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진 통한 평위산 사용∙보중익기탕 등 통치방 결정은?
진맥 결과와 병의 원인을 찾아 다양한 가감방의 운영도 가능
지난 호에서 언급한 맥진방 이외에 널리 쓰이는 다른 맥진방 하나는 평위산이다. 이번 호에서는 평위산을 맥진방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보겠다.
평위산을 통치방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환자를 진료하기 이전에 이미 평위산을 기본으로 해서 증상에 맞도록 처방을 하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평위산을 맥진방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환자를 진맥하고 나서 그 결과 평위산을 사용하겠다고 결정한 후 계속해서 맥진 또는 문진하면서 약물을 가감한다는 의미이다.
진단과 처방이 어느 정도 숙달된 상태에서는 맥진방과 통치방이라는 두 용어를 같은 의미로 사용해도 무관하지만 입문 단계에서는 맥진방과 통치방에 대해서 진단 방법과 순서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혼돈이 없을 것이다.
▲ 진맥 통한 평위산 결정
진맥을 통해서 평위산을 결정하는 방법은 좌우 관맥이 촌맥과 척맥보다 다소 크고 실한 맥상을 가지고 있으면서 우관맥이 삽하거나 혹은 결기가 있다고 판단되거나 또는 우관맥을 확인하고서 환자에게 환자 상태를 직접 물어서 소화가 잘 안되거나 소회가 잘 안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하는 경우이다.
맥진상 결기가 분명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도 비위맥이 부(浮)하거나 삽(澁)하면서 소화력이 다소 약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본방을 사용한다.
맥진을 해서 좌우 관맥이 다른 부위보다 다소 크거나 부(浮)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임상에서 맥진방 평위산은 통치방과 다름없이 쓰일 수 있다고 하겠다.
결기(結氣)는 맥을 어느 정도 깊이 짚었을 때도 맥이 모두 사라지지 않고 좁쌀 혹은 좁쌀 절반 만하게 남아 있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식체와 식적을 의미하고 좌우 척맥에 이런 결기가 있으면 자궁근종이라고 보기도 하는데 이런 근종까지도 맥으로 짚어내려면 긴 세월의 시간 동안 맥진을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평위산 가감방
평위산을 결정한 다음 양쪽 촌맥이 약하면 황기를 가하고 간담맥이 약하면 작약 또는 구기자를 가하고 심소장맥이 약하면 당귀를 가하고 신방광맥이 약하면 지황 대신 구기자 혹은 상심자를 가하고 신방광맥이 약하면서 변비 경향이 있다면 하수오를 가한다.
또한 폐대장맥이 약하면서 대변이 무르다고 하면 백출 복령을 가하고 비위맥이 부삽하면서 잘 부으면 빈랑을 가하고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될 때가 자주 있으면 맥아 산사 신곡을 가한다.
비위맥에 결기가 느껴지면서 그 사람이 오랫동안 식적과 식체로 고생한다면 삼릉 봉출을 가한다.
비위맥이 삽하거나 결기가 있다 해도 척맥이 심하게 약해 숙지황 또는 건지황을 쓸 필요가 잇으면 소량의 건지황 또는 숙지황(일반 용량의 1/4~1/2)과 함께 사인 백두구 향부자 계내금 반하국 삼선(맥아 산사 신곡)등을 가해 소도(消導)를 보강하면서 사용하기도 한다.
▲ 보중익기탕의 사용
보중익기탕을 사용하는 주요 포인트는 피로와 무기력 호소 세약(細弱)하거나 미약(微弱)한 맥박 촌맥이 약간 혹은 심하게 함몰된 맥상(脈狀)으로서 특별한 병명이 없는 병증에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특별한 병명이 없는 경우에는 이전에 기술한 여러 통치방과 통치방 가감 약물을 본방에 가해 사용할 수 있고 병명을 갖고 있는 환자도 이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다면 본방을 가감해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당뇨, 갑상선 기능 항진 및 저하, 전립선 질환, 방광염, 요도염 등의 경우에는 본방에 맥문동, 연자육, 차전자 등을 가해 청심연자음의 가감방으로 사용한다.
현훈이 심한 여러 병증은 반하 천마 택사 석결명을 가해 반하백출천마탕의 가감방으로 사용하고 현훈과 함께 촌맥이 약하면서 척맥이 심하게 약하거나 혹은 복진상 제하함몰이 심하면 육미나 팔미를, 보중익기탕 또는 반하백출천마탕과 합방해 사용하기도 한다. 보중익기탕과 육미지황탕을 합방하면 방약합편의 고진음자가 된다.
▲ 보중익기탕의 다양한 가감방
공황장애가 있으면 반하 지실 죽여 등을 가해 온담탕과 합방해 사용하면서 황기의 용량을 촌맥의 함몰 정도에 따라 24~40g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나 불면증에는 원육 산조인을 가해 귀비탕으로 사용한다.
대상포진으로 자주 피로하면서 촌맥(寸脈)이 다소 함몰돼 있으면 토복령, 초룡담, 황백, 산약을 가해 사용하고 난치의 중이염과 궤양성 장출혈로 촌맥이 약하면 적석지 갱미 건강을 가해 도화탕(桃花湯)과 합방해 사용한다.
자궁하수가 심한 경우는 본방에 황기를 40~80g으로 사용하고 원육 4g(또는 숙지황 2~4g) 적석지 4g 포부자 2g을 가해 귀비탕 또는 황토탕과 합해 사용하면 자궁하수가 회복된다. 실제로 필자의 치험례도 다수 있다.
또한 식욕이 부진하고 성장이 잘 안 되는 어린이는 본방에 맥아 산사 신곡과 녹용을 가해 성장방(成長方)으로 사용한다.
식욕이 좋더라도 성장이 잘 안 되는 어린이는 맥아 산사 신곡을 가하지 않고 보중익기탕에 녹용을 가해 쓰면 되는데 초등학고 1~6학년 어린이는 보중익기탕 성인 1회 분량의 1/6~1/4을 사용하면서 녹용(분골)은 2g의 1/6~1/4을 추가 사용하면 2개월 내에 평균 1~2cm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일 1회 15일 복용기준)
성장과 관련해 녹용을 사용할 때 본방의 황기와 당귀와 인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고래로부터 대가들에 위해서 많이 사용했던 배합방법이지만 소건중탕의 의미로 계지를 녹용과 함께 사용하면 피부발진이 생기기 쉬우므로 보중익기탕에 녹용을 가해 쓸 경우 계지는 피해야 한다.
강주봉 원장(샬롬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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