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상극관계 결합, 자타경에서 보사혈 취하는 ‘사암음양오행침법’
오행과 상생-상극 원리를 알면 오행침 기본 이해 쉬워져
생명체란 자생력과 자기복제능력을 갖춰도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함께 영원히 살아 수 있는 최소 요소는 몇 개일까.
첫째 모두가 독립적인 개체여야 한다. 독립이 아닌 종속은 독재를 낳아 오래 지탱하지 못한다(독립성).
둘째는 이웃과 주기만 하는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받으려는 마음에의 도움은 불화를 조성한다(생生의 방향성).
셋째는 이웃이 아닌 곳과는 견제의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독립성을 위한 견제는 필요하나 상호견제는 분열한다(극克의 방향성)
이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최소 요소는 다섯 뿐이므로 이들의 상호관계성을 생과 극으로 설명한 것을 ‘상생상극’의 원리라 한다.
▲ 오행(五行)의 조건
우주의 천기(天氣)가 지구 운동에 영향을 받아 동서남북의 기운으로 나뉜 지구사상(木火金水)을 만드니 오행(木火土金水)이 이뤄져 생명이 탄생(木火土和金水)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사상(四象)에서 물질이 탄생하는 원리로 지금까지 모두가 알고 있다는 평면오행을 먼저 전개해 보기로 한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오행을 논하면서 논리 전개를 더 이상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사상; 행성마다 운동특성이 다르므로 사상이 달라 오행으로 이루어진 생명체도 행성마다 다르다.)
오행은 원소가 아닌 집합으로 구성, 개체가 모여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조건으로는 △이웃 개체와 대가를 바라지 않은 방향성을 가진 수직적 상호 도움(상생) △이웃이 아닌 개체와 힘센 자의 독재를 막기 위한 방향성을 가진 수평적인 상호견제(상극)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영원히 함께 공동생활을 유지하려면 도움을 주고받거나 견제를 주고받으며 네 가지 조건을 동등하게 가질 수 있는 최소의 조합의 수(數)는 다섯 개체가 화합하는 오각형 뿐이다. 때문에 다섯 개체가 강약 평형을 유지하기 위한 상생과 상극의 행위만을 지금까지는 오행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 왔다.
▲ 상생(相生)과 상극(相剋)
사람은 태어나면 3개월 후에는 본성을 잃는다고 한다. 그 예로 3개월 이전에 물속에 빠뜨리면 눈을 뜨고 물속에서 수영을 하며 이상이 없으나 이후에는 안 된다. 동물적 본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행의 각 요소는 사리를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 동물적 본성에만 의존한다.
네 가지 조건을 모든 요소가 동등한 자격으로 행할 때만 싸우지 않고 협력해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최소 요소가 다섯이란 의미다. 또한 그 행(行)위에 그래픽2 중 ①과 ②를 합쳐 상생이라 하여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 금생수, 수생목의 다섯 가지다.
또한 힘센 자의 독재를 막기 위해 이웃이 아닌 자의 견제인 ③과 ④의 행위를 상극(相剋)이라 하여 목극토, 토극수, 수극화, 화극금, 금극목이라 한다.
상생은 낳는 것이 아니고 자식이 부모 것을 빼앗아가는 것(自生力)으로 아무리 빼앗아도 주기만 하는 부모의 사랑과 같은 것(give & give &. forget)을 말한다. 자생력은 생명 본성으로 병을 낫게 하는 것은 의사나 약이 아니라 오행이 가진 상생이라는 자생력(自生力) 때문이다.
▲ 오행과 상생-상극의 관계
▷오행의 각 요소는 동물적 본성만 가질 뿐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은 없다. 주기만 하는 내리사랑이다. 그러나 해설할 때 거의 대부분을 자연에 비유, 이성에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현대 의서에서 인간은 탄생 후 3개월이 지나면 모든 본성을 잃어버린다.
▷오행의 각 요소는 완전한 필요충분조건을 가져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라 필요조건만 있어서 쉼 없이 노력해 완전을 향해 충분(充分)해지려는 성질이다.
▷오행의 각 요소는 방향성이 있어 한 방향으로만 흐르고 되돌리지 않는다. 천기(天機)는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가나, 인사(人事)는 시계방향으로만 돌아간다.
▷상생은 생명체가 자손을 이어가는 수직적인 요소이고, 상극은 동료의 화합을 이어가는 수평적인 요소다.
▷상생은 이웃 요소에 대한 협력이고, 상극은 이웃이 아닌 요소에 대한 견제다. 견제와 협력이 반대로 되면 시기와 분열이 생겨 힘센 자들의 독재만 있을 뿐, 가진 것을 나눈 후에는 반드시 잊어야 영원히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기본 법칙이 오행이다.
이는 자연법칙 중에서 최우선 하여 모든 것을 아우르는 통일장의 원리다. 그러므로 오행은 생명력을 부여하는 원천이다.
▲ 오행침의 원리
지금까지 많은 침법을 살펴보며, 침구요법은 음양학설, 경락학설, 장상학설 등 동양의학의 기초이론을 근거로 체표상의 일정 부위에 각종 침구와 조작법을 운용, 물리적 자극을 주어 생체에 반응을 일으켜 질병을 예방, 완화, 치료하는 동양의학 의료기술의 한 분야다.
이 중 오행침은 음양오행의 상생 상극의 원리를 이용해 주슬이하에 분포한 십이경맥의 오행속성과 부합하는 혈을 이용, 장부와 경락의 음양기혈의 균형을 잡아 질병을 치료한다.
오행침법은 조선시대 선조에 이르러 사암도인이 이런 상생 및 상극관계를 결합해 자타경에서 보사혈을 취하는 사암음양오행침법을 창안해 후세에 오행침 기본이 됐다.
최근 한의학계는 과거 체침이나 천응혈 수준에서 벗어나 동씨침이나 일침, 화침, 평침, 사암오행침, 팔체질침 등 비교적 경락학설이나 장부학설, 음양오행설 등을 바탕으로 하는 오행침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 응용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 원리를 생각해 침법에 적용해야 한다.
이한옥 교수(사우스베일로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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