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비탕(歸脾湯)은 전통적으로 기억력 저하, 불면, 만성 피로, 심신 허약 등에 쓰여온 대표적인 보신(補腎)·보기(補氣) 처방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최근 귀비탕이 인지기능 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의료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권승원·이한결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일본·중국 3개국에서 발표된 임상연구 15편을 종합 분석한 스코핑 리뷰(SCOPING REVIEW) 를 통해 귀비탕 및 가미(加味) 처방이 인지기능 저하 환자들에게 유의한 개선 신호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분석한 연구에는 총 555명의 환자가 포함됐으며, 대상 질환은 경도인지장애(MCI), 알츠하이머병, 뇌졸중 후 인지장애(PSCI), 알코올성 치매 등 다양했다. 귀비탕 또는 가미귀비탕을 4주에서 최대 9개월 투여한 임상에서
▲전반적 인지기능 점수 향상, ▲기억력·주의력 개선, ▲일상생활 수행능력 개선, ▲정서·행동 증상 완화 등 긍정적 변화가 다수 관찰됐다.
특히 일본에서 수행된 24주 무작위대조시험에서는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aMCI) 환자에게 가미귀비탕을 투여한 결과, 위약군은 악화된 반면 치료군은 ‘CDR-SB’ 점수가 개선되는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귀비탕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연구에서 소화기 불편감 등이 관찰됐으나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으며, 장기간 복용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고령 인지저하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안전한 처방으로 평가했다.
권승원 교수는 “그동안 귀비탕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임상 경험 차원에서만 언급되었으나, 이를 여러 국가의 임상연구를 종합해 체계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고령화 시대에 인지장애가 급증하는 만큼 귀비탕을 포함한 한의치료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질적 근거를 지속해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SCIE급 학술지 ‘Nutrients’(IF 5.0)에
‘인지장애 치료에서 귀비탕 및 변형 처방의 활용과 연구 현황: 스코핑 리뷰’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자료=경희대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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