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Tea)는 차나무(Camellia sinensis)의 잎을 말려 우려서 마시는 음료를 말한다. 오늘날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마시고 있는 음료 중 하나다.
역사적으로 보면, 차를 마시는 건 건강과 치료의 목적이 컸다. 과학이 발달한 요즘 들어서는 폴리페놀, 카테킨과 같은 차의 주요 성분들이 암을 예방하는 등의 다양한 효능을 내는 것으로 밝혀지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도 차의 암 예방효과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근거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연구 논문 수십편을 메타분석 하는 방식으로, 차 섭취와 암 발생의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메타분석이란 동일한 주제에 대해 그동안 발표됐던 양질의 연구논문을 종합 분석하고 그 결과를 계량적으로 제시하는 연구 방법을 말한다.
국제학술지 ‘영양 진보'(Advances in Nutrition) 최신호에 따르면, 연세대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신재일 교수팀(제1저자 김태림)은 차 섭취가 25개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64개의 관찰연구논문(환자-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포함)을 메타분석 한 결과, 11개 암에서 발생률을 유의하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참가자들이 섭취한 차의 종류(녹차, 홍차 등), 섭취량 등에 따라 25개 암 발생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고, 총 154개의 결괏값을 추출해 그 근거 수준을 △확신(Convincing) △암시(Suggestive) △약함(weak) △근거 없음(no evidence)의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 결과, 차를 마시는 건 구강암, 위암, 대장암, 담관암, 간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혈액암(백혈병), 폐암, 갑상선암 등 총 11개 암의 발생을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에서도 구강암은 근거 수준이 ‘확신’ 단계로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평소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차 종류와 무관하게, 차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 구강암 발생률이 38%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두 번째로 높은 ‘암시’ 단계의 근거 수준을 보인 암종은 담관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간암이었다. 담관암의 경우 차의 종류와 무관하게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견줘 발생률이 23% 낮았다.
또 같은 비교 조건에서 유방암 25%, 자궁내막암 22%, 간암 13%의 발생률 차이를 각각 보였다.
이밖에 근거 수준이 ‘약함’에 머문 암종은 위암, 대장암, 혈액암(백혈병), 폐암, 갑상선암, 난소암이었다. 이들 암종도 차 섭취에 따라 발생률이 줄어드는 게 관찰되긴 했지만, 그 효과가 아주 뚜렷하지는 않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반면, 나머지 6개 암종(방광암, 후두암, 인두암, 췌장암, 전립선암, 피부암)은 차를 마시는 것과 암 발생 사이에 의미 있는 연관성이 없어 ‘근거 없음’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차 음용이 11개 암종의 발생과 통계학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세계 각국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통해 종합적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구강암에서는 암 예방효과의 근거 수준이 높은 만큼 차 섭취를 늘리는 등의 방향으로 생활방식을 변화시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역학 조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를 무조건 일상에서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신재일 교수는 “세부적으로 보자면, 개인의 차 취향과 나라별 문화, 생활방식, 차 종류에 따른 폴리페놀 등의 성분 차이 등이 차 섭취의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무조건 차 섭취 자체가 암을 예방한다고 일반화하기보다는 효과가 규명된 차종을 중심으로, 용량을 과하게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음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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