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술은 수천 년 동안 경험이 축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혈의 해부학적 실체는 아직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가운데 가정된 이론 중 하나는 비만세포 밀도가 높은 피부 부위가 경혈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에반스 블루(Evans blue, EB)를 정맥 주사하여 염색된 신경성 염증을 나타내는 피부 반점에 침술 자극 후 병리적 상태가 완화되어 이 염색된 피부 반점이 쥐의 경혈로 제안됐다.
하지만 원광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김성철 교수 연구팀은 직접 피부에서 융기된 노드를 관찰하고 이를 재현성 있게 염색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김성철 교수팀은 지난 2015년부터 약 9년간 경락의 해부학적 실체를 연구하면서 피부의 선천면역세포인 마스트셀이 밀집돼 있는 돌출된 새로운 구조물에 관한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연구논문 ‘렛트의 피부에서 새로운 마스트셀이 풍부한 피부노드의 발견과 특징’을 국제저널 ‘The Journal of Acupuncture and Meridian Studies’에 2024년 2월 게재 확정 통보를 받았다.
뉴질랜드 오타고 의과대학 이기호 박사 등 한-뉴질랜드 과학자포럼을 통해 공동 연구한 이번 결과는 세계 최초로 렛트뿐만 아니라 마우스, 털이 없는 마우스, 토끼, 개 등에서 염색이나 기타 특수 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표피 위 복부에서 대칭으로 일정한 선을 따라 지름 약 1mm 정도로 정렬돼 있는 60여 개의 결절 형태인 ‘피부 노드’를 확인했다.
이 피부 노드는 렛트 꼬리정맥에 에반스 블루를 주입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눈에 띄게 파랗게 염색되는 것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조직학적 관찰을 통해 피부노드의 단면을 일반피부와 비교한 결과 피부 노드는 마스트셀의 밀도가 유의하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프리모순환계(Primo Vascular System, PVS) 조직들을 염색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시안블루(Alcian blue) 및 헤마칼라(Hemacolor) 시약으로도 염색됨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RNA-Seq 유전자 분석을 통해 피부노드의 새로운 유전자 발현 패턴(AABR06014686.1)은 일반피부와 림프노드의 발현 패턴과 크게 다르다는 것도 확인했다.
특히 피부노드는 세포분화와 신경 재생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현됐으며, 이러한 피부노드에 대한 후속 연구를 통해 피부의 해부학, 생리학, 경혈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침술, 뜸, 지압, 마사지 등의 피부를 중심으로 자극하는 한의학적 치료방법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또한 과학적 기전이 지속적으로 밝혀진다면 침술을 비롯한 경혈과 경락을 기반으로 새로운 한의학 의료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후속 연구로 피부노드와 노드사이의 연결구조이자 경락시스템인 새로운 프리모관을 과학적으로 찾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자료=원광대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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