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가 발생하면 누구나 갑작스러운 얼굴 비대칭으로 인해 큰 불안과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드문 질환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안면마비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최근 3년간 매년 9만 명 이상에 달해 결코 흔치 않은 질환은 아니다.
이마 주름으로 구분하는 말초신경 손상과 뇌질환
안면마비가 발생하면 많은 환자들이 뇌졸중과 같은 뇌 질환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안면마비가 단독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대부분 뇌 속 문제가 아니라 귀 주변 뼈 속 통로를 지나가는 안면신경 자체에 이상이 생긴 경우가 많다.
눈을 크게 뜨거나 놀란 표정을 지었을 때 이마에 주름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면 말초 안면신경 손상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한쪽 얼굴에 마비가 있으면서도 이마 주름이 유지되고 감각 이상 등 다른 뇌신경 증상이 동반된다면 중추신경계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얼굴 비대칭부터 청력 이상까지…다양한 동반 증상
안면마비 환자들은 한쪽 얼굴이 일그러져 보이거나 양치·식사 중 침이나 음식물이 새는 불편을 호소한다.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안면신경과 함께 지나가는 청각·평형신경의 영향으로 청력 저하나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안면 통증, 미각 저하, 눈물이나 침 분비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원인 대부분은 벨마비와 람세이-헌트 증후군
안면마비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벨마비(Bell palsy)와 람세이-헌트 증후군(Ramsay-Hunt syndrome)이 있다. 벨마비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안면마비를 통칭하는 진단명으로 전체 안면마비 환자의 약 60~75%를 차지한다.
안면마비와 함께 귀 주변 통증, 피부 병변, 난청, 어지럼증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람세이-헌트 증후군으로 진단하며, 전체의 5~15% 정도를 차지한다.
양방적 접근 및 치료
두 질환 모두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약물 치료다. 연구에 따르면 안면마비 증상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할 경우 회복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벨마비는 단순포진바이러스에 의한 신경 염증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며, 람세이-헌트 증후군 역시 수두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 염증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항바이러스제의 조기 투여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로 분류…체질·전신 상태 함께 살펴
한방에서는 안면마비를 ‘구안와사(口眼喎斜)’로 분류한다. 외부의 찬바람과 같은 풍사 침입,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기혈 허약, 담음이나 어혈 정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
한방 진단에서는 안면 마비 양상뿐 아니라 혀와 맥 상태, 전신 피로도, 소화·수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 침 및 전침 치료: 안면 근육의 주요 혈 자리에 침을 놓고 미세한 전기 자극을 주어 근육이 굳지 않게 돕고 신경 회복을 유도한다.
- 한약 처방: ‘이기거풍산(理氣祛風散)’이나 ‘견정산(牽正散)’ 등 기혈 순환을 돕고 마비를 푸는 약재를 사용하여 내부 원인을 치료한다. 이는 스테로이드 복용 후 발생할 수 있는 소화 불량이나 기력 저하를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전문가들은 급성기에는 의학적 약물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나윤찬 교수는 “안면마비 치료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는 전문의 처방이 필요한 약물로, 고용량 투여 시 부작용 관리가 중요하다”며 “증상 발생 시 자가 판단으로 버티기보다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조 치료를 고려하더라도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먼저 완료하는 것이 회복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덧붙였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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