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진료비를 현금으로 내는 환자들이 거의 없어요. 물가는 오르는데 보험빌링을 해도 받는 진료비는 거의 오르지 않아 고민이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요즘 본지로 이런 문의전화가 걸려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실 많은 한의사들이 보험사와의 계약 기간과는 무관하게 최초 계약한 것과 동일한 진료비를 받고 있다. 이는 HMO나 PPO 보험 모두에 해당된다.
더구나 물가가 급등하면서 보험사 운영이 힘들다는 이유로 주택보험, 자동차보험, 건강보험 등 모든 보험사가 보험비를 인상하고 보험사 직원들의 임금 역시 인상했다.
이유는 물가가 상승, 생활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 설명하고 있지만 정작 한의사 등 의료서비스 제공자에게 지불하는 비용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지불을 거절하거나 진료비를 깎기 위한 협상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의사는 이 같은 불공정 행태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어떤 방식으로 세울지 알아봤다.
기존에 보험빌링을 하지 않았던 한의원들도 최근 들어 현금을 쓰지 않으려는 환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빌링을 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빌링을 해도 급등하는 물가만큼 진료비는 오르지 않아 많은 한의원들의 경영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에 본지는 어떻게 하면 좋을 지에 대해 알아봤다.
▲ 한의원 운영의 현실
보험환자를 취급하는 한의원이 수익을 늘리는 방법은 보험환자를 많이 보는 것이다. 이때 제한된 진료 인원과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진료실의 개수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환자를 처리할 수 있는 임계점에 달하면 수익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인플레이션은 항상 증가하는 동시에 고용인이 있다면 임금 역시 상승할 수밖에 없다. 당장 수익이 는다고 해도 결국 한의원의 순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보험환자를 더 이상 보지 않고 현금을 내는 환자만 보든지 진료 수가를 높이는 선택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 보험사의 비즈니스 모델 이해하기
건강보험사의 수익은 보험혜택에 가입하는 구매자로부터 나온다. 지출은 보험사 직원의 임금과 각종 운영비 등이다. 이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의료서비스에 대한 지출일 것이다.
최대의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의 경우, 수익은 최대화하고 지출은 최소화하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다. 최근 코비드 이후 각종 생활비 및 물가가 상승으로 인해 상승한 운영비 부담을 서비스 제공자, 즉 한의사 및 각종 의료인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각종 이유를 들어 각종 보험료는 높여 받고 있지만 최근 많은 한의사들이 경험하고 있듯, 비용 지급이 코비드 이전에 비해 확연하게 늦어지고 있거나 이전에는 잘 나오던 진료비를 보험사가 각종 이유를 들어 지불을 거부하고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협상을 강요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 진료비 인상 요청 전략
협상이란 먼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대에게 잘 설득할 수 있거나 들어주지 않은 수 없도록 해야 성공할 수 있다. 문제는 한의사가 원하는 진료비 인상은 협상 대상인 보험사의 경우, 가장 피하고 싶은 부분이기 때문에 그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 인상의 이유를 정당화해야 한다.
최선의 협상을 위한 준비는 △서비스의 가치 계산 △협상을 원하는 보험사와 비슷한 조건의 보험사의 보험료 비교 등이다.
서비스 가치계산은 한의원의 서비스가 다른 서비스에 비해 장점이 있는 부분을 설명하는 것으로 보험사가 의료서비스 비용 인상을 허용해야 할 이유를 주는 부분이다. 특히 보험사에 자신이 높은 티어에 있거나 특별한 제재를 받은 경우가 없다면 이를 어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유사 보험사의 비용 비교는 예를 들어 PPO 플랜의 경우, 교통사고 보험 시 서비스 비용, 직장상해보험 수가 등 각 보험사의 지불액 기준(fee schedule)을 제시하라는 얘기이다. 이에는 현재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증가한 지출, 예를 들어 최근 한의원 렌트, 고용인 임금 등 상승분을 정확하게 제출하는 것도 포함된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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