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지탕은 소음인•태양인, 소시호탕은 소양인에 처방, 갈근탕은 체질 무관
상한론에서는 상한의 병이 들어오면 대개의 경우 다음 세 가지 계열 중 하나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세 가지 부류에 대한 처방으로 치료를 한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계지탕이고 두 번째는 갈근탕, 마지막 세 번째가 소시호탕이다.
▲ 계지탕과 갈근탕 비교
계지탕은 체질적으로 소음인과 태양인에 적당한 처방이다. 이들은 비소신대(脾小腎大) 체질로서 다른 체질인들보다 체액을 비교적 적게 갖고 있다.
때문에 풍한에 감촉되면 외사에 대치하고 있는 정기를 돕기 위해서 체액(혈액과 림프액)이 체표 쪽으로 많이 이동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초의 소화기관에서는 체액이 부족해지기 쉽다. 이들은 비장(脾臟)이 비교적 작기 때문에 평소 보유하고 있던 체액이 다른 체질인들보다 적기 때문이다.
이 때에 계지탕을 사용하게 되면 계지탕의 계지는 체표를 따뜻하세 하면서 풍한의 외사를 밖으로 쫓아내고 작약은 체표의 근육과 소화기의 평활근을 확장시켜서 풍한으로 위축된 근육 쪽으로 혈액과 림프액이 흡입되어 들어오게 한다. 또한 감초는 체액이 많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소변배출량을 줄여 체표와 근육에 체액을 공급하는데 부족하지 않도록 돕는다.
갈근탕은 호흡기관이 약해진 사람에게 사용한다. 풍한으로 인해 폐 주변 근육과 폐의 기관지가 수축되면 갈근탕은 심장의 박동력을 증강시켜 충분한 혈액을 기관지와 항배 근육에 공급함으로써 풍한을 내쫓고 수축된 기관지와 주변 근육을 따뜻하게 하면서 통증을 회복시키는 기능을 발휘한다.
갈근탕의 갈근과 작약은 기관지와 폐 주변 근육들의 모세혈관을 팽창시켜서 더 많은 혈액이 흐르게 해준다. 또한 마황은 계지의 도움을 받으면서 심장의 박동을 강화하고 기관지를 크게 확장시켜서 더 많은 산소가 흡입되게 하여 산소의 산화열을 증가시켜줌으로써 기관지와 주변 근육 등 신체를 따뜻하게 해주고 풍한을 내쫓는다. 갈근탕은 사상체질에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특정한 체질을 위한 처방은 아니다.
▲ 갈근탕과 소시호탕과 비교
동의소세보원에서는 흉협고만이 소양인에게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태음인도 비장이 크기 때문에 흉협고만이 올 수 있는데 소시호탕이 아닌 대시호탕증의 흉협고만이 오는 경우가 많고 소시호탕보다는 흉협과 심하의 결취가 좀 더 강하다.
소양인은 비장이 크고 신장이 작으므로 다른 체질의 사람들보다 체액을 많이 갖고 있고 혈액도 다른 체질들보다 묽다.
태음인 역시 신장이 작고 비장이 크지만 간장도 크기 때문에 혈액이 묽지 않고 따라서 흉협고만과 심하비경이 좀 더 견고한 형태를 갖는 경향이 있다.
갈근탕 증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심박동력이 약해져 있어 폐와 기관지에 침입한 풍한을 충분히 몰아내지 못해 생기는 것(기관지 수축)이다. 만일 심박동력이 넉넉해서 폐와 기관지, 주변 근육을 수축시키고자 하는 풍한을 내쫓을 수 있으면 갈근탕 증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심박동력과 폐 안의 진액이 부족하지 않으면 풍한에 대항하고자 간으로부터 나온 혈액은 폐의 기관지가 아닌 인후 부분을 들어간다. 인후부는 폐와 연결돼 있지만 족소양담경을 통해 담과 연결된 부분이기도 하다.
풍한이 인후부를 공격하고 자극해 담 경락 또는 이로 인해 담이 긴장하고 흥분돼 있는 상태로 심박동력이 약해져 있지 않고 폐에 진액이 부족하지 않으면 간으로부터 나온 진한 혈액은 폐와 기관지로 들어가지 않고 담 경락에 집결해 이 부분에 많은 림프액이 흘러 들어와 흉협고만이 발생한다.
만일 담경이 흥분돼 있고 심박동력이 약해져 있으면 두 처방을 합해 함께 사용하는 증상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소시호탕과 갈근탕을 합한 시갈해기탕이다.
소양인의 비장은 간으로부터 나온 진한 혈액의 농도를 정상화시키고 면역력 증강을 위해 담경락을 따라 인후와 편도선, 주변 조직에 많은 림프액을 공급하며 이로 인해 흉협고민아 발생한다.
황한의학에서는 “…내가 흉협고만인 복증은 대개 전흉벽 이면부에 있어서 임파선이 종창경결한 것이라고 보는 이유이다. 중경이 소시호탕을 창립한 것은 이 속박절인 임파선의 종창 경결과 원발적 병변을 병치하기 위한 것이며…”라고 했다.
강주봉 원장(샬롬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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