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무더위에 땀이 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체온을 낮추려면 땀을 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성인이 화씨 100도를 넘나드는 여름 날씨에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한다면 최대 2∼3ℓ까지 땀이 배출될 수 있다.
하지만 별다른 신체활동이 없는 데도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과 같은 신체 일부분에서 필요 이상으로 땀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다한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다한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원발성 다한증과 다른 질환에 의해 유발되는 속발성 다한증으로 나뉜다.
원발성 다한증은 흉강이나 복부에 존재하는 교감신경의 기능이 과잉 항진돼 유발되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주로 두피나 안면, 손바닥, 겨드랑이, 발바닥 등에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속발성 다한증은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나 결핵, 당뇨병과 같은 전신 질환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따라서 다한증을 치료하고 싶다면 원발성인지, 속발성인지 먼저 진단을 받은 후 치료 방법을 정해야 한다.
다한증은 무엇보다 손이나 겨드랑이, 발 등 신체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많은 땀이 나기 때문에 생활의 불편을 넘어 대인관계 기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발 다한증의 경우 손이나 겨드랑이처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다른 부위보다 생활에 불편한 점이 많다. 신발을 신으면 통풍이 안 돼 조금만 활동해도 냄새가 심해지거나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이 동시에 발생하는 탓이다.
하이힐이나 슬리퍼를 신기 어려울 정도로 발바닥에 땀이 많이 나 미끄러지기도 환자들도 있다. 환자 중 상당수는 수족냉증을 함께 겪으면서 날이 추워지면 동상에 걸린 것처럼 발끝이 시려서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성수 교수팀이 한국 다한증 환자 222명을 조사해 국제학술지(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다한증 환자의 우울증 정도는 일반인보다 높았다. 특히 여성 및 안면 다한증 환자는 심한 우울증으로 정신과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태로 확인됐다.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적절한 증상 관리가 어려워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다한증 치료에는 약물이나 이온영동치료, 보톡스 등의 보존적 치료가 먼저 고려된다.
바르는 약 중에서 초기 치료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염화알루미늄으로 주로 손, 발, 겨드랑이 등의 다한증에 적용한다. 증상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건조한 후 약을 바르고 수 시간 후에 씻어내는 방식이다.
먹는 약은 대개 항콜린성 약물로, 전신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사용한다. 만약 정서적인 원인이라면 진정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전류를 흘려보내 땀구멍을 막는 원리인 이온영동법은 전해질 용액에 치료 부위를 담글 수 있는 경우 활용할 수 있다. 주사 치료로는 보톡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약 3~6개월가량 효과가 있다
이런 비수술 치료가 효과가 없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중 내시경을 이용해 신체에서 땀이 많이 나는 부위와 관련이 있는 신경을 절단하는 교감신경 절제술은 가장 근본적인 수술치료법으로 꼽힌다. 비교적 수술이 간단하고 효과가 우수해 손이나 얼굴에 땀이 많이 나는 국소 다한증 치료에 효과가 좋다.
다만 발바닥 다한증에는 효과가 작고, 수술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땀 분비가 증가하는 ‘보상성다한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최근에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복부교감신경절제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내시경을 이용해 과잉 항진된 복부 교감신경을 절단해 줌으로써 기능을 정상화해주는 것이다.
이성수 교수는 “복부 교감신경 절제술은 발바닥 다한증에서도 완치에 가까운 치료가 가능하고, 수술 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으면서 보존적 치료보다 즉시 효과가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무엇보다 수술 부작용 중 하나인 보상성 다한증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치료의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