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기초한의과학과 4학년 재학생으로 구성된 김봉이 교수 연구팀이 사망률이 높은 폐암·대장암·위암·간암·유방암 등 5개 암을 대상으로 전이를 억제하는 한약재의 항전이 효과를 정리해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암으로 인한 사망은 90%가 전이로 발생한다. 전이를 억제하는 치료가 중요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김 교수 연구팀은 총 79편 논문에서 나타나는 한약재의 성분과 효능을 상세히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한약재의 암 전이 억제 치료 연구의 기초를 마련하고 향후 임상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 교수 연구팀은 항전이 효과에 대한 한약재의 공통 효능과 상관성에 대한 통합적 결과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암별로 활용할 수 있는 한약재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정리했다. 우선 오미자·당귀·구기자 등으로 이루어진 한약 ‘보신소간방(BushenShugan Formula, 補腎疏肝方)’과 ‘소적음(Xiaoji Decoction, 消积饮)’ 등이 폐암의 전이를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신소간방은 폐암 줄기세포(CSC)의 성질을 제어했고 소적음은 폐암 세포 성장을 방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암의 전이를 억제한 한약으로는 ‘건비해독탕(Jianpi Jiedu(JPJD), 健脾解毒湯)’과 옻나무 추출물을 혼합한 ‘독활지황탕(Dokhwaljihwang-tang, 獨活地黃湯)’ 처방 등이 대표적이다.
건비해독탕은 대장암세포의 세포자멸을 유도하고 혈관신생을 억제한 것으로 보고됐다. 독활지황탕 처방은 치료 기간에 따라 효능을 보였는데 치료 7주 후에는 폐의 림프결절이 감소했으며, 2년 장기복용 했을 경우에는 폐암으로의 전이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 중 ‘건비보신탕(Jianpi Bushen(JPBS), 健脾補腎湯)’과 ‘소담화위탕(Xiao Tan He Wei decoction, 消痰和胃湯)’ 등은 위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데 효과를 보였다. 건비보신탕은 위암이 폐로 전이되는 과정을 예방하고, 소담화위탕은 세포사멸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됐다.
간암의 항전이 효과는 ‘자삼(Salvia chinensis Benth, 紫參)’과 ‘보양환오탕(Buyang Huanwu, 補陽還五湯)’ 등에서 나타났다. 자삼은 간암이 폐로 전이되는 것을 억제하고 암세포 주기를 정지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보양환오탕은 신생혈관 생성을 방지하고 종양 미세환경을 정상화했다.
마지막으로 유방암의 전이를 억제한 한약은 ‘울금(Curcumae Radix, 鬱金)’과 ‘유이평(Ruyping(RP), 乳移平)’ 등으로 확인됐다. 울금과 유이평은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는 것을 억제했다.
특히 유이평 처방과 관련한 연구 두 편에서는 암세포 전이를 돕는 EMT와 MMP-9 관련 인자를 조절해 종양의 증식과 전이를 억제하고 세포주기 정지를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이평에 ‘길경(Platycodon grandiflorum, 桔梗)’을 가감한 처방은 폐 혈관 통합과 섬유화 과정을 억제해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는 것을 막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망률이 높은 5대암 간의 전이 경향을 파악한 점도 강점이다. 한약재별로 항전이 효과를 통합적으로 정리해 시각화했다.
김봉이 교수는 “암 사망 원인이 전이와 큰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주제다”라며 “무엇보다 임상에서 활용되는 형태인 한약재와 처방을 연구한 논문을 계통적으로 분석해 한약의 효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제1저자 송미령 학생은 “최근 고령화사회가 오면서 암 환자가 늘고 있다”며 “항암 부작용에 대한 한의학적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는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는데 항전이 효과는 그 주제나 연구 방법이 제한적이고 산발적이라 정리가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의학과 4학년 박진경·정다희·송미령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번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Antioxidants(영향력 지수 5.014)’에 게재됐다./자료=경희대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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