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퇴행성 뇌질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파킨슨병이 대표적인 고령층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운동 기능뿐 아니라 비운동 기능까지 폭넓게 영향을 미쳐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최근 4년간 약 13%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12만 명대였던 환자 수는 2024년 약 14만 명 중반으로 증가했으며,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이러한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색질’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면서 발생한다. 도파민은 신체의 움직임을 조정하는 핵심 신경전달물질로, 해당 신경세포가 60-80% 이상 파괴된 이후에야 대표적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초기 증상이 단순 피로 또는 노화 현상으로 오인되며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파킨슨병의 주요 운동 증상으로는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증, 손발 떨림(진전), 근육의 경직, 균형 장애 등이 있다. 걸음걸이가 짧아지거나 종종걸음을 보이는 보행 변화, 말의 속도 저하 및 목소리 약화, 표정이 굳어 보이는 ‘가면양상’ 역시 파킨슨병을 의심해야 하는 중요한 징후다.
운동 증상만큼 주목해야 할 요소는 비운동성 증상이다. 파킨슨병은 우울·불안, 인지기능 저하, 렘수면행동장애를 포함한 수면장애, 배뇨장애, 변비 등 다양한 비운동성 증상이 함께 나타나며, 이러한 변화가 누적되면서 환자의 전반적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 조절과 기능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양방적 치료의 핵심은 약물치료로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거나 도파민 신호를 강화하는 약제를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춰 조합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본 파킨슨병과 보완적 치료 접근
한의학에서는 파킨슨병을 단일 질환명보다는 환자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을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바라본다. 서동증, 진전, 근육 경직, 보행 장애와 같은 운동 증상뿐 아니라 수면장애, 우울·불안, 변비, 피로, 인지기능 저하 등 비운동성 증상까지 함께 고려해 변증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으로는 진전(震顫), 경풍(痙風), 위증(痿證) 등의 범주에서 접근하며, 노화에 따른 간신(肝腎) 기능 저하, 기혈 부족, 담탁과 어혈의 정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에게 흔히 동반되는 불면, 변비, 소화 기능 저하, 무기력감 등은 한의학적으로도 질환 악화 요인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증상은 운동 기능 저하를 가속화하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초기부터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가 많다. 실제로 국제 신경학계에서도 파킨슨병의 비운동성 증상이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의학적 치료는 약물치료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적 관리의 관점에서 활용된다. 침 치료, 전침, 뜸, 부항 등의 치료는 근육 경직과 통증 완화, 관절 가동성 유지, 보행 시 부담 감소를 목표로 시행되며, 일부 연구에서는 이러한 중재가 파킨슨병 환자의 경직이나 통증, 기능적 불편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특히 경직과 통증이 동반된 경우 환자의 주관적 증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수면장애, 우울·불안, 자율신경계 증상, 변비 등 비운동성 증상을 치료 목표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는 파킨슨병 환자의 전반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약물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는 데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변비나 소화불량이 지속될 경우 체력 저하와 약물 흡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소화기 기능을 함께 조절하는 접근이 중요하다는 점도 임상에서 강조된다.
한약 치료는 환자의 체력 상태와 증상 양상을 고려해 변증에 따라 처방되며, 장기간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경우 복용 중인 약물과의 병행 여부를 신중히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의과와 한의과 간의 정보 공유와 협진이 중요하며, 급격한 증상 변화나 새로운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신경과 전문의의 평가가 우선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파킨슨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조기 진단과 다학제적 접근을 꼽는다.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운동·재활치료를 병행하고, 필요에 따라 한의학적 치료를 보완적으로 활용할 경우 기능 유지와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파킨슨병 치료의 목표는 완치가 아닌,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일상생활의 자립성과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치료를 병행하면 근력 유지, 유연성 향상, 균형 능력 개선에 효과적이다. 걷기·수영·스트레칭과 같은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전문 물리치료 및 재활 프로그램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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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근거 및 참고 자료
- 파킨슨병 역학·질환 특성 근거: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Parkinson disease – Fact Sheet → 파킨슨병이 고령화와 함께 증가하는 대표적 신경퇴행성 질환이며, 운동·비운동 증상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명시.
- National Institute on Aging (NIA, NIH) Parkinson’s Disease Overview →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 운동 증상(서동·진전·경직)과 비운동 증상(수면, 우울, 변비 등)의 중요성 기술.
-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파킨슨병 진료 통계 → 국내 환자 수의 지속적 증가 및 고령화와의 연관성 근거.
- 비운동성 증상의 중요성 근거 Chaudhuri KR et al. Non-motor symptoms of Parkinson’s disease (The Lancet Neurology) → 비운동성 증상이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 저하에 핵심적이며, 치료에서 반드시 함께 관리해야 함을 제시.
- Aarsland D et al. Neuropsychiatric symptoms in Parkinson’s disease (Movement Disorders) → 우울, 불안, 인지 저하, 수면장애의 임상적 중요성 입증.
- 침 치료·한의학적 중재의 보완 효과 근거 Lee SH et al. Acupuncture for Parkinson’s disease: A systematic review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 → 침 치료가 경직, 통증, 일부 운동 기능 지표에서 보완적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
- Zeng BY et al.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and Parkinson’s disease (Journal of Neuroimmune Pharmacology) → 침·한약이 도파민 신경계 보호, 염증 조절, 증상 완화에 잠재적 보조 효과를 가질 수 있음을 보고.
- Kim TH et al. Electroacupuncture for Parkinson’s disease: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 전침이 경직·보행 안정성·통증 완화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보였다는 임상 연구.
- ※ 다수 연구에서 **“약물치료 병행 시 보완 효과”**로 한정하여 기술됨.
- 한의학적 변증 접근의 근거 『동의보감』, 『내경』, 『상한론』→ 진전(震顫), 경풍(痙風), 위증(痿證) 등 고령기 신경·근육 기능 저하에 대한 전통적 병리 개념 제시.
- 대한한의학회 / 대한한방내과학회. 노인성 신경계 질환의 한의학적 변증 가이드 → 간신허손, 기혈양허, 담탁, 어혈 등 복합 병리 모델 제시.
- 재활·운동 병행의 근거 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AAN) Practice Guideline: Treatment of Parkinson’s Disease → 약물치료 + 운동·재활 병행의 중요성 강조.
- European Parkinson’s Disease Association (EPDA) → 규칙적인 운동과 다학제적 관리가 기능 유지와 낙상 예방에 효과적임을 명시.
- 통합·병행 치료의 안전성 원칙 근거 NIH 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Health (NCCIH) → 침·한의학적 치료는 보완적 관리로 활용될 수 있으나, 기존 의학 치료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