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지감초탕(桂枝甘草湯): 계지8 감초4 ×2~3
이 처방은 계지, 감초 2미로 구성됐으며 계지가 군약이다. 계지가 작약 대조와 만나지 않으므로 계지탕의 최소단위가 깨졌다. 계지탕과는 무관한 별개의 처방이다. 계지가 작약, 대조와 만나지 않고 감초와만 만나면서 계지의 타겟부위가 체표가 아닌 심장(흉부)이 된다.
계지가 심장 관상동맥 혈관을 확장하면 감초가 체액을 공급하여 심계항진, 상충을 치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호에 계지감초탕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한 데 이어 이번 호에서는 이 처방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소개한다. 처방의 선택 및 감별법에 대한 기준만 확실히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 증상 감별∙처방 선택
계지감초탕과 계지거작약탕은 모두 계지탕증에 준하는 허한증자에게 적합하며, 대표적으로 오한·궐냉 또는 상충 증상을 보인다. 다만 두 처방의 적용 포인트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계지감초탕은 심계(心悸) 중심의 흉부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적합하고, 계지거작약탕은 흉만(胸滿) 중심의 흉부 불편감에 쓰인다.
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 스스로 자신의 흉부 불편감이 심계 위주인지, 흉만 위주인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료진은 세심하고 구조적인 문진을 통해 두 증상 중 어느 쪽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또 어떤 증상이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더 큰 불편을 주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계지감초탕은 기본적으로 계지탕증이 이미 해소된 상태에서 사용되며, 반대로 계지거작약탕은 계지탕증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경우에 투여한다. 특히 계지거작약탕이 필요한 환자들은 한랭 자극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 동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두통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또한 이 환자군에서는 대조근 과긴장 압통이 안진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계지감초탕에는 대조가 포함되지 않지만, 대조근 과긴장 압통이 나타나는 사례가 적지 않으며, 아주 드물게는 전혀 안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계지거작약탕을 비교적 쉽게 배제(r/o)하고 계지감초탕 투여를 적극 고려할 수 있다.
▲ 심계항진∙속발형 불면
신체 증상의 혹증은 주로 심계항진에 의한 속발성 불안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TEM 차트>에 따르면 흉부 증상과 수면 상태는 환자의 멘탈 상태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심계항진이 심해질수록 환자는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고, 이 불안이 심화되면 수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숙면을 취하던 환자가 어느 날 갑작스러운 가슴 두근거림과 불안감으로 인해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속발형(유발형) 불면이라 하며, 원인 질환이 명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 경우 해당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불면 역시 빠른 속도로 호전된다. 계지감초탕 환자에서도 심계항진이 해소되면 불면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 영계감류와의 감별
계지감초탕은 영계감류와 감별이 필요하다. 영계감류 환자는 심계항진·불안과 함께 증악형 불면을 보인다. 특히 평소에도 신경이 예민하고 감정이 불안정하여 잠을 잘 이루지 못하던 환자가, 특정 사건이나 시점 이후 스트레스가 가중돼 불면이 한층 심해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장기간에 걸쳐 악화되는 불면 패턴으로, 원인 질환을 치료하더라도 즉각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계지감초탕증에서 나타나는 속발형 불면은 원인 질환이 사라지면 빠르게 회복되는 점이 특징이다.
▲ 복부 대동맥 박동
임상 경향상 심계항진이 있을 때 복부 대동맥의 박동이 안진되는 경우가 있다(心下悸). 그러나 복부 대동맥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해부학적 구조물로, 특히 수척한 사람일수록 박동이 더 뚜렷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정상적인 현상이며, 반드시 병리적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를 약물이나 처방 선택의 핵심 단서로 기계적으로 대응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복진 사인 ‘動’이나 ‘悸’를 용골, 모려, 복령, 황련 등의 단서 약물과 일대일로 연결시키는 식의 접근은 실제 임상과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이론과 현실 간의 괴리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론은 실제를 보완해야 하며, 맞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걷어낼 필요가 있다.
▲ 신증과 체형·부종의 특징
신증(愼證)은 고도비만, 체력 강인, 면흑적, 양적 성향, 오열, 부종 등을 포함한다. 계지감초탕증 환자는 대개 수척하지만, 드물게 비만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고도비만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계지감초탕증 환자에게는 일반적으로 부종이 나타나지 않으나, 감초의 심장 및 주위 조직 체액 공급 과정에서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계지감초탕증이 맞더라도 용량을 줄여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부종이 심해질 경우 다른 전방 처방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 치험례
계지감초탕은 심장 질환과 정신과 질환에서 모두 활용도가 높다. 심계항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심장내과에서 경미한 부정맥, 기외수축, 원인 불명의 심계항진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심장내과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환자는 종종 신경정신과로 의뢰돼 공황장애 진단을 받는다. 계지감초탕증 공황장애 환자의 경우, 적절한 처방 시 1~2개월 내 완치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이 경우 증악형 불면이 동반되지 않아 영계감류를 비교적 쉽게 배제할 수 있다.
또한 심계항진을 동반한 갱년기 상열에 투여해 상열과 경폐를 개선한 사례도 있다. 허한증의 음적 성향을 가진 부녀 환자가 갱년기에 상열과 경폐 증상을 보였고, 분식점을 운영하며 체력 소모가 극심한 상태였다. 오한·궐냉, 갱년기 상열, 심계항진이 확인돼 계지감초탕을 처방한 결과, 상열이 사라지고 생리가 정상적으로 돌아왔으며, 환자는 1년간 정상 생리를 유지했다. 동시에 체력과 체중도 회복되었다. 임상에서는 계지제 투여로 끊어졌던 생리가 회복되는 사례가 간혹 관찰된다.
▲ 빈용병증
심장질환, 정신과질환, 원인불명의 심계항진, 부정맥, 기외수축 등이 계지감초탕의 빈용 대상이다. 불면이 동반되지 않는 심계항진 환자에서 특히 유효하다(⊖복령). 필자는 심계항진을 동반한 갱년기 상열 환자에서 상열과 경폐를 동시에 치료한 경험이 있다.
▲ 임상조문
“發汗過多 「其人叉手自冒心 心下悸 欲得按者 桂枝甘草湯主之」”
“환자가 손을 교차하여 가슴을 스스로 누르더라도 가슴이 두근거리면 계지감초탕으로 주치한다.” -『상한론』
조현창 원장(TEM, c045444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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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지감초탕과 계지거작약탕의 감별법>
| 계지감초탕 | 계지거작약탕 |
| 계지탕증에 준하는 허한증자
오한·궐냉 혹 상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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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계위주의 흉부불편감, 심계>흉만 | 흉만위주의 흉부불편감, 심계<흉만 |
| 계지탕증 있음. 한랭자극에 의한 신체동통∙두통 없음. | 계지탕증 있음. 한랭자극에 의한 신체동통 있음. 두통이 있기도 함. |
| 드물게 대조근의 과긴장이
안진되지 않는 경우 있음. |
대개 대조근 과긴장이 안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