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인(MD, Chiropractor, ND∙∙∙) 등의 약초 사용이 점차 늘어 가고 있다. 필자의 환자 중에도 안과를 방문하면 빌베리 복용권유나 일반의사들의 쉬산드라 , 에키네시아 등 약초 추천은 일상이 됐다.
주목할 것은 타의료인의 약초처방이 한의사들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주로 의과대학과 국립보건원 자료 등 증거에 기초(evidence-based)한다.
미주 한의사들이 한약의 기본이론 바탕 하에 이런 증거에 의해 서양약초를 임상에 응용하면 치료율을 올릴 뿐 아니라 약초사용에 앞서가는 의료인이 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미국서 사용빈도가 높고 한의사라면 꼭 알아야 할 약대(한약∙서양약초)를 질환별로 증거에 근거해 정리했다.
▲ 한약 약대: 황기+당귀(Astragalus+Dong quai)-빈혈, 만성피로, 감기 예방 및 치료.
황기-익기생혈(益氣生血), 고표승양(固表升陽). 당귀-보혈화영(補血和營).
보혈제의 대표 방제인 ‘당귀 보혈탕’은 황기와 당귀로 이루어진 약대로 보기(補氣) 생혈(生血)하는 명방이며 불체(補血而不滯)한다. 미국에서 흔히 처방되는 효과 있는 약대이기도 하다.
황기의 주요 효능은 상기도 감염과 일반감기의 예방과 치료, 심장질환에 사용한다. 또한 항염증 약초이다. 염증은 많은 질환의 원인으로 황기는 항염증 효과가 우수하다. 이 밖에도 항암 치료 후 나타나는 메스꺼움, 식욕부진, 불면 등의 부작용 개선, 고혈압, 당뇨 질환자들의 에너지를 올리는 약초로 사용한다.
당귀는 폐경기 증상(Menopausal symptoms)과 조기사정(Premature ejaculation)에 쓴다.
캡슐복용시 황기+당귀 약대 400~500mg 기준으로 황기 4알, 당귀 2알로 황기를 2배로 하여 하루 2번 복용한다.
▲ 서양약초 약대
▷스팅잉네틀(Stinging Nettle, 서양쐐기풀)+쏘팔메토(Saw palmetto)-전립선 비대, 소변 잔뇨감에 사용.
소변을 내리기 위해 방광에 삽입하는 외과 기구 카테터(Catheter)를 장치한 것처럼 쏘팔메토는 소변을 원활하게 내린다 해서 ‘식물 카테터(Plant Catheter)’라는 별명이 있다. 그만큼 방광을 튼튼히 하고 비대해진 전립선을 정상으로 회복시켜 소변을 원활히 내리는 작용이 우수한데서 나온 것이다.
NIH(미 국립보건원) 자료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남녀 생식 및 각종질환으로 인한 기침에 사용하고 현재는 전립선비대증(benign prostatic hyperplasia or BPH)과 연관된 소변 이상과 편두통, 머리카락이 자주 빠질 때 등에 쓴다.
쏘팔메토는 안전한 약초의 범위에 들어 가나 경도의 소화장애와 두통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임신, 모유 중에는 복용을 삼간다. 최근 쏘팔매토는 피부 및 머리카락 건강에 효과 있는 약초로 소개됐고 ‘미용부항(2020.8월호 칼럼 참고)’ 시 보조 약초로 미용 부항의 효과를 높인다.
▷쉬산드라(Schisandra, 오미자)+호손(Hawthorn, 서양산사)-심장 기능, 부정맥, 콜레스테롤저하, 기혈순환, 불면에 사용.
호손에 함유된 사포닌(Saponins)과 글리코사이드(Glycoside)는 필요에 따라 심장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켜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혈압이 높은 경우에는 혈압을 내리고 낮은 경우에는 혈압을 올려 정상으로 유지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약초는 오래 사용해도 비교적 안전해서 심부전(Heart failure) 및 고혈압, 만성 불면증에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한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심장의 혈액공급을 원활하게 하며 심장 박동을 증강시키고 어떤 형태의 부정맥에도 효과가 있고 특히 동맥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억제한다. 때문에 동맥경화증의 일반적인 형태인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치료 및 예방에도 사용한다.
한 연구에서는 120명의 울혈성 심부전증 환자에게 호손 정기(Tincture of Hawthorn)와 위약(Placebo)을 투여한 결과 호손 정기 집단에서는 숨찬 증상을 포함한 여러 문제들이 현저히 개선됐다.
인체의 산화는 혈관뿐 아니라 전신에서 이루어진다. 산화는 나이보다 늙어 보이거나(Aging), 피부노화, 뇌기능 저하(Brain fog), 나아가 비만의 원인(gain weight)이다.
쉬산드라는 ‘슈퍼 베리’로 불릴 만큼 산화 및 노화 예방에 단방으로도 효과 있다. 메모리얼 슬로언 캐터링 암 센터(미 동부의 암 전문 병원)의 약초자료에서 쉬산드라는 항산화기능, 간기능과 신경계통 보호, 정신적 육체적 전신 기능을 향상시키는 약초로 설명하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기침 완화, 간 기능을 활성화, 위장질환, 비정상적으로 땀을 자주 흘리는 경우에 사용한다. 또한 인체의 생명활동을 증강시키는 약초(adaptogenic herb)로 폐 기능이 약해져 나타나는 오랜 기침 및 천식, 대병 후 피곤, 기력저하 및 스트레스로 인한 성기능저하, 불면 등에 쓰며 혈당을 내린다. 이때에는 계피를 함께 사용하면 좋다.
▲ 한약과 서양약초 약대: 리코리스(Licorice, 자감초)+마쉬멜로-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에 사용.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에서 물레티(mulethi)로 부르는 리코리시는 목의 염증(throat infection)에 오랫동안 사용했는데 약초를 끓여 가글한다. 특히 ‘미용부항’ 후 리코리시 분말+레몬마스크는 피부 잡티를 제거하는 자연 얼굴 마스크로 유명하다. 또한 기침, 천식, 기관지염, 특히 위산 역류로 인한 기침에 효과 있다.
과민성 장 증후군(IBS; Irritable Bowel Syndrome)에도 좋은데 이 질환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면 복통, 설사 또는 변비가 발생한다.
또한 역류성 식도염 또는 위식도 역류질환(GERD; Gastro Esophageal Reflux Disease)의 속쓰림에 단방으로도 좋고 구내염(Canker sores, Apthous ulcers, Mouth Ulcers)도 효과가 있다.
이 밖에도 DGL(glycyrrhizinic acid를 제거한 감초; DGL or deglycyrrhizinated licorice) 제품은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궤양을 예방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감초는 시중에 태블릿, 캡슐, 농축제, 차, 약용사탕, 팅크제, 파우더 등 다양한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생용은 장기간 또는 다량 사용시 심장에 무리를 준다는 연구가 있고 피로감, 두통, 수종(Fluid retention and swelling, edema) 고혈압 및 근육이 약해지거나 경련 발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자감초(炙甘草)나 DGL감초를 사용한다. 특히 심장에 문제가 있거나 수종, 신장∙간 질환, 발기부전, 고혈압, 당뇨 환자는 생감초 복용에 주의한다.
홍대선 원장(가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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