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들이 우리 생활 주변에서 친숙한 한약 소재의 항바이러스·항염 효능을 잇달아 과학적으로 밝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최근 최근 한의약융합연구부 김태수 박사 연구팀이 할미꽃 뿌리인 한약재 백두옹의 알레르기 비염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미꽃은 전통적으로 뿌리 부분을 약초로 사용하는데, 뿌리를 캐 햇볕에 말린 것을 백두옹(白頭翁)이라 부른다.
백두옹은 해독 효능이 있어 염증 완화, 지혈, 지사(止瀉·설사를 멈추게 함)약으로 사용됐다.
연구팀이 백두옹 추출물을 알레르기 비염 동물 모델에 경구투여한 결과, 대표적인 알레르기 비염 증상인 코 문지르기, 재채기 횟수가 대조군보다 각각 최대 38%·35%씩 개선됐다.
코 안(비강) 상피조직 두께도 최대 24% 감소했고, 코 점액을 생성하는 술잔세포 수도 최대 49% 감소했다.
김 박사는 앞선 연구에서도 치자 추출물이 면역 반응을 조절해 알레르기·염증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천연 색소로 활용되는 치자 열매는 해열·지혈·소염 등 효능이 있어 한약재로 쓰인다.
연구팀은 노란 색소를 제거한 치자나무 추출물을 아토피 피부염 동물모델 피부에 발라 알레르기 개선 효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아토피 피부염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증가했던 혈중 염증 관련 인자가 감소했고, 비장·림프절 조직의 알레르기·기생충 등 병원체 면역반응에서 중요한 Th2 세포 활성이 대조군 대비 평균 49.1%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김태수 박사는 “친숙한 한약 소재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분석했다”며 “식물 추출물 연구를 통해 부작용이 적은 천연 치료제를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의학연에서는 한약재인 초두구의 추출물 ‘카다모닌’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확인하고, 한약재 열처리 온도·횟수·시간을 표준화해서 숙지황 약효를 증진하는 현대화 가공 기술을 개발하는 등 과학적 연구를 통한 항염·항바이러스 효능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의학연 권선오 박사는 “초두구는 찬 기운 때문에 나타나는 가슴·배의 통증, 구토 등을 치료하는 용도로 활용된다”며 “초두구 추출 성분이 코로나19 예방·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연 관계자는 “한의약의 감염병 치료 효능과 항염증·항바이러스 효능을 과학적으로 실증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양한 신·변종 감염병 예방·치료 한약 소재를 발굴해 과학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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