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의원에서 사용하는 첩약이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첩약은 환자의 증상, 체질에 맞는 한약재를 물에 넣고 달여 탕약 형태로 만든 약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손미주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쓰이는 첩약 치료 효과를 확인한 논문을 7월 13일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발표했다고 최근 밝혔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의 염증으로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 통증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수면장애 및 학습능력 감소, 생산성 감소, 삶의 질 저하가 동반된다.
한국의 경우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 알레르기비염의 국내 진료 인원은 703만여명으로 2014년부터 연평균 2.6% 증가했다. 총 진료비도 5127억원으로 연평균 6.6% 늘어나며 국내 알레르기 비염의 유병률과 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소청룡탕’, ‘옥병풍산’, ‘보중익기탕’ 등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개별 한약처방의 치료 효과를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했다. 그러나 한방병의원에서 다빈도로 처방되는 치료법인 첩약은 제도의 한계 탓에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한 효능 규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첩약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개원의 중심 연구망을 구성해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개원의 중심 연구망은 일차 의료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개원의 집단을 의미한다.
개원의 중심으로 연구망(PBRN)을 구성해 2021년 1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전국 17개 한의원에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 대상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 144명의 치료 전후 비염 증상과 삶의 질 평가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비염의 4대 증상인 재채기·콧물·코막힘·가려움증의 경중을 평가하는 총비증상점수(TNSS)는 6.18점에서 3.81점으로, 비결막염 삶의 질 평가설문(Mini-RQLQ)은 31.31점에서 14.31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제도적 한계로 첩약에 대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불가한 국내 실정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알레르기 비염 첩약 사용의 안전성 및 효용성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며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사회적 지출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효용성 평가를 통한 첩약 치료 근거 마련으로 치료 비용 감소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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