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절반가량이 영양실조를 겪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비만증 환자 치료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 인민보건사이트는 최근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여러 성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하여 이 병에 대한 연구가 심화하고 있다”며 침, 뜸, 부항과 고려 약재로 비만증을 치료한다는 평양 모란봉구역 긴마을종합진료소의 고려치료과 의사 박경숙을 조명했다.
사이트는 박경숙이 20여 년간 비만증 환자들을 관찰하면서 이 병이 갑상선 질병과 연관됐다는 학설에 기초해 치료연구를 시작했다며 “비만증 환자들, 특히 갑상선 질병과 합병된 많은 환자들이 이 선생의 치료를 받고 완쾌되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비만 치료에 관심을 갖고 관련 건강제품을 꾸준히 내놓거나 각종 치료요법을 선전하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는 만록식료가공사업소가 개발한 푸른인삼씨 원액 제품이 고혈압을 비롯한 각종 심장혈관계통질병과 비만증 등에 좋다거나, 옥류건강제품생산사업소가 개발한 온열발안마기가 소화장애와 무릎·허리통증, 비만 등을 치료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지난해 11월엔 ‘간염, 당뇨병 및 비만의 원인 치료를 위한 이온요법 장치’와 관련한 국제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북한이 비만 치료에 공을 들이는 것은 오랜 식량난으로 상당수 주민이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현실에 비춰볼 때 다소 괴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
2021년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등이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식량안보와 영양’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19년 북한 주민의 47.6%가 영양결핍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북한은 비만 인구도 적지 않다.
같은 보고서에서 북한 성인의 과체중·비만 비율은 2016년 기준 32.4%로 집계됐는데, 이는 한국(30.3%)보다도 높은 수치다.
북한 보건의료전문가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에서는 영양실조만 있을 것 같지만 비만과 영양실조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많은 주민이 영양이 불균형한 음식이나 정크푸드를 섭취하는 데다 관련 통계도 평균치일 뿐 가난한 나라일수록 지역간, 계층간 편차가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또 “북한은 꼭 국내 타깃만이 아니라 중국까지도 염두에 둬서 외화벌이 목적으로 고려약(북한식 한약) 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비만 치료 약의 수출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체제 선전 목적도 있어 보인다. 북한 매체가 주기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0세 생일을 맞은 노인에게 생일상을 보냈다는 사실을 보도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북한이 그리 ‘못 사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한다는 것이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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