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체내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등 에너지 불균형에 의해 유발될 뿐만 아니라 호르몬의 변화, 유전, 정신, 사회경제적인 요인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관련돼 있다.
▲ 한의학적 정의
황제내경에서 비만을 비(肥), 비반, 비인, 육인 및 비귀인(肥貴人) 등으로 표현했다. 또 ‘비귀인, 고량지질야’라고 하여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한 것이 비만의 주 원인이라 밝혔다.
비만의 한의학적인 변증으로 실증은 습, 담, 어혈, 비위적열, 적취 등이 허증에는 기허, 비허, 양허 등이 있다. 이외 음식과다, 영양과잉, 활동과소, 선천품부와 체질, 외감습사, 내상칠정등이 비만의 원인이다.
▲ 한국에서의 진료현황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제시한 비허, 담음, 양허, 식적, 간울, 어혈 등의 6가지 변증유형이 반영된 비만 변증설문지가 현재 임상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된다.
한의사들은 비만 진단 기기로 체성분분석기(85.3%)를 가장 많이 사용하며 체질량지수, 체중, 체지방률 등을 주요 평가수단으로 사용한다. ‘비만진단시, 한의 변증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전체의 51.5%다. 특히 비만전문 한의원일 수록 그 비율(31.4%)이 낮았다.
주요 치료법은 한약(95.7%), 전침(49.1%), 절식 및 식이조절(46.7%), 생활습관 관리(45.6%) 등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치료 수단의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환자의 비만도와 생활 습관이었다.
비만 치료 시 가장 시행하기 어려운 치료법으로 절식 및 식이조절이 30.9%로 가장 높았다. 한약의 평균 투약기간은 8.50주로 처방의 활용도는 태음조위탕, 감비환, 의이인탕, 방풍통성산, 조위승청탕 순이었다. 응답자의 76.7%가 변증 및 처방과 관련 없이 활용하는 본초가 있다고 답헸고 마황, 의이인, 석고 순으로 사용도가 높았다.
비만 치료에 마황 활용여부를 묻는 질문엔 전체 응답자의 96.1%가 마황을 처방했고 그 사용량은 최소 5.18g/day에서 최대 10.06g/day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 특화 한의원에서는 최소 6.59g/day에서 최대 12.67g/day로 유의하게 높은 용량을 처방하고 있다. 마황 처방을 고려하는 주요 요소로는 카페인 감수성(78.4%), 비만도(60.5%), 수면습관(39.8%) 등이 있었다.
한약 복용 후 관리를 위한 진료는 전체 응답자의 62.4%가 시행하고 있었고 비만특화 한의원에서는 관리진료의 시행 비율이 82.3%로 나타났다.
▲ 진단 및 평가
▷비만∙복부비만 진단 및 평가: 체질량지수에 따른 비만 진단은 심혈관 질환 위험도에 따라 결정된다. 백인, 히스패닉 및 흑인은 체질량지수가 25~29.9kg/m2인 경우 과체중, 30kg/m2 이상일 때 비만으로 진단하며, 이 중 30~34.9kg/m2는 1단계 비만, 35~39.9kg/m2는 2단계 비만, 40kg/m2은 3단계 비만으로 각각 분류한다.
아시아인은 타 인종에 비해 비만도에 따른 심혈관 위험이 더 높아 세계 기준을 적용하면 비만 관련 건강 위험도를 과소평가할 수 있기에 대한비만학회에서는 한국인의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체질량지수 23kg/m2 이상 시 과체중(비만전단계), 25kg/m2 이상 시 1단계 비만, 30kg/m2 이상 시 2단계 비만, 35kg/m2 이상 시 3단계 비만으로 각각 분류한다.
복부 비만은 허리둘레를 이용한다. 복부 비만이 있으면 비만으로 인한 대사성 합병증의 이환율과 사망률이 증가하므로 허리둘레 측정은 중요하다. 진단 기준은 지난 2022년 대한비만학회가 정한 허리둘레로 남자 90cm 이상, 여자 85cm 이상이다.
▷변증도구: 현재까지 가장 연구가 활발한 변증도구는 지난 2007년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개발한 ‘비만 변증설문지’다. 한방 비만 변증설문지는 전문가 논의와 한의사 집단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하여 도출된 간울, 식적, 양허, 비허, 담음, 어혈 등 6대 변증유형을 토대로 한, 자가 보고 형식의 설문지다. 한방 비만 변증설문지를 통한 변증진단은 5점 척도로 총합 50점에서 30점 이상(60% 이상)을 환자에게 해당하는 비만 변증으로 진단한다.
각 변증별 주요 증상은 △간울형(작은 일에도 쉽게 화가 난다. 평소에 고민, 걱정을 많이 한다), △식적형(과식, 폭식을 자주 한다) △양허형(추위를 싫어한다. 몸이 무겁고 움직이는 것이 싫다) △비허형(평소 힘이 없고 피곤하다. 몸이 무겁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담음형(정신이 흐릿하거나 머리가 무겁다. 몸이 무겁고 움직이는 것이 싫다.) △어혈형(피부에 멍, 자반, 실핏줄이 드러난다. 아랫배에 통증이 있다) 등으로 진료 시 참고할 수 있다.
▲ 한의 치료
▷한약 치료: 체중 감량 시 발생할 수 있는 기력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처방, 자율신경계 조절을 통해 대사량 증가, 식욕 억제를 도울 수 있는 처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성인 비만 치료의 대표적인 처방으로 태음조위탕, 방풍통성산, 방기황기탕 등이다. 이외에도, 영계출감탕, 삼령백출산, 삼출건비탕 등 다양한 처방이 사용된다.
▷침 치료: 비만 치료에 일반침만을 이용하는 경우는 적으나 족양명위경과 족태음비경을 주로 취혈하여 사용하며 중완, 하완, 천추, 기해, 족삼리, 장문, 삼음교 등의 경혈이 쓰인다.
▷이침 요법: 이침 치료는 세로토닌 분비를 조절하여 식욕억제 및 조절, 소화속도 지연, 진정, 이뇨작용 등을 목표로 사용한다. 혈자리는 신문, 내분비점, 위점, 비점, 기점, 구점, 폐점 등을 사용한다.
조남욱 기자(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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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변증유형에 따른 처방>
변증 | 치법 | 처방 | 약물 |
간울형 | 소간이기 | 대시호탕 | 시호 10~12g, 황금10~15g, 반하10g,
백작약10~12g, 지실6~10g, 천궁, 6~12g, 향부자6~12g. |
식적형 | 소도 | 평위산 | 창출 8g, 진피5g, 후박4g, 감초2g. |
양허형 | 온신건비 | 진무탕 합
방기황기탕 |
백복령12g, 백작약12g, 부자8~12g, 백출8g, 생강5g. |
비허형 | 건비이습 | 방기황기탕 합 영계출감탕 | 황기 10~20g, 창출 10~12g, 백출10~15g, 방기 10~15g,
복령10g, 택사10~15g, 차전자 15~20g, 계지10g, 감초3~6g. |
담음형 | 건비화담 |
온담탕 |
진피 10g, 반하 6~10g, 복령10~15g, 감초3~6g,
죽여6~12g, 지실10~12g, 우담남성10~12g, 비파엽10~12g. |
어혈형 | 이기활혈 |
도홍사물탕 |
도인 10~12g, 홍화10~15g, 천궁10~12g, 당귀10~12g, 백작약10~15g, 숙지황 10~12g, 강진향 10~12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