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혈 자리를 전기로 자극하는 방법으로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은 최근 임상의학부 류연희 박사 연구팀이 대구한의대 김희영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임상연구를 통해 혈압 강하 효과를 입증하고 그 작용 원리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고혈압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만성 질환 중 하나로 현재는 약물치료가 주를 이룬다.
연구팀은 특정 혈 자리 주변 정중신경 자극의 혈압 강하 효과를 정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임상 시험을 했다.
약물치료 경험 없는 1단계 고혈압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내관혈(內關血) 주변 정중신경에 경피 신경 전기자극을 줬다.
내관혈은 경혈 수궐음심포경(手厥陰心包經)에 있는 혈 자리다. 한의학에서 순환계통, 신경계통, 소화계통 등 치료에 사용한다.
전극 간 거리(2·4·6㎝)와 전극 신호(10·30·100·300㎐)를 달리해 30분간 전기자극을 주고, 4차례 혈압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극 간 거리 4㎝·전극 신호 10㎐ 조건(왼팔)에서 수축기 혈압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평균 14% 정도다.
실험에 참여한 이들은 이 상태에서 “불편함을 가장 적게 느낀다”고 응답했다.
해당 치료를 주 1회 지속해서 받은 환자의 경우 4주 차 때 수축기 혈압이 평균 155㎜Hg에서 140㎜Hg로 떨어졌다.
그 효과는 14주까지 유지했다.
원리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미세신경기록법(microneurography)을 활용해 정중신경 부위 신경섬유 활동성을 살폈다.
이를 통해 전기자극이 C 섬유(감각신경 중 하나)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C 섬유 활성 작용제인 캡사이신 활용 추가 실험을 통해 C 섬유가 활성화할 때 혈압 강하가 유발하는 것도 관찰했다.
류연희 박사는 “동물 모델과 임상연구를 잇는 중개 연구모델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며 “약물투여 없이 일상에서 고혈압을 조절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등 후속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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