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치주염이 심할수록 혈압이 상승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이스트맨 치과학 연구소(Eastman Dental Institute) 치주과장 프란체스코 다이우토 박사 연구팀이 26개국에서 총 25만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관련 연구논문 81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헬스데이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중등도(moderate) 이상 치주염은 고혈압 위험을 22%, 중증 치주염은 49%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치주염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평균 동맥압이 수축기 혈압(최고혈압)은 4.49mmHg, 이완기 혈압은 2.03mmHg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축기 혈압이 평균 5mmHg 올라가면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위험이 25% 상승하는 만큼 이는 절대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동맥압은 심실에서 혈액을 대동맥으로 펌프질해 내보낼 때 혈류가 대동맥의 벽에 미치는 압력이다.
전체적인 결과는 치주염과 고혈압 사이에는 치주염이 심할수록 고혈압 위험이 높아지는 이른바 ‘양(+)의 선형관계'(positive linear relationship)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또 치주염이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분석 대상이 된 논문 중 12편은 치주염의 치료가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봤다.
그중 5편에서는 치주염의 치료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축기 혈압은 3~12.5mmHg, 이완기 혈압은 최대 10mmHg 낮아졌다.
혈압이 정상인 사람조차도 치주염을 치료할 경우 혈압이 더 낮아졌다.
치주염이 고혈압 위험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치주염이 전신의 염증으로 번져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다만 고혈압이 치주염의 위험 요인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심장 전문의 그레그 포나로 박사는 치주염이 고혈압의 단순한 ‘표지'(marker)인지 ‘매개체'(mediator)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치주염과 고혈압 사이의 연관성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치아 관리가 구강 건강 이외의 혜택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치주염이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조직과 뼈가 치석 속에 들어있는 박테리아에 의해 파괴되는 잇몸 질환이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심장학회(ESC: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지 ‘심혈관 연구'(Cardiovascular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다./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