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이 최근 발표한 2025-26 회계연도 예산 수정안에 따라, 주정부는 메디칼(Medi-Cal) 프로그램에서 침술(acupuncture) 혜택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침술을 정기적으로 이용해 온 수십만 명의 저소득층 주민들과 커뮤니티 단체, 의료 제공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정부는 약 12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 적자를 메우기 위해 필수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는 보건 복지 항목을 우선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침술 혜택이 삭제될 경우, 2025-26년 회계연도에만 약 540만 달러, 이후 매년 약 1,310만 달러에 달하는 일반기금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침술 관련 단체들은 이러한 예산 절감 조치가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의료 시스템에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침술은 만성 통증, 스트레스, 불면증, 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증상을 약물 없이 완화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특히 오피오이드 진통제 남용 문제가 심각한 미국 내에서는 대체 치료로 각광받아왔다.
지난 5월 27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는 수백 명의 시민들이 모여 침술 혜택 유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한 노인은 “약은 부작용이 많고, 병원 갈 형편도 안 되니 침술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것마저 빼앗는 건 생명줄을 끊는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아시아계 입법자 모임(CA Asian Pacific Islander Legislative Caucus)도 이 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침술은 단순한 의료 행위가 아니라,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문화와 전통이 깊이 스며든 치료 방식”이라며, “정치적, 재정적 고려만으로 삭제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작년에도 뉴섬 주지사는 침술 혜택 삭감을 추진했지만, 여론과 입법자들의 반대로 결국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침술 혜택은 메디칼 항목에 재포함되었고, 이를 통해 약 50만 명의 저소득층 환자들이 침술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유사한 정치적 논의가 예고된다. 주의회는 6월 15일까지 최종 예산안을 확정해야 하며, 침술 삭감 여부는 그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침술 제공자들과 옹호 단체들은 현재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일반 시민들이 change.org를 통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동시에, 지역구 상·하원 의원들에게 전화나 이메일로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의 ‘풀뿌리 캠페인’도 확산되고 있다.
의료 평등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캘리포니아 환자 권리 연합’(California Patients’ Rights Coalition)은 성명을 통해 “이번 침술 혜택 삭감은 예산 절감이라는 이름 아래 가장 취약한 계층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침술은 필수 의료”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예산 위기의 해법이 어느 방향으로 귀결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 침술 혜택 문제는 보건 정책과 사회 정의를 둘러싼 중대한 시금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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