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는 한약재 ‘곤포(다시마; Laminaria Japonica)’가 대사증후군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열어 주목을 끌고 있다.
곤포는 이미 다양한 음식에 재료로 사용돼왔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김봉이 교수 연구팀은 문헌 고찰을 통해 곤포가 대사증후군에 유용한 치료약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제1저자인 한의과대학 기초학교실 이인선 교수와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의 공동연구(기초‧임상)로 진행됐으며, 한의과대학 19학번 이유나, 이가연 학생과 암예방소재개발학과 Md. Hasanur Rahman 석사 과정생이 참여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고지혈증 등 특징적인 질환이 한 번에 나타나는 병적 상태를 말한다.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현대인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된다.
이번 연구는 대사증후군에 대한 곤포의 효능을 한데 모아 정리한 데 의의가 크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추가 기전 연구와 대규모 임상 연구가 시행된다면,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많은 환자에게 한약 기반의 새로운 치료요법을 제시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비만, 제2형 당뇨, 동맥경화 세 가지 질환을 중심으로 곤포의 효능을 정리했다. 곤포는 지방산 합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촉진해 지질대사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연구팀은 곤포가 세포 에너지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AMPK(AMP-activated kinase)’의 지방산 합성을 억제해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한 것을 확인했다. 흔히 성인 당뇨로 불리는 제2형 당뇨병에 대해서는 곤포가 산화스트레스와 α-글루코시다아제의 억제제로 작용해 당뇨 합병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 질환은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었을 때 혈관에 산화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발병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체내에서 항산화 효소가 분비돼야 하는데, 곤포가 이런 효소를 분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즉 곤포가 혈관 탄성을 줄이는 물질의 이동을 막아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연구팀은 곤포가 세 질환에 유사한 기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치료제로써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곤포의 효능을 전체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질환에 대한 개별 실험연구는 존재하나,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논문은 없었다. 연구팀은 곤포를 시작으로 다른 해조류로 범위를 넓혀 한약재의 항암 효과 등 다양한 기전을 밝혀낼 예정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식물 기반 천연물의 멸종 등이 위기로 다가온 가운데 기후의 영향을 덜 받는 바다 속 자원은 많은 학자들에게 연구 대상이 됐다. 연구팀도 해양에서 유용한 약물을 찾아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할 방침이다.
이인선 교수는 “곤포를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은 인체에 부작용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곤포가 이미 발생한 대사질환을 치료하면서, 평소에 자주 섭취하면 얼마나 많은 예방효과를 보이는지 연구를 통해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봉이 교수는 “대사증후군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이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법이 필요하다”라며 “고서에서 언급된 곤포의 한약재로서의 기전과 효능을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실험적으로 한 번 더 증명한다면, 한의학 기반 새로운 치료요법으로써 신뢰있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The Effect of Laminaria Japonica on Metabolic Syndrome: A Systematic Review of its Efficacy and Mechanism of Action’이라는 제목으로 (IF: 6.706) 저널에 게재됐다./자료=경희대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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