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등 요양기관에서 일하는 보건의료인력 중 한의사는 연평균 1억859만9113원을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가장 많은 임금을 받는 직종은 의사로, 연평균 2억3000여만원을 벌었다.
한국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지난 2020년 기준으로 국내 의사는 11만5185명이며 평균 임금은 2억3069만9494원으로 보건의료인력 직종 중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의사도 다른 보건의료인력 직종과 마찬가지로 임금 감소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보건의료인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3명 중 1명은 면허·자격을 갖고도 근로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통계청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된 이후 처음 시행된 이번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는 공동데이터를 활용해 약 201만명의 보건의료인력 활동 현황을 조사했다. 또 3만3000여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도 병행해 주관적 사항도 파악했다.
◆ 치과의사·한의사도 1억원대…코로나19로 2019년보다는 감소
의사를 이어 치과의사가 1억9489만9596원, 한의사는 1억859만9113원으로 역시 1억원이 넘은 연봉을 벌었다.
그 다음으로 약사 8416만1035원, 한약사 4922만881원, 간호사 4744만8594원 순으로 높은 임금을 받았다.
임금이 가장 적은 직종은 간호조무사로 연평균 2083만7925원이다.
10년간 임금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직종도 의사로, 연평균 5.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의사와 응급구조사 2급은 가장 적은 2.2%의 임금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의사도 2019년과 비교해서는 임금이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일시적으로 의료 이용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의사는 2019년 대비 임금이 6.4% 줄어들었다.
의사는 개원의가 연평균 2억9428만2306원을 벌어 봉직의(1억8539만558원)보다 많은 수입을 거뒀다.
치과의사와 한의사 역시 봉직의의 임금이 개원의의 57.4%, 74.3%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내에서도 연평균 임금이 가장 많은 흉부외과는 4억8799만134원을 벌지만, 임금이 가장 적은 소아청소년과는 연평균 1억875만1021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남성 의사의 연평균 임금은 2억4825만3152원이며, 여성 의사는 남성 의사의 69.6% 수준인 1억7286만6111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원은 “남녀 의사 임금 차이는 임신, 출산, 육아 등 물리적인 근무 시간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어 이를 통제한 별도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보건의료 면허·자격자 꾸준히 늘지만…실제 활동 인력은 65.7%
2020년 보건의료인력 면허·자격 등록자 수는 총 200만9693명으로, 10년 전보다 81만2028명 늘어 연평균 5.3% 증가했다.
직종별로는 간호조무사가 72만5356명(36.1%)으로 가장 많고, 간호사 39만1493명(19.5%), 영양사 14만9050명(7.4%), 의사 11만5185명(5.7%) 순이다.
간호조무사는 지난 10년간 32만8767명이 늘어 가장 빨리 증가한 직종으로 조사됐다. 의사는 2010년 대비 3만45명, 간호사는 2010년 대비 15만4498명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 활동하는 보건의료인력은 132만835명으로, 면허·자격 보유자의 65.7%에 불과하다.
특별한 근로활동을 하지 않는 비활동인력 수는 총 68만8858명으로 전체 면허·자격자의 34.3%를 차지한다.
의사는 전체 의사의 7.5%(8981명), 약사는 전체 약사의 24.6%(1만3897명), 간호사는 전체 간호사의 27.2%(10만6396명)가 비활동인력으로 분류됐다.
조산사(54.8%), 안경사(48.2%), 영양사(45.6%), 간호조무사(44.0%), 치과기공사(40.9%)는 비활동 비율이 매우 높은 직종이다.
다만 보건의료인력 활동자 수는 2010년보다 60만6733명 증가했고, 활동률도 6.1%포인트 늘었다. 보건의료 자격·면허 보유자가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요양기관이나 비요양기관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간호사의 활동률은 72.8%로 2010년 67.8%보다 5.0%포인트 증가해 유휴 간호사 문제도 일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요양기관 보건의료인력 고령화·지역격차 ‘우려’
종합병원, 병원, 의원, 보건소, 조산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약국 등 요양기관에서 근무하는 보건의료인력은 2020년 총 84만2676명으로 10년 전보다 36만5230명 늘었다.
요양기관 근무 의사 수는 전국 9만9492명이며, 이 가운데 29.3%(2만9136명)가 서울에 몰려 있었다. 제주 지역 요양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1.1%(1107명)에 불과해 지역간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근무 의사수는 193.8명으로 2010년 145.1명에서 48.7명 늘었다.
전국 평균보다 10만명당 의사 수가 많은 지역은 서울(305.6명), 대전(242.7명), 광주(232.7명), 대구(230.3명), 부산(229.3명)이었고, 경북(126.5명), 충남(137.5명), 전남(143.0명), 충북(145.8명), 울산(148.5명)은 평균에 못 미쳤다.
보건의료인력의 고령화도 지속되고 있다.
의사의 평균연령은 47.9세로 2010년(43.8세) 대비 4.1세 증가했다. 치과의사 평균연령은 47.4세로 2010년 대비 5.3세 늘었다.
한의사(45.5세), 약사(48.5세), 간호사(36.2세)도 2010년 대비 평균연령이 각각 5.0세, 4.0세, 3.3세 증가했다. 조산사의 평균연령은 55.7세로 가장 높다.
고령화의 지역 격차도 나타난다. 서울 의사의 평균연령은 45.7세로 가장 젊고, 경북은 50.9세로 가장 나이층이 높았다.
10년간 서울 의사의 평균연령은 2.4세 올라갔지만 전남(50.7세)은 10년간 평균연령이 7.0세 높아져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성별 격차는 완화되는 추세다. 요양기관에 근무하는 의사의 성비는 남성 74.5%, 여성 25.5%로 2010년 대비 여성의 비율이 4.1%포인트 늘었다.
약사의 성비는 남성 37.8%, 여성 62.2%로 남성의 비율이 2010년보다 1.6%포인트 올랐고, 간호사는 남성 5.1%, 여성 94.9%이지만 2010년 대비 남성의 비율이 3.6%포인트 증가했다.
◆ 코로나19에 보건소 간호사 근무시간↑…간호사 30% ‘괴롭힘 경험’
지난해 12월 8일부터 약 2개월간 보건의료인력 3만357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간호사의 1주당 근무시간은 평균 37.0시간으로 조사됐다.
요양기관 중에서도 보건소와 보건기관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주 평균 근무시간은 54.0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밤번 근무를 하는 간호사의 경우 월평균 밤번 근무는 3.04회지만, 보건소·보건기관 간호사의 밤번 근무는 5.5회로 가장 많았다. 이는 코로나19로 보건소 간호인력의 업무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간호사의 30.1%는 현재 직장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괴롭힘 유형으로는 폭언이 77.8%로 가장 많았고, 업무 몰아주기(36.0%), 따돌림(34.5%) 순으로 빈번했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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