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물 8잔씩, 2ℓ를 마셔야 건강에 좋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알고 있는데 이 주장이 70여년전 미국의 연구결과를 잘못 해석한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해당 주장은 1945년 미국 국립연구협의회 식품영양위원회(Food and Nutrition Board of the National Research Council) 연구결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이 기관은 모든 추천된 음식의 1 칼로리에 대해 1 밀리리터의 액체(liquid)를 섭취하라고 조언했는데 즉 2000 칼로리 음식을 먹는 여성은 2ℓ의 액체, 2500 칼로리의 음식을 먹는 남성은 2.5ℓ의 액체를 섭취하라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 종류의 음료수를 포함하는 물 뿐만 아니라 최대 98%의 물을 함유할 수 있는 과일과 채소를 그만큼 섭취하라는 의미다.
1974년 영양학자들인 마거릿 맥윌리엄스와 프레더릭 스테어가 공저해 출간한 ‘양호한 건강을 위한 영양'(Nutrition for Good Health)이라는 책도 평균적인 성인은 하루 6∼8잔의 물을 마시도록 권장했다.
그러나 이들 저자는 여기서 말하는 물이 채소와 카페인 음료, 청량음료, 심지어는 맥주까지 포함할 수 있다고 썼다.
특히 한국인들은 미국인들에 비해 과일과 채소 섭취량이 더 많아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이 1리터에 달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하루에 마셔야할 물의 양은 음식을 통한 것과 따로 마시는 물 모두를 포함한 것”이라며 “보통 수분을 음식으로 섭취하는 게 1리터 이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2ℓ 가까이 되는 수분을 전부 순수한 물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은 우리 몸의 60∼70%를 차지하는 필수 구성요소다.
물을 적게 마시면 당장 신체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지만, 지속되면 만성탈수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심경원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순환이라든지 신진대사, 소화활동, 효소활동 등이 제한 받으니까 아무래도 장기적으로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만성탈수가 된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 등도 수분이 부족하면 아무래도 혈액내 당수치라든지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불리한 건 사실”이라고 부언했다.
또한 물 섭취가 부족해 소변이 농축되면 소변 속에 있는 칼슘, 요산 등이 뭉쳐져 결석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진다. 체내수분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들을 체크하면서 물을 보충해주는 게 좋다.
물은 얼마나 마셔야 적당할까?
사람마다 체중과 연령이 다른 만큼, 물 섭취기준도 몸 상태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하는 게 중요하다.
2020년 한국영양학회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청소년기부터 74세까지 하루 900mℓ 이상, 여성은 600∼800mℓ 섭취해야 충분한 정도가 된다.
또 전문가들은 물을 충분히 마시되, 한 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나눠서 마실 것을 권고하는데요.
특히 여름철이나 격렬한 운동 후 짧은 시간에 물을 과하게 섭취하면 저나트륨증이 발생해 두통, 구역질, 현기증, 근육경련 뿐만 아니라 뇌장애를 일으켜 의식장애와 발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하루에 1.5리터를 마시더라도 짧은 시간에 굉장히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체액의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물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간경화, 신부전증, 심부전증과 같은 질환이 있는 환자는 과도한 수분 섭취가 오히려 복수, 폐부종, 전신부종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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