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쌀쌀해지는 요즘, 평소 심뇌혈관 질환이 있거나 65세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추위와 함께 혈압이 오르기 쉬워 각별히 주의해야 할 때다.
대한고혈압학회 2023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한국의 고혈압 환자는 123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중 70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60%가 넘고 60대로 범위를 넓혀도 약 절반은 고혈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혈압은 자체로는 증상이 없지만 여러 합병증을 유발한다.
높은 혈압은 심장에 부담이 되고, 이를 견디기 위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커지게 되며 심부전 상태로 진행된다.
또 압력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동맥경화로 이어지기도 하며 만성콩팥병, 망막 출혈에 의한 시력장애도 생길 수 있다.
특히 겨울철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 고혈압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심평원의 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2022년 고혈압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두 해 모두 12월에 가장 많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손일석 교수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압에도 변화가 적지 않게 생긴다”며 “반대로 여름에는 혈관이 늘어나고 더위에 의한 탈수가 겹치면서 혈압이 내려가는데 이때 고혈압 약을 줄이면 다시 추워지면서 혈압이 올라가고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혈압이 160/100㎜Hg 이상으로 매우 높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노인 환자의 수축기 혈압은 140㎜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권고된다. 치료는 혈압 강하제를 통한 약물요법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위험인자를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혈압약을 복용하니까 나쁜 생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약물요법은 생활요법에 추가되는 치료로 추가적인 강압 효과를 얻는 것이며 생활요법을 통해 약의 용량을 줄일 수 있으니 고혈압 약만 믿고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일상에서의 고혈압 관리는 ‘가정 혈압’을 기록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혈압은 가정과 진료실에서 측정한 것이 서로 다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측정하면 혈압은 문제가 없는데 진료실에서만 유독 높게 나오는 ‘백의(白衣) 고혈압’ 현상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반대로 진료실에서 문제가 없는데 가정에서는 높다면 조절이 안 되는 ‘가면(假面) 비조절 고혈압’이기에 문제 될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증상에 상관없이 아침과 잠자기 전, 특히 진료 1~2주 전에는 혈압을 측정해 기록하고 혈압 변동에 대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춥다고 실내에서 꼼짝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어르신은 오히려 혈압이 더 오르고, 체중이 늘면서 혈당도 오르고 쇠약해지면서 근력이 떨어지고, 침대에서나 화장실 오갈 때 낙상과 골절이 생기기 쉽다.
그러므로 기온이 오르는 시간대에 가볍게 걷기나 산책, 기구 운동 등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새벽 운동을 즐겨 하는 어르신이라면, 아침 식사 후나 오후로 운동 시간을 옮기는 것이 좋다.
비나 눈이 내려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고령의 경우 낙상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니 실내 자전거·체조 같은 실내 운동 등으로 대체하는 것도 좋다.
고혈압 관리에 연관이 깊은 식습관은 ‘소금’이다.
혈액 내 나트륨이 높아지면 물을 같이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
그 결과 혈액 부피가 커지고 혈관 압력이 높아진다.
고혈압 진료지침에 따르면 하루 소금 섭취량을 6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한국인은 필요량의 4~6배(15~25g)나 많이 섭취하고 있다.
만약 소금을 줄이면서 음식이 너무 싱거워 먹기가 힘들면, 국물을 삼가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매끼 국물 한 컵(200mL)을 덜 마시면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절반으로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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