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이라고 하면 단순 통증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생명 위험 및 장애 유발, 삶의 질 저하와 연관된 주요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질환은 장기간 고요산혈증에 따른 요산 결정이 체내에 축적되어 시작하고 만성 결절 통풍으로 진행되면 만성 관절염, 만성신장병, 죽상경화증,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복부비만 등의 대사증후군과 동반해 생명에도 위험한 무서운 병이 된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 보건복지부 및 한국한의학진흥원에서 발행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근거해 통풍에 대해 알아본다.
▲ 통풍이란?
대표적인 대사질환인 ‘통풍(Gout)’은 퓨린(purine) 대사의 최종 산물인 요산 축적으로 고요산혈증(hyperuricemia)이 발생, 요산염(urate)이 관절 윤활막(synovial membrane), 연골, 연골하골(subchondral bone) 및 관절 주위 조직과 피하조직에 침착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며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관절염과 대사증후군과도 관련이 높다.
초기엔 국소 부위의 발작적 통증과 발열, 종창을 일으키는 관절염이 반복되다가 발열, 오한, 두통 등 전신적인 증상이 동반되고 만성화되면 관절 변형 및 통풍결절이 발생하며 신장질환이나 요산결석증 등으로 발전한다.
▲ 한의학적 해석
한의학에서는 비증을 풍·한·습 등의 원인에 따라 각각 행비(行痺)·통비(痛痺)·착비(着痺)등으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통풍은 통비(痛痺)에 속하며 ‘통증이 아주 심하다’는 의미의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라고도 했다.
통풍의 원인은 풍담, 풍열, 풍습, 혈허와 혈기, 담화 및 외풍 등 외감육기(外感六氣) 및 혈수열(血受熱) 후 취냉(取冷), 허한, 한기승(寒氣乘) 등 한기, 음주, 식육후미(食肉厚味), 성급작노(性急作怒), 노력(勞力), 주색 등 음식섭취, 섭생의 실조 등 다양하다.
▲ 증상 및 병증의 진행
▷빈발하는 곳: 엄지발가락 근저부 관절, 발등, 발목관절, 발꿈치힘줄(Achilles tendon), 무릎관절, 손등, 손목관절, 팔꿈치 등이며 어깨관절, 엉덩이관절, 척추 등에서는 드물다.
▷합병증: 요로결석(urolithiasis), 심장병(심근경색) 등이 나타나며 간혹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동반한다.
▷증상: 초기 주로 엄지발가락 근저부 관절에 발병하며 돌발적 통증과 함께 붉게 부어 오른다. 심한 경우 스치기만 해도 아프고 온몸에서 열이 나지만 4~5 일 지나면 통증과 붓기가 해소되며 피부가 검붉게 변색되면서 약간의 낙설(落屑)을 남기고 관절기능도 완전히 정상화된다.
침습이 끝난 뒤엔 외견상 완전히 건강하게 보이고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을 유지하게 되나 대개 1년쯤 지난 후 돌연히 발작이 나타나고 점차 발작의 간격이 단축된다. 6~7년이 지나면 귓불에 둥근 콩알 같은 딱딱한 응어리가 생기는데 자세히 보면 피하에 흰 분필가루 같은 것이 굳어져 있고 경우에 따라서 이것이 밖으로 나올 때가 있다.
▲ 증상별 치료법
통풍 치료는 크게 풍열습형, 담어비조형(痰瘀痺阻型), 급성통풍 등으로 나눠 치료한다.
▷풍열습형-①증상: 급성 관절염기에 해당하며 관절의 통증이 극심하고 작열감, 발적, 종통이 뚜렷하며 굴신이 곤란하다. 전신발열을 수반하며 소변황, 대변건조, 설홍태황(舌紅苔黃)하다.
득냉(得冷)하면 완화되고 과열하면 심해진다. 풍열이 편승하면 발열, 구갈, 한출(汗出), 인후종통, 설홍, 태박황 혹은 황조, 맥이 부삭해진다. 습열이 편승하면 흉완번민(胸脘煩悶), 신중(身重), 하지부의 심한 종통, 설태황, 맥이 활삭하다.
②치료: 거풍청열제습을 목표로 침구는 대추(GV14)·신주(GV12)·곡지(LI11)를 위주로 한약은 팔정산 및 당귀점통탕 등을 사용한다.
▷담어비조형-①증상: 관절 기형의 만성 관절염기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통처고정, 베틀의 북 모양으로 부어오르며 활동이 불리하고 피하에 결절이 있다. 면색(面色)은 조금 검은 편이며 흉부에 작통감(刺痛感)이 있고 배뇨시 허리가 땅기며 틀리는 것 같은 통증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순설(脣舌)은 암홍(暗紅)하며 맥은 세삽(細澁)하거나 현긴(弦緊)하다.
②치료: 거어화담(祛瘀化痰), 익신양심(益腎養心)을 목적으로 침구: 격수(BL17), 혈해(SP10), 비수(BL20), 내관(PC6), 방광수 (BL28)를 위주로 사용하며 약은 소풍활혈탕 및 진통산 등을 증상에 맞게 사용한다.
▷급성 통풍–먼저 통처를 사혈하고 주위의 경혈과 순경취혈을 기본으로 한다. 단 통처에 따라 다음 혈자리를 사용한다.
- 견부(肩部): 견우(LI15)·곡지(LI11)·거골(LI16)·견정(GB21)
- 주부(肘部): 수삼리(LI10)·곡지(LI11)·소해(HT3)·척택(LU5)
- 완부(腕部): 합곡(LI4)·중저(TE3)·내관(PC6)·양지(TE7)·대릉(PC7)
- 무지(拇指): 합곡(LI4)·어제(LU10)·내관(PC6)
- 고부(股部): 환도(GB30)·팔료혈(BL31-34)·풍시(GB31)·위중(BL40)
- 슬부(膝部): 족삼리(ST36)·음릉천(SP9)·양릉천(GB34)·슬안(EX-LE5)
- 각부(脚部): 곤륜(BL60)·상구(SP5)·해계(ST41)
- 무지(拇趾): 은백(SP1)·태백(SP3)·행간(LR2)
- 오행침요법: 통곡(KI20)·협계(GB43)를 보(補)하고, 상양(LI1)·규음(GB44)을 사한다.
▷한약 처방: 한편 표준임상진료지침 작성팀의 설문조사결과, 한약처방내용으로는 급성 통풍 환자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보험 제제는 황련해독탕(53.6%)이며, 비보험 제제는 소풍활혈탕(11.7%), 주 사용 탕약은 소풍활혈탕(48.2%)으로 각각 나타났다.
만성 통풍 환자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보험 제제 역시 황련해독탕(26.6%)으로 조사됐고 비보험 제제는 소풍활혈탕 (9.3%)으로 조사됐다. 이외 무증상성 고요산혈증 환자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보험 제제는 오적산(26.0%)이었으며 비보험 제제 역시 오령산(14.9%), 탕약은 소풍활혈탕(29.7%)이 각각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왔다.
▷기타 치료법: 통풍은 급성 발작 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심한 통증 때문에 상당한 괴로움을 유발하는 질환인 만큼 통증 해소가 가장 시급하다.
환자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할 때 고삼을 미세한 분말갈아 95% 이상의 알코올로 반죽해 떡을 만들고 이를 환부에 붙이고 압박붕대로 감싸 주면 효과가 있다. 주의할 점은 알코올이 증발하면 바로 붕대 위에 알코올을 뿌려줘야 한다.
▲ 환자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통풍 환자들은 식이 습관이나 생활방식, 운동습관, 체형, 취향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치료지침보다 환자 특성에 따른 개별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양방에서 사용하고 있는 통풍 관리지침(2020 ACR Guideline for Management of Gout)에서는 다음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통풍 환자: ①알코올 섭취 제한을 조건부로 권장. 근거수준 Low. ②퓨린 섭취 제한을 조건부로 권장. 근거수준 Low. ③탄산음료 등에 설탕대신 사용하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 제한을 조건부로 권장. 근거수준 Very low. ④비타민 C 보충제를 추가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근거수준은 Low.
-통풍+과체중/비만 환자: 조건부로 체중 감량을 권장. 근거수준 Very low.
조남욱 기자(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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