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가 퇴원하면서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밝힌 데 대해 의료·보건전문가들과 장기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이 격분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코로나19에 직접 걸리면서 각성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고 설득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기본 방역 수칙을 무시하라고 부추기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병원에서 퇴원해 백악관으로 복귀하기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것이 당시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고 밝혔다.
해럴드 슈미트 펜실베이니아대 의료윤리 보건정책학과 교수는 NYT에 “할 말이 없다. 미쳤다”면서 “그저 완전히 무책임하다”라고 말했다
윌리엄 섀프너 밴더빌트 의대 감염병 전문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기본 방역수칙을 무시하라고 부추기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더 태평한 행동으로 이어져 코로나19가 더 전염되고, 병이 확산해 더 많은 죽음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조롱하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공중 보건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해왔다.
그는 지난주 첫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해 “나는 그와 같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면서 “볼 때마다 그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0피트 (61m) 떨어져 있는데도, 내가 본 중 가장 큰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났다”고 조롱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약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실제로 미국에서 코로나19는 급격히 재확산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다.
지난주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수는 평균 4만3586명으로 2주 전보다 6% 늘었다. 하루에 코로나19 사망자는 720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가 되살아나길 원하지만, 코로나19를 통제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계속 아프고, 기업이나 학교의 문을 열기 위한 시도는 방해를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제쉬 간디 하버드대 의대 감염병 전문의는 “경제 문제와 봉쇄에 따르는 결과를 이해한다”면서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공동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하면서 “20년 전보다 몸이 낫다”고 밝혔지만, 보통 미국인과 달리 그는 24시간 보살펴주는 의료팀이 있다는 점도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4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의학적 치료를 받지 못해 장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제니 잉글리쉬(46)는 “그는 언제든 입원할 수 있고 14명의 의사로 이뤄진 팀이 있는데, 우리 대부분은 우리 말에 귀 기울여줄 의사 1명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세 자녀를 두고 레스토랑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그는 여전히 피로와 메스꺼움, 구토 발작, 흐릿한 시야, 브레인 포그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개를 산책시킬 때 호흡이 가빠지고, 하루 2차례 낮잠을 자야 한다.
잉글리쉬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으니 조금의 동정심과 지식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분명히 아닌 것 같다”면서 “그는 여전히 코로나19를 경시하고 그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는데, 코로나19는 내 삶을 지배하고 있다. 내 삶의 모든 순간은 코로나19에 지배돼 있다”고 말했다./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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