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대표 퇴행성 질환인 요추 척추관 협착증은 보행 장애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해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질환이다. 한의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침·한약·추나 등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기능 회복을 도모하는 접근이 활용돼 왔으나, 이에 대한 대규모 장기 근거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의통합치료가 척추관 협착증 환자의 수술률과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유의미하게 낮춘다는 대규모 빅데이터 연구 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의 하원정 한의사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데이터를 활용해 요추 척추관 협착증 환자 약 17만 6천 명을 대상으로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한의통합치료의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해당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에 게재됐다.
17만 명 규모 장기 추적…수술률 18% 감소 확인
연구팀은 2015년 처음 협착증 진단을 받은 환자를 ‘한의치료 이용군’과 ‘비이용군’으로 구분해 치료 경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침·약침·추나·한약 등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진단 1년 이후부터 최대 4년까지의 추적 기간 동안 요추 수술률이 약 1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 환자에서 부담이 큰 수술을 지연하거나 회피하는 데 있어 한의치료가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마약성 진통제 사용 감소…약물 의존도 완화 가능성
약물 사용 양상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한의치료군은 비이용군 대비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처방률이 약 24% 낮았으며, 트라마돌을 포함한 전체 마약성 진통제 처방률 역시 약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의통합치료가 통증을 조절하면서도 약물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오피오이드 남용 문제와 관련해서도 주목할 만한 의미를 갖는다.
“비수술·비약물 중심 통증관리 전략으로서 의미”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통증과 하지 저림, 보행 장애 등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고령 환자에서는 수술 후 합병증 위험과 회복 부담이 크기 때문에 보존적 치료가 우선 권고된다.
그러나 기존 약물치료는 장기 복용 시 부작용이나 의존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에 대해 “한의통합치료는 단순한 통증 완화를 넘어 수술률 감소와 약물 사용 억제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통증 관리 수단으로서 임상적 활용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의통합치료 근거 확대…정책적 활용 가능성도
이번 연구는 대규모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장기 추적 연구라는 점에서, 한의통합치료의 효과를 실제 진료 환경(real-world data)에서 입증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척추질환 관리에 있어, 수술 중심 치료에서 벗어나 비수술적·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향후 추가적인 전향적 연구 및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와 기전에 대한 보다 정밀한 검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자료=자생한방병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