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대한뇌졸중학회의 한국뇌졸중등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뇌경색 환자 4명 중 1명은 혼자 거동하기 어려운 후유장애를 남긴 채 퇴원한다.
대표적인 후유증인 편마비는 신체 한쪽의 근력과 감각이 저하되는 증상이다. 마비되지 않은 쪽인 ‘건측’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어깨와 허리, 무릎 등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
특히 지팡이나 목발을 사용하는 환자는 손목과 팔꿈치에 반복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비대칭적인 보행 자세가 지속되면 허리와 골반 주변에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의 요통 유병률은 45.4%로 뇌졸중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37.2%)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은 10월 29일 ‘세계 뇌졸중의 날’을 맞아 뇌졸중 후유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척추·관절 통증과 관리 방법을 최근 소개했다. 뇌졸중 재활 과정에서 마비된 부위뿐 아니라 반대쪽 관절과 척추 상태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신체 상태에 맞는 재활 운동과 통증 관리 등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건측 과사용 통증과 마비측 통증 구분해야
뇌졸중 후 통증은 발생 부위와 원인에 따라 치료 접근이 달라질 수 있다. 마비되지 않은 건측에서는 반복적인 사용과 비대칭적인 움직임으로 근골격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마비측에서는 근력 저하, 어깨 관절의 아탈구, 근육 경직, 감각 이상 등이 통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뇌졸중 이후에는 중추신경계 손상에 따른 중추성 뇌졸중 후 통증(Central Post-Stroke Pain)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일반적인 근골격계 통증과 달리 타는 듯한 통증이나 비정상적인 감각, 가벼운 접촉에도 통증을 느끼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뇌졸중 환자의 통증을 단순히 근육이나 관절의 과사용 문제로 판단하기보다는 통증의 위치와 양상, 감각 변화, 신경학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한의 임상, 관절가동범위·보행 자세·복용 약물까지 확인
한의 임상에서는 통증 부위뿐 아니라 양측 어깨와 척추·관절의 상태, 관절가동범위, 근긴장도, 감각 저하 여부, 보행 자세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팡이나 목발 등 보조기 사용 여부와 사용 방법을 살펴야 한다. 보조기 높이가 적절하지 않거나 특정 관절에 체중이 과도하게 실리면 손목·팔꿈치·어깨 통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비측 어깨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관절 아탈구, 경직, 연부조직 손상 등을 감별하고, 건측의 통증은 반복적인 사용에 따른 근육·힘줄 및 관절의 부담을 평가해야 한다.
침 치료는 뇌졸중 후 일부 근골격계 통증 관리에서 표준 재활치료의 보조적 방법으로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침 치료의 효과에 관한 연구는 통증 부위와 평가 지표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건측 과사용 통증에 대한 근거를 마비측 어깨 통증 연구 결과와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통증 관리와 함께 환자의 기능 수준에 맞는 근력 운동, 관절가동범위 운동, 균형 및 보행 훈련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통증이 줄어들더라도 잘못된 움직임이나 과도한 건측 의존이 지속되면 관절 부담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술 안전성에도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 환자는 재발 예방을 위해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침 치료 전 복용 약물과 출혈 위험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감각이 저하된 부위에 뜸이나 온열 치료를 적용할 때는 화상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편측 근력 저하, 안면마비, 언어장애 등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근골격계 통증으로 판단하지 말고 즉시 응급 평가를 받아야 한다.
2026년 미국 뇌졸중 재활 지침, 침 치료의 보조적 활용 제시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뇌졸중협회(ASA)가 2026년 8월 발표한 성인 뇌졸중 재활 및 회복 지침에서는 뇌졸중 후 마비측 어깨 통증 관리에 침 치료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해당 지침은 침 치료를 표준 재활치료의 보조요법으로 사용할 경우 어깨 통증을 줄이고 상지 관절가동범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권고 등급은 2a, 근거 수준은 B-R로 제시됐다. 다만 이 권고는 마비측 어깨 통증에 관한 것으로, 건측 과사용에 따른 척추·관절 통증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지침은 뇌졸중 환자의 기능 회복을 위해 개별 환자의 상태에 맞는 재활치료와 다학제적 접근을 강조했다. 통증 관리와 함께 근력, 균형, 보행 능력 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회복 단계에 따라 치료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배영현 일산자생한방병원 원장(사진)은 “통증을 방치하면 재활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지고 회복도 그만큼 더뎌질 수 있다”며 “전문적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는 등 건강한 쪽 몸을 아끼는 관리가 필수”라고 말했다. (자료: 자생한방병원, 미국심장협회·미국뇌졸중협회(AHA/ASA), 「2026 Guideline for Adult Stroke Rehabilitation and Recovery」(2026);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Stroke Rehabilitation in Adults」(2023).)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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