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는 손목과 손의 움직임을 지탱하는 중요한 관절로 일상생활은 물론 다양한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부위다. 설거지와 청소, 컴퓨터 작업, 운전, 운동 등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생활이 이어지면 팔꿈치 힘줄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테니스엘보(외측상과병증, 흔히 외측상과염)와 골프엘보(내측상과병증, 흔히 내측상과염)다.
이들 질환은 명칭 때문에 운동선수에게만 생기는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스포츠와 관계없이 손목과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직장인, 주부, 요리사, 미용사, 기술직 종사자 등 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는 반복적인 사용과 과부하로 인해 팔꿈치 주변 힘줄에 미세 손상이 누적되고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두 질환은 통증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구분된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바깥쪽에 붙는 손목 신전근 힘줄에 주로 발생하고, 골프엘보는 팔꿈치 안쪽에 붙는 손목 굴곡근·회내근 힘줄에 손상이 생기면서 통증이 나타난다.
바깥쪽 아프면 테니스엘보, 안쪽 아프면 골프엘보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는 증상에도 차이가 있다. 테니스엘보는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쥐는 동작, 문손잡이를 돌리는 동작 등에서 팔꿈치 바깥쪽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골프엘보는 걸레를 짜거나 병뚜껑을 여는 동작처럼 손목을 굽히거나 비트는 동작에서 팔꿈치 안쪽 통증이 두드러질 수 있다.
증상이 진행되면 악력이 감소하거나 물건을 오래 쥐기 어려워지는 등 손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팔꿈치에서 시작된 통증이 아래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팔꿈치가 뻐근하거나 일시적인 불편감 정도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통증이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한다면 힘줄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가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통증이 만성화돼 일상생활은 물론 업무 수행에도 불편을 초래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은 통증이 발생하는 위치와 증상의 양상, 신체 진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뤄진다. 팔꿈치 주변의 압통을 확인하고 손목의 움직임이나 저항을 가한 동작에서 통증이 나타나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필요에 따라 X-ray(엑스레이), 초음파,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을 감별하고 힘줄의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 정도를 확인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증상과 병변 정도에 맞는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휴식·물리치료부터 침·약침까지…비수술 치료 우선
치료의 기본은 손상된 힘줄에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충분한 회복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과 활동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운동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며 필요한 경우 주사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도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 환자의 통증 위치와 양상, 손목과 팔의 움직임에 따른 통증 변화 등을 살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직업과 운동 습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동작, 통증 발생 시점 등을 확인하고 팔꿈치 주변의 압통과 관절 움직임, 근육과 힘줄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한의학에서는 팔꿈치 통증을 ‘주통(肘痛)’ 등의 범주에서 접근한다. 반복적인 사용이나 외상 등으로 팔꿈치 주변의 기혈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통증이 발생한 상태로 해석하기도 하며,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경락과 근육·힘줄의 기능 이상 등을 함께 살핀다.
한의학적 치료에는 침, 약침, 뜸, 부항, 한약, 추나요법 등이 활용될 수 있다.
침 치료는 팔꿈치 주변의 압통점과 관련 경혈 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시행한다. 약침은 한약재에서 추출·정제한 약침액을 증상과 병변에 따라 주입하는 치료법이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뜸이나 부항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팔꿈치뿐 아니라 손목과 전완부 근육의 긴장이나 움직임을 함께 평가해 추나요법이나 수기치료 등을 적용할 수도 있다. 한약은 통증의 양상과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 등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처방한다.
다만 치료법은 환자의 증상과 병변의 정도, 기저질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악력 저하, 감각 이상 등이 나타난다면 다른 팔꿈치 질환이나 신경 문제 등이 원인인지 감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는 이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기간 동안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반복되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통증 줄었다고 바로 무리하면 재발…손목 사용 습관도 바꿔야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통증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힘줄에 반복적으로 과부하를 주는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통증이 조금 줄었다고 곧바로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손목과 팔을 사용하면 증상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 업무나 집안일, 운동 과정에서 어떤 동작이 통증을 유발하는지 확인하고 반복적인 손목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설거지나 청소, 요리, 컴퓨터 작업처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갖고 한 자세나 동작을 장시간 지속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반복해서 들거나 손목에 지나친 힘을 주는 동작도 줄일 필요가 있다.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손목과 전완부 근육의 스트레칭과 점진적인 근력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갑자기 운동 강도를 높이기보다는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서서히 부하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는 운동선수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다. 손목과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습관 자체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팔꿈치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통증이 수주 이상 이어지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고, 물건을 쥐는 힘이 떨어지거나 일상적인 손동작까지 어려워진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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