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활용도가 낮아 대부분 버려지던 잣나무 잎이 근육의 에너지 대사를 회복하고 피로와 지구력을 개선하는 기능성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이미영 박사 연구팀은 잣나무 잎 추출물과 주요 지표성분인 람베르티아닉산(Lambertianic acid·LA)이 근육세포의 산화스트레스를 낮추고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에너지 대사를 회복시키는 작용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 근육세포 보호하고 활성산소 감소
잣나무는 주로 식용 잣을 얻기 위해 재배되지만 잎에는 카테킨, 카페산, 페룰산을 비롯한 페놀산과 플라보노이드, 람베르티아닉산 등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이 함유돼 있다.
연구팀은 잣나무 잎을 50% 에탄올로 추출하고, 람베르티아닉산을 품질관리를 위한 지표성분으로 설정했다. 세 차례 생산한 추출물의 람베르티아닉산 함량은 1g당 평균 13.54mg으로 비교적 일정하게 나타나 기능성 소재로 표준화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됐다.
산화스트레스를 유도한 근육세포에 잣나무 잎 추출물을 처리한 결과, 세포 안에 과도하게 증가했던 활성산소가 농도에 따라 감소했다. 세포 생존율과 근육세포의 형태도 회복됐으며, 미토콘드리아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와 세포 손상 지표도 줄었다.
반면 항산화 효소인 SOD의 활성은 증가했다. 산화스트레스에 의해 감소했던 UCP-2와 SOD1 단백질도 회복됐으며,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NF-κB와 IL-6의 발현은 억제됐다.
잣나무 잎 추출물이 단순히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근육세포의 항산화 방어체계를 회복하고 염증 반응까지 조절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 감소한 악력과 지구력 개선
연구팀은 염증으로 피로를 유도한 동물모델에서도 잣나무 잎 추출물의 효과를 확인했다.
피로가 유도된 동물에서는 악력이 감소하고 강제수영시험에서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증가했다. 그러나 잣나무 잎 추출물과 람베르티아닉산을 투여하자 악력이 회복되고 움직이지 않는 시간은 줄어들어 근력과 지구력 관련 지표가 개선됐다.
별도로 진행한 중량부하 강제수영시험에서는 잣나무 잎 추출물을 체중 1kg당 50mg, 100mg, 200mg씩 투여했다. 그 결과 투여량이 증가할수록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감소하고 지구력 지표가 개선됐다. 혈중 염증 반응이 완화되고 피로와 관련된 젖산 및 젖산탈수소효소(LDH) 수치도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 근육 글리코겐·ATP 정상 수준 가깝게 회복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근육의 에너지원 회복이다.
피로가 유도된 동물에서는 근육에 저장되는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이 약 70% 감소했으며, 세포가 직접 사용하는 에너지인 ATP도 크게 줄었다. 근육 손상을 나타내는 혈중 크레아틴키나아제(CK)는 약 2배 증가했다.
잣나무 잎 추출물과 람베르티아닉산을 투여한 이후에는 근육 내 포도당과 글리코겐, ATP가 정상군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증가했던 CK도 감소했다.
SOD와 카탈라아제, GPX1 등 체내 항산화 효소의 활성도 함께 회복돼 잣나무 잎 추출물이 근육의 에너지 고갈과 산화 손상을 동시에 개선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 미토콘드리아 생성 촉진해 에너지 생산 지원
연구팀은 잣나무 잎 추출물의 항피로 작용에 PI3K 신호경로가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잣나무 잎 추출물과 람베르티아닉산은 산화스트레스로 억제된 PI3K/NRF2/HO-1 항산화 경로를 활성화했다. 또한 SIRT1, PGC-1α, NRF1 및 TFAM 단백질의 발현을 회복시켜 근육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생성과 에너지 생산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기반 네트워크 분석에서도 람베르티아닉산과 피로 관련 유전자가 항산화 방어, 포도당 대사, ATP 생성 및 염증 조절 경로를 통해 연결됐다. 특히 PI3K/Akt/mTOR가 주요 조절 신호로 제시됐다.
이미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활용도가 낮았던 잣나무 잎이 근육 피로 개선을 위한 기능성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하고, 고부가가치 항피로 소재로 전환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피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개발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와 사업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근육세포와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사람에게서 피로 개선 효과와 안전한 섭취량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휴온스엔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보람 박사가 제1저자, 이미영 박사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pplied Biological Chemistry’에 지난 6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자료=한국 한의학연구원)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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