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여름 날씨가 본격화되면서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달콤하고 시원한 음료, 아이스크림, 과일이 유혹하는 계절이지만 당뇨병 환자들은 가급적 섭취를 삼가는 게 좋다. 혈당이 오를 뿐만 아니라 높은 혈당으로 소변량이 증가하면서 또다시 갈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서다.
의료계에 따르면 여름에는 땀으로 수분이 많이 배출되면서 체내 혈당이 쉽게 올라간다.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로 혈당 관리가 어려운 당뇨병 환자에게 더 힘든 계절이기도 하다. 폭염이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을 최대 18%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무더위 속 갈증이 심해질 때는 달콤한 음료 대신 되도록 물을 마시고, 제철 과일 중에서도 당지수가 낮은 과일을 골라 한두 조각을 먹는 게 좋다.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수박은 당지수가 높으므로 될 수 있는 대로 섭취를 삼가야 한다. 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키므로 당뇨병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과일을 먹어야 한다면 상대적으로 당지수가 낮은 사과, 배, 복숭아 등을 선택하는 게 낫다.
당뇨병 환자는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은 상태지만 여름철에는 당이 지나치게 빠져나가면서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변과 땀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면 혈당치가 급격히 오르는데, 이때 몸이 혈당을 낮추기 위해 반응하면서 저혈당 상태가 될 수 있다. 식사량이 활동량보다 충분하지 않거나 다른 혈당 강하제를 병용하는 경우에도 저혈당 위험이 커진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 교수는 “저혈당이 오면 어지러움과 무력감, 비정상적인 식은땀, 구역질, 불안, 입과 손가락의 저림 등의 증상 나타난다”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사탕이나 주스 등 당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당뇨병 환자는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이므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평상시 사탕과 같은 단 음식을 과도하게 먹는 건 삼가야 한다”며 “대신 충분한 수분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에다 더위 때문에 바깥 활동이 크게 제한된 상황이지만 당뇨병 환자는 혈당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히 운동하는 게 좋다. 대신 코로나19 유행과 더위가 지속하는 만큼 사람이 지나치게 많이 모이는 장소와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대를 피해야 한다. 다리의 큰 근육을 사용하는 걷기, 등산, 자전거 타기, 줄넘기, 계단 오르기 등이 좋다.
정 교수는 “운동은 한 번에 30∼60분 정도로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게 좋다”며 “운동은 식후 1∼2시간 이내에 해야 식사 후 혈당이 올라가는 것을 예방하고 운동 중에 생길 수 있는 저혈당을 막아준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아침 공복이나 다음 식사 시간이 가까워진 상태에서 운동하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운동 계획을 세울 때는 담당 의사와 상의해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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