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관련 병리 변화가 이미 시작됐거나 신경세포 손상, 뇌 염증 반응이 나타난 고령자라도 염증을 적게 유발하는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한 연구에서 치매가 없는 60세 이상 성인 1865명을 평균 8.4년(최장 15.9년)간 추적한 결과, 건강한 식습관이 알츠하이머병 관련 혈액 바이오마커가 높은 고위험군에서도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타우(τ) 단백질이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되면서 진행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최근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혈액검사를 통해 병리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개발되면서 발병 이전 단계에서 생활습관을 개선하려는 예방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혈액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 변화를 반영하는 인산화 타우217(p-tau217), 신경세포 손상 지표인 신경섬유경쇄(NfL), 뇌 염증과 신경교세포 활성화를 반영하는 **교세포섬유산성단백질(GFAP)**을 측정해 치매 위험도를 평가했다. 이후 식습관과 치매 발생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식습관 평가는 ▲지중해식 식단(AMED) ▲건강식사지수(AHEI) ▲역염증식이지수(rEDII) 등 세 가지 지표를 활용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은 rEDII였다. 이는 식사가 체내 염증을 얼마나 유발하는지를 점수화한 지표로, 점수가 높을수록 염증을 덜 유발하는 건강한 식습관을 의미한다.
지중해식 식단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건강 식사법 가운데 하나로,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올리브오일을 주요 지방원으로 사용하며 생선과 해산물을 자주 먹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붉은 고기와 가공육, 버터, 정제 탄수화물, 당 함유 음료와 같은 초가공식품은 제한한다. 이러한 식단은 풍부한 식이섬유와 불포화지방산, 항산화 성분을 공급해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인지기능 유지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건강한 식단을 유지할수록 치매 위험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특히 항염증 식단을 잘 실천한 사람은 이미 알츠하이머병 병리 변화가 진행된 고위험군에서도 치매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 p-tau217 수치가 높은 사람은 치매 위험이 29%, NfL 수치가 높은 사람은 21%, GFAP 수치가 높은 사람은 27%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지중해식 식단과 건강식사지수도 치매 예방과 연관성을 보였지만, 항염증 식단은 이미 병리 변화가 시작된 고위험군에서도 가장 일관된 보호 효과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만성 염증이 신경염증을 촉진하고 아밀로이드 및 타우 병리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염증을 줄이는 식습관이 질병 진행을 늦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관찰연구인 만큼 식단과 치매 위험 감소의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연구 대상이 대부분 스웨덴 고령자였다는 점에서 다른 인종과 국가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증상 완화와 진행 지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발병 이전 단계에서의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생선 등 염증을 줄이는 식품 섭취를 늘리고 가공육과 붉은 고기, 당 함유 음료를 줄이는 건강한 식습관은 일반인은 물론 이미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도 실질적인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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