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심한 가려움과 반복되는 재발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기존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침 치료가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경희대한방병원은 최근 원내 한방피부과 김규석 교수가 경희대 한의대 박히준 교수와 함께 경증 및 중증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침 치료 유효성을 연구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해당 연구는 경희대 연구진이 수행한 단일기관 임상시험으로, 경증에서 중등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실제 침 치료군과 가짜 침(sham) 치료군을 무작위 배정해 효과를 비교했다. 참가자들은 4주간 총 8회 치료를 받았으며, 연구는 참가자와 평가자를 모두 가린 맹검 방식으로 진행됐다.
논문에 따르면 침 치료군은 치료 후 아토피 중증도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에서 플라세보군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특히 객관적 피부 증상과 가려움 등 핵심 증상에서 감소가 확인되며, 연구진은 “sham 치료를 넘어서는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자 체감 개선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 기준을 충족한 환자 비율은 침 치료군에서 더 높게 나타나, 실제 환자가 느끼는 증상 개선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는 또 침 치료 반응이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함께 지적했다. 일부 환자에서는 뚜렷한 호전을 보였지만, 다른 환자에서는 반응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전과 관련해서는 침 자극이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동시에, 가려움과 관련된 신경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시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제한된 규모의 단기간 연구라는 점에서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기 효과와 적용 대상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침 치료가 아토피 피부염 관리에서 보조요법을 넘어 하나의 치료 선택지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김규석 교수는 “환자마다 침 치료 반응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앞으로 환자의 개별 특성을 분석해 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상자를 미리 선별하는 ‘정밀 의학기반의 치료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히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표준화된 침 치료 프로토콜의 재현 가능성을 높이고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통합 한의학적 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향후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을 통해 아토피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최근 피부면역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임상과 실험 알러지(Clinical & Experimental Allergy)’에 게재됐다./자료=경희대 한방병원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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