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각종 정부지원도 끊기면서 불경기가 장기화되고 있다. 그만큼 한의원 경영도 힘들다는 한의사의 수도 늘고 있다. 한의원 운영은 결코 쉽지 않다.
한의사 면허 취득 후 자신의 클리닉에서 임상을 시작했다면 경영과 마케팅 등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사실은 의외로 금방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작단계에서부터 비즈니스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계획은 장단기 목표가 필수다.
예를 들어 ‘한달에 1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하루에 최소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구체적 목표가 있는 한의사는 그렇지 않은 한의사보다 목표 달성율이 현저히 높다.
더구나 무계획자의 경우 월말이 다가올 수록 무리한 고가 진료에 메달리는 경향이 높았다. 예를 들어 고가의 서비스를 환자에게 강력하게 권하거나 고가의 한약을 판매하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목표를 이룬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환자가 해당 한의사나 한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겨 오히려 환자 수가 떨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된다.
▲ 지인들과의 관계
한의원 경영은 혼자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침, 부항컵, 각종 소모품이나 각종 처방약들은 주기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그렇다면 관련업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유리하다. 특히 한약은 여러 요인으로 제품의 질과 가격에 민감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한 건물주나 관리매니저의 관계도 중요하다. 한의원 운영 시 가장 큰 고정비용이 바로 렌트비인데 한의원 계약은 건물주와 임대인의 관계가 렌트비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렌트비도 잘 따져야 한다. 막연히 마음에 든다고 덜컥 계약을 진행하기 보다 자신이 매월 매출이 렌트비의 몇 %가 되는지 살피자. 참고로 식당이나 카페는 월 매출액의 10%를 렌트비로 책정한다
이 밖에 생각해봐야 할 점을 살펴봤다.
▲ 비즈니스 활동
내 한의원의 경쟁상대는 인근 한의원일 수은 물론 카이로프랙터 및 물리치료사 등도 될 수 있다.
먼저 자신의 한의원 주소를 구글이나 애플 지도에 입력해보고 주변에 얼마나 많은 경쟁자들이 있는지 파악해봐야 한다. 이후 환자들이 경쟁 클리닉들 대신 내 한의원을 찾을 만한 장점을 찾아야 한다.
치료율은 기본이고 각종 부가 서비스로 승부를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HMO 환자를 주로 할지, PPO환자나 개인상해(PI, Personal injury) 등에 중점을 둘 것이지 생각야 한다. 특히 PI의 경우, 주변 카이로프랙터, 물리치료사, 정형외과 등과 PI 담당 변호사, 바디샵 등과 좋은 관계를 만들 목표도 필요하다. 각 보험마다 장단점이 다르다는 사실을 고려, 자신의 성향, 목표 등을 고려해 계획을 세운다.
▲ 자산 평가
한의원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자산을 살펴보자. 창업 자금은 얼마나 있는지, 앞으로 운영이 힘들어지면 어떻게 추가조달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은행 등 금융권과의 관계이다. 비즈니스를 막 시작했다면 개인 체킹계좌가 있는 은행을 통해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만약 높은 신용점수가 있다면 좀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거나 비즈니스용 신용카드를 신청할 수 있다.
▲ 환자층 분석∙소통
한의원 반경 약 30분정도의 운전거리까지 거주민의 경제수준 및 특성을 알아야 한다. 또한 지역 있는 커뮤니티의 소득수준, 특정 건강보험 가입자수, 주거형태 등을 고려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자신의 한의원이 속한 곳에 특정 보험을 가진 환자가 없는 곳임에도 해당 보험사 네크워크에 가입하기 위해 매년 돈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급적 정확한 고객 및 환자층 분석이 있어야 이를 기초로 신문이나 방송, 인터넷 등을 이용해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
이후 환자와 어떻게 소통할지 생각해야 한다. 일반적인 대면진료 외에도 핸드폰 문자메시지, 이메일, 채팅, 한의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 및 재진환자의 소통 등 편하고 효율적인 소통방법을 총동원해 내 한의원을 어필해야 한다.
▲ 한의원 형태
대부분의 한의원은 고정된 비즈니스 공간이 있다. 장점은 더 많은 환자에게 여러 서비스를 편안하게 제공할 수 있다. 반면 단점은 렌트비용 등 고정비용이 들어간다.
만일 환자 수가 적지만 진료단가를 높이려면 한의원 렌트보다 왕진을 고려해본다. 그래야 고정 렌트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 타겟 환자층의 성향 등을 고려해 목표를 이루려면 어떤 형태의 한의원이 가장 효율적인지 점검해본다.
▲ 수익구조
서비스 측면의 수익 구조도 중요하다. 침 치료만 할 것인지, 마사지 등 부가서비스 또는 한약 및 각종 건강보조제품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제품 판매 시엔 한의원 인테리어시 고려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타민 등 건강보조제품을 판매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의 마케팅 담당자와 연락해보는 것도 여러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여러 대형 건강보조제품 제조사들은 한의사에게는 소비자가와는 다른 도매가로 제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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