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처방 제대로 하려면 『방약합편』 ‘약성가’부터 공부하라!
각 본초의 약성만 잘 알고 있으면 임상효과에 큰 도움 돼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것처럼 『방약합편』은 조선말기 의사 황도연(1808~1884) 선생이 저술하고 그의 아들 황필수 선생이 1885년에 출간했다. 이 책에서 본초의 ‘약성가(藥性歌)’ 만을 뽑아 정리한 것이 바로 이번 호의 주제다.
‘약성가’는 『방약합편』의 상단에 배치하여 약을 처방하는데 재고하도록 했고 노래로 되뇌게 칠언구로 외우기 편리하게 돼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임상에서 약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 방제를 처방하기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약성가’를 처음 대하면 그저 보이는 대로 읽을 뿐이지만 열 번 스무 번 되뇔 수록 새로운 효능과 원리를 발견하고 이해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초의 약성을 확실히 터득하는 것이 약 처방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실제로 임상에서 경험해 보기를 권한다.
‘약성가’는 모두 산초(山草) 43종, 방초(芳草) 33종, 습초(濕草) 49종, 독초(毒草) 20종, 만초(蔓草) 31종, 수초(水草) 10종, 석초(石草) 2종, 태초(苔草) 1종, 향목(香木) 28종, 교목(喬木) 20종, 관목(灌木) 20종 등 각종 식물, 동물 등으로 약재를 구분하고 있다.
필자는 이를 각 분류에 속하는 약재와 방약합편에 수록된 각각의 설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해봤고 특히 이번 호에는 첫 편으로 ‘약성가’에서 가장 처음에 나오는 산초(山草)중 처음 12개 본초에 대해 알아본다.
▲ 인삼(人蔘)
미감보원기(味甘補元氣) 지갈생진조영위 (止渴生津調榮衛): 인삼은 맛이 달고 원기를 보하며 갈증을 그치게 하고 진액을 나게 하며 동맥과 정맥의 혈을 조절한다.
생삼은 서늘하고, 익히면 온하다. 기중혈약이며 수태음폐경으 로 들어간다. 세신과 밀봉해 두면 좀 슬지 않는다.
여로를 반하고, 오령지, 조각, 흑두, 자석영을 외(畏)하고 철을 기(忌)한다. 기(氣)를 보하려면 반드시 써야 하고, 혈허에도 꼭 써야 한다.
인삼은 오장의 양(陽)을 보하고 사삼은 오장의 음(陰)을 보한다.
원기회복을 자연스럽게 한다. 화건(火乾; 불에 말리다)하여 쓴다.
승마와 함께 폐비의 화를 사하고, 맥문동과 함께 생맥(生脈)하고, 복령과 함께 신화(腎火)를 사하고, 건강과 함께 기를 보하고, 황기, 감초와 함께 대열을 제하고, 음화를 사하며 창병에 성약이 된다.
노두(삼노)는 허약한 사람의 토제로 과체 대신 쓴다. 담이 흉중에 축적되면 삼노탕에 죽여를 가해 토하게 한다.
미삼은 주로 기를 내리는데 귤피, 생강과 함께 쓴다.
삼잎은 산후 감기를 다스리며 백길경과 함께 조복한다.
▲ 감초(甘草)
감온화제약(甘溫和諸藥) 생능사화구온작(生能瀉火灸溫作): 감초는 달고 따뜻하며 모든 약을 조화시키며, 생것은 화를 사하고 구운 것은 온화하게 한다.
일명 국로라 하며, 족 태음 및 궐음과 수족 12경에 들어간다.
원지, 대극, 원화, 감수, 해조를 오(惡)한다. 감초의 복용중에는 돼기고기와 야채를 금(忌)한다.
열(熱)과 백 약독을 푼다.
오르기도, 내리기도 하며, 사를 물리치고, 인통(인후부)을 없애 완화한다. 기를 바르게 하고 음혈을 보양한다. 그 약성이 완급 하고 협화할 수 있으므로 모든 약에 사용해도 시샘하지 않는다.
열약과 함께 쓰면 열을 누그러뜨리고, 한(寒)약에 함께 쓰면 한을 누그러뜨리며, 한열이 섞인 데 쓰면 순평해진다.
감초초(뿌리끝)는 격열과 경통(膈熱 莖痛)을 치하며 노두는 옹저를 치한다.
▲ 황기(黃耆)
감온수한표(甘溫收汗表) 탁창생기허막소(托瘡生肌虛莫少): 황기는 달고 온하며 땀을 거두며 창을 헤쳐 새살이 돋게 하고 허한데 쓴다.
족태음, 수소양, 족소음, 명문에 들어간다. 표증에는 생용하고, 허증에는 밀구(蜜灸 꿀을 발라)해 쓴다. 기가 오르면 신이 음을 끌어들여 붕루, 대하가 저절로 멎는다.
별갑, 백선피를 오(惡)하고, 방풍과 함께 쓰면 그 효력이 더욱 커진다.
모든 허증을 다스리며 기를 보하고 비장을 튼튼히 하며 열을 제거한다. 배농, 활혈, 조혈에 효과가 높아 창가(瘡家, 화농성감염(化膿性感染)에 자주 걸리며 걸리면 잘 낫지 않는 환자 및 증세)에 성약이라 불린다.
무한자를 발한케 하고 다한자를 지한(止汗)케 하며 소아질환, 부인병의 붕루, 대하에 많이 활용한다.
사군자탕에서 백출, 복령을 빼과 황기를 가한 것을 보원탕(補元湯)이라 하는데 두진에 쓴다. 이는 백출은 조습하고 복령은 삼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영월에서 생산되는 껍질이 누렇고 속이 희고 부드러운 것이 상품이다.
▲ 제니(薺苨)
감한수갈창(甘寒嗽渴瘡) 해백약독사전상(解百藥毒蛇箭傷): 제니는 달고 한하며 해수, 소갈, 창병에 좋다. 백 약독을 풀고 뱀독, 화살독을 풀어준다.
제니는 미감, 성한한다. 해수, 소갈, 창종에 좋다.
인삼과 비슷하나 잎이 작고, 길경과 비슷하나 심이 없다.
▲ 길경(桔梗)
미고요인종(味苦療咽腫) 재약상승개흉옹(載藥上昇開胸壅): 길경은 쓰고 인후부종을 치료하고 약 기운을 상승시켜 막힌 가슴을 열어준다.
도라지이며 미온하다. 수태음 기분 및 족소음으로 들어간다.
용담초, 백급을 외하고, 저육을 기한다.
노두를 버리고 쌀뜨물에 담갔다 쓴다.
▲ 황정(黃精)
미감안장부(味甘安臟腑) 오노칠상개가보(五勞七傷皆可補): 황정은 미감하고, 오장육부를 편안하게 하고, 오로칠상을 다 보한다.
성평하고 태양지초인 황정을 먹으면 오래 살고, 태음지초인 구문(鉤吻)을 먹으면 당장 죽는다.
물에 씻어 쪄서 햇볕에 말린다. 혹 아홉번 쪄서 아홉번 말려 사용하기도 한다.
▲ 지모(知母)
미고열갈제(味苦熱渴除) 골증유한담해서(骨蒸有汗痰咳舒): 지모는 미고하다. 신열갈증을 없애고, 골증, 발한, 기침을 누그러뜨린다.
신경의 본약으로 족양명과 수태음경의 기분으로 들어간다.
피모를 제거하고 쓰는데 철을 기(忌)한다.
황백과 술을 함께 쓰면 좋고, 소금, 붕사를 복(伏)한다.
약에는 염수초나 밀초하여 쓰며 상행용은 주초하여 쓴다.
무근한 신화를 사하고 땀이나는 유한골증을 다스리고, 허로로 인한 열을 멈춘다.
▲ 육종용(肉蓯蓉)
미감보정혈(味甘補精血) 약취용지반변활(若驟用之反便滑): 육종용의 맛은 달고 정혈을 보양하며 별안간 쓰면 오히려 대변이 활설한다
약성은 미온하며 말의 정액 떨어진 곳에 나며 철을 기(忌)한다.
술에 하루 밤 동안 담갔다 껍질을 버리고 찌거나 수적해 쓴다.
육종용은 신을 보하기 위해 쓰지만 반드시 심장을 방해한다.
쇄양은 총용의 일종(의학입문에서는 육종용의 뿌리라 함)이며 음기를 돋구는 약성은 육종용보다 약효가 백배 크다고 알려져 있다.
▲ 천마(天麻)
미신구두현(味辛敺頭眩) 소아간련급탄탄(小兒癎攣及癱瘓): 천마는 맵고 성질은 평하다. 어지럼증, 소아 간련, 수족마비를 몰아낸다.
간경 기분에 들어간다.
불에 구워 술에 담갔다가 불에 쪼여 말려 쓴다.
속에서 겉에까지 도달하는 작용이 있다.
▲ 적전(赤箭)
미고호정풍(味苦號定風) 살귀고독재산옹(殺鬼蠱毒除疝癰): 적전은 쓰고 별명이 정풍이며 기생충(鬼蠱) 독을 없애며 산옹을 제거한다.
천마의 싹이며 겉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공력이 있다.
풀은 바람이 불면 흔들리지 않고, 바람이 안 불면 흔들린다.
▲ 백출(白朮)
감온건비위(甘溫健脾胃) 지사제습겸담비(止瀉除濕兼痰痞): 백출은 달고비위를 건강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고 담비 겸 습증을 없앤다.
삽주 뿌리며 수태양 소음, 족삼음 양명으로 들어간다.
노두를 재거하고 쌀뜨물에 담가 사용한다. 윤조하려면 우유를 타쓰고, 위 가 허하면 황토로 초해 쓴다.
복숭아, 오얏, 숭채, 참새고기를 기(忌)한다.
옛날에는 창출, 백출이란 이름이 없었는데 도홍경이 처음으로 구분하였다.
▲ 창출(蒼朮)
감온능발한(甘溫能發汗) 제습관중장가한(除濕寬中瘴可捍): 창출은 달고 온하며 땀을 잘내고, 제습하며, 속을 편하게 하며 장기를 막을 수 있다.
족양명, 태음, 수태음, 수양명, 수태양으로 들어간다.
찹쌀뜨물에 담가 기름을 뺀다.
백출과 동일하게 복숭아, 오얏, 숭채, 참새고기를 기(忌)한다.
웅장하게 상행하는 약이다.
김용훈 원장(남산당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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