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은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핵심 장기로,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분비해 체내 에너지 균형을 유지한다. 음식물로 섭취한 당이 소장에서 흡수되면 췌장은 이에 반응해 인슐린을 분비하고, 이를 통해 혈중 포도당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조절한다.
이처럼 혈당 조절의 중심에 있는 췌장의 특성상, 공복 혈당 수치는 단순한 대사 지표를 넘어 주요 질환의 위험 신호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규모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서 공복 혈당이 높을수록 췌장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혈당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은 최근 원내 박철영·구동회 교수팀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2280만명을 분석한 결과, 공복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췌장암 발생 위험이 단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공복 혈당 수치에 따라 6개 그룹으로 나눠 비교 분석했다. ‘낮은 정상군’은 90㎎/㎗ 미만, ‘높은 정상군’은 90~99㎎/㎗, ‘전 당뇨병 수준’은 100~109㎎/㎗, ‘당뇨병 전 단계’는 110~125㎎/㎗, ‘당뇨병군’은 236㎎/㎗ 이상, 그리고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 중인 군’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공복 혈당이 높아질수록 췌장암 누적 발병률 역시 뚜렷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10만명당 췌장암 발생률은 낮은 정상군에서 32명에 그쳤으나, 높은 정상군은 41명, 당뇨병 전 단계는 50명, 전 당뇨병 수준은 64명, 당뇨병군은 75명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 중인 그룹에서는 121명으로 가장 높은 발생률을 기록했다. 이는 혈당 이상이 단순한 대사 문제를 넘어 장기적인 종양 발생 위험과도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관성의 배경으로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가 췌장에 지속적인 대사적 부담을 주고, 인슐린 과다 분비 및 인슐린 저항성 증가, 염증 반응 등을 통해 종양 발생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고인슐린혈증과 관련된 성장 인자 활성은 세포 증식과 암 발생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철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강검진을 통한 고혈당의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혈당 관리가 췌장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혈당 조절이 실제로 췌장암 발생 감소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동회 교수는 “혈당 조절과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고지방·고열량 식이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특히 췌장암 가족력이나 당뇨병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위험 요인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내분비대사학회지(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게재되며 학술적 의미를 더했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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