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효과가 속속 증명됨에 따라 관련 시장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최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기기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를 진정시키고 독감 백신 접종 후 면역 증진 효과를 일으키며 내시경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손태혜 교수팀은 최근 6~12세 사이의 27명의 국내 어린이 ADHD환아를 대상으로 기존 약물치료를 유지하면서 4주 동안 매일 15분씩 에임메드가 개발한 게임형식의 디지털치료제 시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타당성 연구를 시행한 결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보조적인 치료로서 디지털 치료제의 잠재적 효과를 타당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매주 ADHD척도와 웹 기반 실험과제도구를 이용해 평가했으며 이 연구의 효과를 종합주의력검사와 아동행동평가척도테스트 결과의 전후 비교를 통해 평가했다.
연구 결과 ADHD 환아들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총점이 각각 유의하게 감소했고 특히 디지털치료제를 종결한지 1개월 뒤에도 그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며 ADHD의 보조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타당성 연구를 통해 ADHD에 대한 디지털치료제의 효과가 확인되어 보조적인 치료법으로서의 잠재적 효과의 가능성을 확인해 ADHD 환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장윤석·최준표 교수팀은 최근 감염내과 김의석 교수팀과 함께 면역 반응을 높일 수 있는 활동 방법, 시간 등을 사용자에게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디지털 기기(SAT-008, 에스알파테라퓨틱스 개발)의 면역 증강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한 결과 디지털 의료기기를 활용한 운동 치료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항바이러스항체 생성을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이 예정된 42명을 SAT-008을 수행하는 실험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누고 백신 투여 후 체내에서 생성되는 항인플루엔자항체 데이터를 통해 면역 반응의 변화를 측정했다.
백신 투여 1개월, 3개월 후 변화를 추적 관찰한 결과, 실험군은 대조군과 비교해 B형 인플루엔자 항원에 대한 항바이러스항체 역가가 높게 생성 및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내에 침입한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항체의 농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SAT-008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높이고 지속시간을 늘리는 백신 보조제와 같은 효과를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연구팀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수행 준수도가 75% 이상으로 높은 실험 대상에서 사이토카인(IL-10, IL-1β 및 IL-6)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돼 수행 준수도가 높을 경우 항체 생성 효과가 높으며, 생성된 항체의 지속 기간도 유의미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효진·김윤아 교수팀은 최근 내시경 시술에 앞서 VR을 통한 불안감 해소 연구를 진행한 결과 불안감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위장내시경과 같은 건강검진 수검이 늘어나면서 위장 질환 치료를 위한 내시경 점막 절제술, 내시경 점막 박리술과 같은 내시경 시술도 증가하는 추세다.
외과적 절제를 하는 수술은 아니지만 검사 전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는 수검자들도 적지 않다.
이 경우 내시경 시 투여되는 진정 약물의 용량을 늘리게 되는데 이는 저혈압, 호흡억제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2020년 1월~2022년 4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 시술을 받은 40명의 환자를 각각 20명씩 내시경 시술 직전 VR에 노출된 그룹과 비노출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VR 노출 그룹에게는 정원, 해변, 자연의 소리와 함께 수중 장면을 특징으로 하는 3~5분 가량의 클립을 시술 직전 시청하도록 했다.
이후 환자의 나이, 성별, 과거력, 시술 종류, 시술 시간, 투약된 진정 약물 용량을 조사했으며 설문지를 통해 시술 전후의 불안도, 통증 정도, 시술 만족도, 진정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STAI(상태불안척도) 45점 이상의 높은 상태불안을 보이는 환자의 비율이 비노출 그룹에서는 시술 직전 35%에서 50%로 증가한 반면 VR 노출 그룹에서는 되려 10% 감소했다(P=0.007).
통증 점수와 시술에 대한 만족도는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으나 진정제에 대한 만족도는 비노출 그룹(4.45±0.605)에 비해 VR 노출 그룹(4.85±0.366)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내시경 시술 전에 불안이 증가하면 생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해, 환자 만족도는 물론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VR과 같은 비약물적 도구를 사용하면 부작용은 줄이고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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