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는 작약뿌리를 사용할때 뿌리껍질을 벗긴 흰 뿌리를 ‘백작약, 껍질을 벗기지 않았으면 ‘피작약’, 껍질이 붉으면 ‘적작약’이라고 한다. 보통 백작약은 혈을 보충하고 간을 보호하며 적작약은 소염 및 해열제로 널리 알려져있다.
그런데 최근 작약을 사용한 시호계지탕, 계지복령환, 작약감초탕 등의 처방이 하지불안증후군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증례 보고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권승원·이한결 교수팀은 만성두통을 호소하는 70세 여성이 야간 하지 불편감이 있고 이로 인해 수면장애와 두통까지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으로 진단했다.
여기서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하지에 발생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불편한 느낌이 생기는 질환으로 수면을 취해야 할 야간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수면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교수팀은 해당 환자에게 작약을 주성분으로 하는 한약을 처방하고 1개월 뒤의 변화를 확인했다.
변화를 평가하는 기준은 하지불안증후군 점수, 국제하지불안척도(International Restless Legs Scale, IRLS)등 10가지 문항으로 구성된다. 이 10가지 점수를 합산해 점수가 높을수록 중증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데 총점 40점을 기준으로 0~10점은 경도, 11~20점은 중등도, 21~30점은 중증, 31~40점은 최중증 등 4단계로 구분한다.
그런데 이번 연구결과 1일차 30점에서 28일차에 9점으로 낮아졌고, 만성적인 두통과 수면장애도 사라진 것으로 확인했다.
28일차부터 복용하던 항경련제인 가바페틴 복용을 중단했고, 163일째에는 한약 복용을 중단했음에도 하지불안증후군 및 두통과 수면장애 개선효과가 모두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초기 병원 방문 이후 1년뒤 진행된 추적관찰에서도 증상 재발은 물론 한약 복용에 의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논문 교신저자인 권승원 교수는 “이 증례에서 사용된 한약은 시호계지탕, 계지복령환, 작약감초탕으로 모두 작약이 포함되어 있다. 작약의 주성분인 파에오니플로린(paeoniflorin)이 아데노신A1 수용체의 활성제 역할을 해 하지불안증후군을 개선한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1저자인 이한결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아직 일반 대중에게 낯선 질환으로, 당사자가 병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오랜 기간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라며, “하지불안증후군 과 그 동반 증상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한의학 진단과 치료, 한약물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알리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국제 SCIE급 학술저널 ‘EXPLORE 2024년 5월호’에 게재됐다.(자료=경희대 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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