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주로 하는 진맥으로 환자 통증을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최근 미래의학부 전영주 박사팀이 경희대 한방병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객관적인 맥진(진맥) 지표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맥진은 손목 부분에서 요골(아래팔에서 엄지손가락 쪽에 있는 긴 뼈)과 피부 사이를 지나는 동맥 맥파를 통해 인체 건강 상태를 살피는 진단법이다.
연구팀은 ‘통증 환자가 긴장된 맥의 특성을 보인다’는 전통 의서(빈호맥학) 내용을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월경통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했다.
한의학연에서 개발한 맥진 기기를 이용해 맥파 신호를 측정하는 한편 한의사 3명의 변증(한의학에서 환자 병 위치와 원인을 살피는 전반적인 과정)을 병행했다.
변증 결과 임상시험 참여 환자(24명) 96%는 ‘기체어혈'(氣滯瘀血)로 나타났다. 기체어혈은 기가 오랫동안 한 곳에 몰려 살 속에 피가 맺힌 것을 뜻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맥파를 분석했더니 월경주기 중 월경기에서 환자 맥이 건강한 사람의 맥과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깊이는 얕고 최적 가압(최대 압맥 파가 나타날 때 압력 크기) 수치가 더 작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맥파가 긴장한 상태라면 가압에 대한 저항력은 크게 나타난다. 가압 크기를 일정하게 늘릴 때 최대 압맥 파가 나타나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런 특성에 주목해 가압에 따른 맥파 저항 구간을 긴장도 지표로 정의해 정량화했다.
전영주 박사는 “맥이 뛰는 형상을 지수로 구현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임상 유효성까지 검증한 것”이라며 “새로운 맥진 연구 방향을 제시한 만큼 신의료기술로 인정받기 위한 후속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이영주기자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