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약재 연구에 전념해오고 있는 안덕균 (전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수)교수가 기존의 교과서나 처방집에서 다루지 않았던 132종의 새로운 약초들에 대한 효능과 응용법을 체계적이면서 과학적으로 담은 ‘안덕균 교수의 한국약초 처방가이드’를 최근 출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안 교수는 이미 황무지나 다름없는 한국 본초학의 기틀을 마련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60여 년 가까이 전국 산야를 방방곡곡 산행하면서 직접 채집하고 촬영한 우리나라 약용자원식물을 집대성한 <韓國本草圖鑑(1998)>과 <臨床韓藥大圖鑑(2012)>을 출간해 한국 본초학계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학문적 업적을 남긴 바 있다.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약물 연구에만 매진, 많은 후배들의 귀감이 되기도 해왔다.
<한국약초 처방가이드>에 게재된 약초들은 기존의 한의과대학 교과서나 임상처방서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미이용 자원들을 수록한 것으로, 누구하나 거들떠보지 않는 들풀이지만 대부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야초이며 그중에는 임상가에서 빈용되는 약재들보다 더 우수하거나 동등한 효능을 나타내는 것들도 있어 한의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책에는 현대인들에게 점점 더 확산되어 가는 심(心)·뇌질환에 탁월한 ‘은행나무잎’을 비롯 난치병으로 알려진 통풍 치료제 ‘취오동’, 결석 질환에 신속성과 경제성을 보이는 ‘연전초’, 경추·디스크에 탁월한 ‘명자나무열매’, 면역 감퇴에 현저한 공효를 나타내는 ‘교고람’, 피부미용에 현저한 ‘적설초’, 당뇨병에 유효한 ‘고과’, 변비에 즉시성을 보이는 ‘번사엽’, 불면에 ‘힐초’ 등이 수록돼 있다. 또한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약용기록이 없는 ‘망초’, ‘감태’, ‘황칠’에 대한 약명 및 효능을 체계적이며 과학적으로 검증한 결과와 임상 효능도 함께 게재됐다.
특히 處方에 있어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실험 데이터를 마련하기 위해 적지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오랜 기간 동안 연구와 임상을 병행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압축, 고전의 임상 효능을 근간으로 현대인들에 맞는 용량과 처방으로 재구성하여 약재 하나 하나가 구체적으로 어느 질환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냥 먹으면 좋다가 아니라 왜 먹어야 하는지 효능의 분석, 치료처방의 혁신적인 창방(創方)으로 病苦에서 신음하는 이들에게 치료의 신속성과 저비용 고효율에 대한 고민과 해결방안도 함께 모색했다.
한의학에 대한 고전을 중심으로 새롭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글은 글대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흡인력이 될 것이며 또한 삽입된 안 교수의 약재 실물사진은 여타 본초서와 그 格을 달리하고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생생한 心象을 갖게 해줄 것이다.
안교수님은 한국 식약공용품목(190여개)이 너무 많아 한약 처방과 유사한 ‘건강기능식품’ 제품들이 최근들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은 한약의 발전을 가로막는 하나의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에서는 한의계와의 논의를 통해 식약공용품목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한약=치료약’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이 韓醫學徒에게는 친절한 교과서, 家庭에서는 건강관리 지킴이, 自然探究者에게는 특별한 생태도감, 韓醫師에게는 진료책상에 놓고 두고두고 펼쳐 볼 참고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조홍건 원장(옛날한의원, 전 友草學會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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