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안간힘을 씀에도 의도한대로 잘 잡히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경제가 크게 위축돼 소비자들이 이전처럼 지갑을 잘 열지 않는 추세가 길어지고 있다. 당연히 그 여파는 경기에 민감한 한의원에도 불어 닥친 지 오래다.
하지만 전반적인 불경기 중에서 그 피해 정도는 한의원마다 다르다. 건재상이나 서플라이 측에 따르면 여전히 잘되는 곳은 이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되는 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기본적인 침이나 약 등을 잘 사용하는 한의원인데도 이상하게 경영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마케팅 방법을 개선해야 할 때다.
과거엔 신문이나 방송에 광고를 하거나 직접 전화를 하는 전통적인 방법이었다면 최근엔 e-메일 마케팅은 물론 한의원 홈페이지와 연계한 SNS 마케팅, 구글이나 옐프를 활용한 리뷰 마케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세분화되는 트렌드다. 내 한의원에 꼭 맞는 마케팅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살펴봤다.
흔히들 TV나 라디오, 신문 등의 일반적인 미디어에 한의원 광고를 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신문이나 방송 광고가 효과가 있어도 광고를 할 때 뿐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환자가 늘어 수입이 증가해도 광고를 계속 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생긴다.
온라인 업체 광고도 최근엔 한의원들 역시 경쟁적으로 하다 보니 큰 효과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가장 비용대비 효과가 좋은 광고는 충성고객을 늘리는 방법이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할 수 있다면 노력에 대한 보상은 확실하게 있는 방법이다.
▲ 전화 마케팅
한의대를 갓 졸업하고 오래된 한의원을 인수한 한의사 김 씨는 한의원이 오래됐으니 그만큼 환자도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처음엔 기존 환자들이 방문해 그럭저럭 한의원이 성공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인수 후 1~2개월이 지나면서 기존 한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안 환자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었다. 결국 하루에 한 명도 환자가 없는 날도 생기면서 운영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참에 마침 지인이 기존 차트에 있는 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한의원으로 방문하도록 유도하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듣고 속는 셈 치고 차트의 알파벳 A부터 시작해 하루 10~15명을 목표로 전화해 환자들의 안부를 묻고 방문할 것을 권했다.
동시에 해당 환자들의 전화번호 및 이메일, 기억해야 할 내용 등을 엑셀파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환자도 없으니 노느니 한번 해 보겠다고 한 것이었지만 1달이 채 지나지도 않은 시점부터 기존에 연락한 환자들이 하나, 둘 방문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전혀 연락하지 않았던 신규 환자들도 방문하면서 2달이 되지 않아 하루에 적어도 4~5명을 볼 수준까지 달했다. 좋은 점은 하나하나 직접 발로 뛰면서 얻은 환자들이어서 그런지 침 치료 효과도 나쁘지 않았고 신뢰를 쌓으면서 한약 판매도 늘면서 3~4개월이 되면서 어느덧 한의원이 안정권에 진입한 경우도 있다.
▲ 이메일 마케팅
이메일 마케팅은 전화 마케팅보다 한꺼번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자신과 잘 통하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많은 한의사들이 자신의 성향과 치료방법이 잘 맞지 않는 환자들의 불만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메일 내용을 공감해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한의사와 성향이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지속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각종 건강정보를 제공하다 보면 그 내용을 보고 자연스럽게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환자들이 내원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 홈페이지·SNS 활용법
홈페이지가 있는 한의원이라면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임상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한의치료에 대해 잘 모를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감기나 호흡기 알레르기, 잔 기침 등의 증상을 가진 환자가 요통으로 방문해 치료받으면 호흡기 증상이 호전되거나 일정 기간동안 사라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미국 환자들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바쁜 진료 시간 중에 이런 내용을 매번 설명하기보다는 이메일을 통해 기존 환자에게 교육하고 홈페이지나 구글비즈니스 섹션에 게재하면 관심있는 사람들이 보고 예약 문의를 하게 되는 두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구글이나 옐프 등의 리뷰를 홈페이지에 연결하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등을 홈페이지에 연계시켜 주변 로컬 환자들의 유입률을 높이면 환자 영입에 더욱 도움이 된다.
한의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정말 많은 환자들이 인터넷을 검색하고 한의원을 방문한다. 그만큼 자신의 증상을 치료하고 싶은 욕구가 높지만 요구에 부응하는 치료법을 양방에서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들이 잠재적인 한의원의 고객이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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