약침요법은 침의 물리적인 치료 효과와 약침액의 약리작용이 동시에 작용한다”며 “아시혈의 경결점을 해소하고 통증을 치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약침 시술 과정은 경결점에 약침 주입기의 바늘을 넣어 물리적으로 경결을 해소하며, 경결된 조직을 해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약침액을 동시에 주입한다.
이를 통해 치료과정에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나 불편감은 줄이면서도 치료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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