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미생물 불균형 비만의 한의치료 시 미생물먹이∙습도∙온도 세 가지 고려
우엉, 길경, 더덕, 돼지감자, 치커리 뿌리, 야콘 등 프리바이오틱 뿌리 약초도 좋아
장내미생물은 비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장내미생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의치료를 한다면 그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장내미생물과 비만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겠다.
▲ 장내미생물의 역할
저명한 자연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린 워싱턴대학의 생물학자 제프리 고든 박사(Jeffrey Gordon)의 비만원인 연구(2013.9)에 의하면 비만은 여러 요소를 갖는 복잡한 퍼즐로 장내미생물은 퍼즐의 한 조각이고 정상체중유지의 한부분으로 작용하지만 비만 원인을 제공하는 장내미생물 또한 식생활에 의해 달려있다.
장내유해균의 증식 또한 식욕억제와 포만감을 들게 하는 호르몬(렙틴leptin)의 뇌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켜 과식 및 체중 증가를 일으킨다. 때문에 마이크로바이엄의 균형은 비만치료 중 흔히 나타나는 요요현상을 예방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에서 수용성섬유소(펙틴pectin)를 섭취한 쥐들의 대변은 저섬유질 먹이를 먹은 쥐들의 대변에 비해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을 생성시키는 장내 세균이 두 배나 많이 검출되었다. 심층분석 결과 펙틴을 먹은 마우스들은 대변과 함께 혈중에서도 단쇄지방산의 농도가 증가했다.
단쇄 지방산을 생성시키는 장내세균은 박테로이대테스(Bacteroidetes∙유익균)로 이전연구에서는 박테로이디티스 세균이 많고 퍼미큐티스(Firmicutes∙유해균, 비만세균 또는 뚱보균) 세균이 적은 사람은 날씬한 반면, 그 반대의 사람은 비만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Benjamin J Marsland: 로잔대학. KISTI 2014.1.7).
현재 비만은 특정세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장내 세균의 다양성결핍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내미생물상태는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미국인, 한국의 한국인, 미국의 한국인들은 서로 다른 식습관과 사회적 환경에 따라 장내미생물분포 또한 다르다.
▲ 장내세균 불균형의 치료
장내미생물의 불균형(dysbiosis)은 비만은 물론 인체전반에 영향을 준다. 이에 대한 특징으로는 장내세균의 종다양성이 감소, 프리보텔(Prevotella)∙피컬리 박테리움(Faecalibacterium) 같은 단쇄 지방산을 생성하는 주요 장내세균(유익균) 감소, 염증관련 유해균이 증가, 정상 마이크로바이옴과 다른 종을 구성하고 장내세균량도 감소하며 점막의 감소를 일으켜 장누수(leaky gut), 장 염증, 전신 염증, 뇌염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른 한의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미생물먹이와 습도, 온도 등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장내의 습도와 온도는 매우 중요하고 적절해야 한다. 때문에 물을 충분히 섭취하여 장내미생물의 습도를 맞추고 뜸과 침으로 기혈순환을 이루어 적정한 온도(기의 작용)를 이루어 미생물의 먹이가 대장내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한약과 함께 서양약초 등 마이크로바이옴 약초와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식품 등 식습관의 변화를 제공해 마이크로바이엄 환경을 개선시켜야 한다.
비만과 요요현상의 치료 시 로컬식품과 미생물사용 가능한 탄수화물(MAC)인 프리바이오틱 뿌리 약재로는 우방근(우엉Burdock), 길경(도라지), 더덕, 돼지감자(Jerusalem artichokes), 치커리 뿌리, 야콘(yacon root) 등이 있다. 이 약초들을 개인에 맞게 꾸준히 사용하면 비만을 치료하고 요요현상을 예방한다.
뿌리약재는 대장미생물의 부티레이트(butyrate∙낙산염) 생성을 촉진하고 미주신경(Vagus Nerve)을 통해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최소 3개월이상 꾸준히 3가지 조건을 맞추어 치료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 소장의 비별청탁과 프리바이오틱
한의학에서 소장 기능 가운데 ‘비별청탁(泌別淸濁; 맑은 부분과 탁한 부분을 구분한다)은 수곡정미(영양분)를 흡수하고 음식물 잔사(소화 안된 음식 및 섬유질)를 대장으로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대장의 기능에 대해서는 ‘대장자(大腸者) 전도지관변화출언(傳道之官變化出焉)’이라 했다. 여기서 ‘전도’는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의미가 있고 ‘변화’는 조박을 변화시켜 대변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소문(素問). 영란비전론(靈蘭秘典論)’
현대의 장내미생물관점에서 보면 소장의 잔사(탁기)는 찌꺼기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먹이(MAC; Microbiota Accessible Carbohydrate)을 대장으로 보내고 대장에서는 이 찌꺼기를 이용해 장내의 미생물균형을 이루며 인체중요물질인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을 만들고
나머지를 대변으로 보내는 것이다.
여기서 미생물먹이(MAC)는 모든 프리바이오틱이 장내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접근가능한 탄수화물(미생물먹이)’로 표현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연구대학인 일본 게이오 대학과 미국 MIT·하버드 등의 공동 연구에서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특정 세균의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특별한 장내 세균(gut microbiota)을 갖고 있다. 또한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장내 미생물상태를 유지 관리하는 것은 건강수명을 늘리며 또한 장내 세균의 다양성이 부족한 노인들의 경우 허약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네이쳐2021.7.29).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약초∙뜸∙침 등) 변화와 결과는 대변검사를 통해 할 수 있으나 임상에서 환자의 ①대변 모양(브리스톨 대변분류표 참고) ②대변 양-대변양과 모양은 장내 미생물 상태를 알 수 있는 지표로 다양성과 미생물 수와 관련 있다 ③최근 정서(기분: 우울, 불안의 변화) ④ 잠의 변화 ⑤체중의 변화 ⑥미생물균총(Microbiota)과 연계된 증상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제2의 유전체 (Second genome)로 부르는 인체 미생물균총은 질병치료 및 예방의 근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생활습관을 통하여 조절할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한의학의 기본인 상생 및 상극하는 공생집단으로 과거 수백 년 전 한의학의 선배들이 보지는 못했으나 실체를 알고 있는 인체의 기(氣)를 관장하는 중요 부분임을 알 수 있다.
홍대선 원장(가주한의원)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