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장부의 주된 기능•기경팔맥•오수혈 각각의 象부터 이해해야
동국대LA 윤동원 교수(가야한의원)는 최근 『사암(舍岩)의 사고(思考)』란 신간을 출간했다. 이 책은 『사암도인침구요결』 행간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해 사암침을 공부하는 후학들의 견해를 넓히고 임상에 더 도움이 되기 위해 집필됐다. 본지는 윤 교수가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정보에 대해 공유하고자 칼럼 연재를 결정했다. 다음은 그가 보내온 첫 번째 글이다. <편집자주>
사암침법을 계속 공부하다 보면 『사암침구요결』에 일반적으로 정해진 정승한열격을 활용하는 침 처방도 많이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처방도 40%정도 있다.
더욱이 이 책에는 해당 증상에 대해 치료 혈위만 있고 어떻게 진단하고 혈위를 선택했다는 설명이 거의 없을 뿐 더러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을 모두 적용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혈위 조합이 있어 더욱 공부의 진행을 막곤 한다.
▲ 각궁반장
요법: 담실(膽實)이니 속골 사(瀉) 양곡 보(補).
신체의 뒤틀림은 수(水)와 화(火)의 불균형 상태로 목실(木實) 증이다. 이는 상(象)으로 진단한 사례이다. 목실의 상이 조성된 것은 심과 방광의 상합관계이며 수실 때문이다. 따라서 수생목을 억제(抑制)하기 위해 사(瀉) 방광수(水)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토가 필요하므로 보(補) 양곡 화(火)하여 증토 삼리하였고 목(木)혈인 속골은 각 경의 경락이 시작하는 혈로서 경기 시작혈인 속골을 사하여 방광경기를 근원적으로 억제한다.
또한 담은 주골(관절)하며 뒤틀림은 근의 비정상 위(位)이며 대맥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양곡(화(火))을 보하면 화생토(火生土)해 토혈(土穴)인 삼리를 생(生)하는 동시에 화극금(火克金)으로 금혈(金穴)인 상양과 지음을 극(克)하여 금생수에 의한 통곡을 억제한다.
속골을 사하면 목극토가 억제되어 위중이 보강된고 위중이 통곡을 극하여 삼리를 생(生)해 토극수(土克水) 즉 관(官)의 역할을 하므로 정격의 의미를 갖는다.
각궁반장이란 토(삼리)의 부족으로 담실이 됐다고 본 것이다. 방광은 주근(主筋)하며 대맥은 주골(主骨)의 기능을 각각 수행한다. 관절에 근이 부착돼 정상적인 인체의 균형을 유지한다. 대맥은 십이경을 결속해 정상적으로 경기(經氣)를 유지한다.
또한 대맥은 요협을 중심으로 결속(結束)한다. 관절 환자의 관절변형 증세는 담기(膽氣)의 이상도 포함된다. 대맥이 요협에 있다 하여 그 부위만 유지시키는 게 아니라 수지, 족지 끝에서 두상(頭上)까지 그 영향을 받는다.
▲ 장부의 주기능 이해
각궁반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단 각 장부의 주된 기능, 기경팔맥, 오수혈이 만드는 목, 화, 토, 금, 수 각각의 상(象)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 같은 기초 지식이 있어야 방대한 사암도인의 진단법을 이해하는 단초가 된다.
- 위 주혈(主穴): 이는 간에 저장된 혈액을 온몸으로 순환(循環)하는 것은 위의 기능이라는 뜻이다.
- 대장 주진(主津): 간에 저장된 혈을 진으로 변환해 이 진액을 온몸에 분포하게 한다. 피부가 건조하거나 변비 등과 관련된 진(津)을 주관하는 부는 대장이다.
- 방광 주근(主筋): 양수(揚水)가 부족하면 사지불수가 된다. 양수란 방광수를 말하는 것으로 방광의 양수가 근을 자윤하지 못하면 근 기능이상을 초래한다.
- 소장 주액(注液): 소장이 전신의 액(관절낭의 활액 등)을 주관한다. 오십견 증상에 소장경을 이용하는 것은 여기에 근거한다. 노년에서 많이 나타나는 무릎통증은 같은 활액의 문제로 소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심포 주맥(主脈): 심포는 맥이 안정적으로 뛰게 한다. 부정맥 등 심장의 물리적인 활동이 심포의 기능에 속한다.
- 삼초 주기(主氣): 인체의 항상성, 교감 및 부교감 신경은 삼초가 주관한다. 삼초와 상합관계에 있는 폐는 호흡시 외기를 몸 안으로 흡인하고 삼초는 이를 각 세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 담주 골(骨): 여기서 골은 관절의 기능을 의미한다. 근과 골을 인대의 기능으로 나타난다. 음장은 간주근, 신주골이며 양부의 담주골, 방광주근은 상호표리관계로 근과 골의 기능이 유지됨을 알 수 있다.
▲ 각궁반장 치료와 관련 경락•혈 분석
담실은 관절이 휘었다는 상(象)을 진단근거로 삼은 것이라 위에서 설명했다. 이는 방광경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필자가 방광경을 분석한 표를 근거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본다.
각궁반장은 직접적으로 방광경상의 문제로 방광과 상통관계에 있는 심장, 상합 관계에 있는 폐를 동시에 살펴야 한다. 그 안에 현재 속골과 양곡이 있는지를 찾는다. 속골은 방광경의 목혈로 목혈을 사하면 방광경기인 수(水) 자체를 억제한다.
목혈은 그 경혈의 시작이다. 모든 목혈은 양경, 음경 모두 상관이 없이 목혈에서 경기가 시작한다. 위에서 설명했듯 속골을 사하면 방광경기를 억제하며 동시에 토를 극하던 목이 줄어들어 토가 증가한다.
그러나 이 토는 방광경 만의 토로 양경의 토의 토인 삼리를 보완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토를 극대화하는 방식이 된다. 이를 위해 보 양곡해 생 삼리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삼리가 방광경의 토혈인 위중을 도와주는 것. 이후 위중이 수혈인 통곡을 극하게 되는 것이 가능해 진다(토극수). 이로써 방광경의 수와 토가 균형이 맞게 되는 것이다.
위 그림은 방광경을 중심으로 한 정격과 승격에 대한 설명이다. 『사암도인침구요결』에서 소개돼 있는 정승격을 떠난 변형도 상합상통관계를 이용하면 그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적색선은 상통, 청색선은 상합, 실선은 각 장부의 상합, 상통, 표리, 상교, 교통 등의 관계가 있음을 보여줌. E는 earth토, F는 fire로 화, Wd(wood) 목, Wa(water) 수를 각각 의미한다.
위 그림을 보면 폐, 대장 기능은 있으나 금상이 없다. 이는 폐, 대장은 모두 금으로 기능은 있지만 금상이 없다는 말은 장부의 고유 기능만이 있고 상합에 의해 발생하는 상이 없는 것이다.
각궁반장에 사용한 혈자리는 모두 양경의 혈자리로 양경의 문제에 양경의 혈자리만 사용했다. 이는 표병에 속하기 때문이다. 만일 리증으로 발전한다면 음경의 혈자리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
심장과 방광의 상한은 계지탕, 폐와 방광의 상한은 마황탕을 쓰는 것과 같다. 리병의 경우, 심장병은 방광과 심장의 관계로 때놓을 수 없는 관계다.
<오수혈의 장부관계 (상합)>
오수혈 |
장(腸) |
|
부(腑) |
오행적 특징 |
井穴 |
肝(乙) |
大腸(庚) |
金 |
|
滎穴 |
心, 心包(丁) |
膀胱(壬) |
木 |
|
輸穴 |
脾(己) |
膽(甲) |
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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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穴 |
肺(申) |
三焦, 小腸(丙) |
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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合穴 |
腎(癸) |
胃(戊) |
火 |
이 표는 상합과 상통만 봐도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는 뜻이다.
근이 과하게 척추관절을 당기고 있기 때문에 골이 뒤틀린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일반적인 중풍은 목상의 문제, 즉 근의 문제가 생긴다. 중풍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기허증은 방광과 상통관계에 있는 폐와 관계 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방광경 하나만의 문제라 생각하면 상통관계인 폐의 문제를 보지 못해 중풍환자의 기허증상 원인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상통은 영추에서, 상합은 소문에서 각각 언급돼 있다.
윤동원 교수(동국대LA, 가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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